계룡산은 금남정맥의 끝부분에 해당하며, 동경 127°7′∼127°19′, 북위 36°∼36°28′에 위치한다. 이 산의 총 면적은 65.34㎢이며, 공주시(42.45㎢), 계룡시(11.9㎢), 논산시(2.12㎢), 대전광역시(8.86㎢)에 걸쳐 있다. 계룡산지는 차령산맥과 노령산맥 사이에 독립적으로 분포하고 있어 가야산지와 동일한 잔구(殘丘)성 산지의 경관을 띠고 있다. 최고봉인 천황봉(天皇峯, 846.5m)을 중심으로 남북 방향으로 달리는 산지로서, 주요 봉우리로는 관음봉(765.8m) · 연천봉(連天峯, 742.9m) · 수정봉(675.0m) · 천왕봉(608.6m) · 항적산(574.0m) · 국사봉(442.3m) · 함박봉(404.4m) 등이 있다.
계룡산은 예로부터 한국 4대 명산 중 하나로 일컬어졌으며 주변에 백제 유적과 고찰(古刹) · 명승이 많다. 차령산맥 중의 연봉(連峯)인 이 산은 예로부터 오악 중의 하나인 서악(西嶽)으로 꼽혀왔으며, 지리산에 이어 두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계룡산이라는 산 이름이 갖는 의미는 조선조 초기에 태조 이성계가 신도안(계룡시 신도안면 일대)에 도읍을 정하려고 이 지역을 답사하였을 당시 동행한 무학대사가 산의 형국이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요,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이라 일컬었는데, 여기서 두 주체인 계(鷄)와 용(龍)을 따서 계룡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계룡산 일대의 지질은 가장 고기의 화성암체(火成巖體)인 쥐라기의 편마상 화강암이 있고, 이를 관입한 백악기(白堊紀)의 화성암류인 흑운모 화강암, 흑운모 화강암과 점이(漸移)적 관계에 있는 복운모 화강암, 다시 복운모 화강암을 관입(貫入)한 홍색장석 화강암, 또 이를 관입한 세립 홍색장석 화강암이 있다. 이 4가지 화강암류는 그 후 그래노파이어와 맥암(脈巖)류의 관입을 받았다. 계룡산은 그래노파이어가 암맥(巖脈) 상으로 무수히 관입됨으로써 소위 암맥군을 이루며, 그래노파이어의 분포 방향은 N-S, N30˚W, E-W로 구분된다. 이는 계룡산의 암맥과 절리(節理)의 방향이 일치하는 경향을 보임으로써, 풍화 작용에 대한 저항력 차이로 경암(硬巖)이 된 암맥은 능선을 만들기 쉬운 조건을 가지게 되어 현재의 산악 지형 발달에 구조적인 연관성을 지니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룡산지 대부분의 산봉우리를 구성하는 홍색장석 화강암은 육안상 중립질로, 장석(長石)이 홍색을 나타내어 암색이 전체적으로 홍색을 띤다. 특히 이 암석이 분포하는 동학사관음봉에 이르는 관음봉 계곡은 급경사지로, 계곡 상부에 암괴류가 발달되어 있어 식생이 거의 피복되어 있지 않다. 산의 동남부와 서남부에 분포하는 편마상 화강암은 중립질로 편마상 구조가 나타나는데, 대표적으로 갑사연천봉에 이르는 연천봉계곡에 분포한다. 편마상 화강암은 암석 내에 장석의 함량이 많아 단열(斷裂)과 절리 틈으로 투수된 물에 의해 기계적 풍화 작용을 받아 다양한 형태의 풍화 미지형(微地形)을 형성하였다. 따라서 편마상 화강암 지역은 홍색장석 화강암으로 구성된 지역에 비해 지표에 노출된 시간이 길고 암석 구조상 풍화 및 침식(浸蝕)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다. 또한, 경사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배후의 산지로부터 풍화 산물인 암설이 공급되어 있으며, 식생의 피복 상태 역시 우세하게 나타난다.
계룡산에는 남북 방향의 대규모 능선이 발달해 있고, 특히 능선의 정상부에서는 급경사가 나타난다. 이는 계룡산이 침식 작용을 받기 전에 이미 주변에 비해 높은 고지의 형태였으며, 이후 4회의 화성암체 관입에 따라 기존 암체와 관입 암체 자체에 대규모 절리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산지 지형으로 발달하기까지 풍화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암석 분포 양상과 절리 방향이 산지 형태를 구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는 많은 경암이 암맥상으로 능선을 따라 분포하고 절리 방향 역시 능선 방향과 일치하는 것이 뒷받침해 준다.
이들 능선을 따라 계룡산 일대에는 주요 하천들이 발달하였는데, 대표적으로 갑천, 유성천(儒城川), 논산천, 연산천, 노성천, 혈저천 등이 있다. 이들 하천 중 갑천은 논산시 벌곡면에서 발원하여 북류(北流)하다가 유성에서 진잠천, 유성천과 함류한 후 신탄진에서 금강(錦江) 본류에 합류한다. 갑천 수계(水系)는 크게 신도천 유역과 벌곡천 유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계룡산 수계에 해당하는 신도천 유역은 갑천의 상류로서 계룡산 남사면에서 발원하여 신도안에서 부채꼴 모양의 지류를 모아 갑천에 연결된다. 이후 계룡시 두마면 두계리를 거쳐 대전시 기성동에서 감입 곡류(嵌入曲流)를 한다. 남부의 경계가 되는 논산천은 서류(西流)하다가 공주시 계룡면 널티재에서 발원하여 남류(南流)하는 노성천과 논산시 부적면에서 합류한다. 논산천으로 합류하는 노성천은 북류하는 혈저천과 함께 계룡산 일대의 서쪽 경계를 이룬다. 한편 서쪽 경계를 이루며 북류하는 혈저천은 공주시 소학동에서 금강 본류로 합류하며, 계룡산 일대의 북쪽 경계는 금강의 본류가 된다.
계룡산지의 산능선과 하곡(河谷)은 대부분 평행하게 달리며, 하곡은 전형적인 V자곡 형태를 보인다. 이 일대의 절리는 대략 N50˚E 또는 정남북 방향으로서, 이 방향은 계룡산 일대의 주요 산능선과 하곡의 주향(走向)이 일치하며, 하곡의 사면 경사가 40˚ 내외로 절리면의 경사와도 일치한다. 절리면은 박리 현상(剝離現狀)으로 인해 바깥 부분부터 벗겨지고, 절리면의 두께도 동일하여 V자곡의 사면은 계속 평행 후퇴하고 있다. 이때 생성되는 풍화 물질은 계곡에 퇴적(堆積)되거나 중력과 유수에 의해 사면 아래로 운반되어 퇴적된다.
계곡 상부에는 넓은 애추가 고도 450~550m에 집중적으로 발달되어 있는데, 이는 하천 침식과 관계없이 중력의 작용으로만 진행되는 현상으로 배후에 암석 단애(斷崖)가 발달되어 있다. 애추는 주빙하기후 환경에서 기반암 절벽에서 발달하는 수많은 절리면을 따라 수분이 동결 · 융해되면서 절리를 확장하여 기반암에서 암편이 분리되고 절벽 아래에 떨어져 형성된 것이다. 또한 같은 고도에서 암괴류가 발달되어 있고, 이는 지속적으로 계곡의 상류부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계룡산지 내에서 애추와 암괴류는 갑사-하신리, 신원사-상신주차장, 극락교-남매탑 구간에서 잘 관찰되며, 특히 관음봉에서 은선폭포로 가는 탐방로(고도 약 600m 지점)에서 대규모로 발달되어 있다. 관음봉의 동남측 능선의 사면은 홍색장석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어 조암 광물(造巖鑛物)의 팽창 계수(膨脹係數) 및 수축 계수(收縮係數)가 서로 다르고, 입자가 세립질(細粒質)로 이루어져 절리 간격이 좁은 소규모의 파쇄절리가 발달하였다. 이로 인해 관음봉을 중심으로 배후산지에는 암석 절벽이 잘 나타나고, 여기로부터 공급된 다양한 크기의 암설(巖屑)들이 기저부에 퇴적되어 애추가 형성된다. 관음봉 남측의 계곡에 발달한 암괴류성 애추는 폭이 30m, 길이 100m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암괴의 크기가 크고 하단부를 구성하는 일부 암괴는 규모가 1m 내외로 대규모적이며, 상부로 갈수록 암괴의 크기는 30㎝ 이하로 작아진다. 관음봉의 암괴류성 애추는 배후 암석 단애에서 낙하하는 각종 암괴들이 크기에 따라 사면을 이동하는 장소가 다르게 나타나는 낙하 분결 현상이 두드러져 관음봉 정상까지 폭이 좁아지는 원추형 애추가 분포한다. 이 밖에 삼불봉 동쪽의 삼불계곡에 발달한 애추는 2개의 원추형 애추가 횡적으로 연결되어 발달된 복합형 애추로, 암괴의 크기는 50㎝~1m 정도의 각력들로 이루어진 폭 50m 내외의 암괴류 형태를 띤다.
계룡산 일대는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지역이지만 토르(Tor)의 발달은 미약한데, 이는 암괴가 산정에서 머무르는 기간이 짧고 지형 발달에 필요한 적당한 판상의 수평 · 수직절리 등이 나타나지 않으며 절리 규모가 너무 작거나 간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형성에 필요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룡산지의 일부 지역에서는 소규모의 토르가 관찰되는데, 대표적으로 갑사 신흥암의 천지보탑이 있다.
한편, 사면 경사와 같은 경사각을 가진 판상절리(板狀節理)가 신원사계곡과 동학사계곡 등지에서 일부 나타난다. 동학사계곡의 경우에는 판상절리의 영향으로 V자곡 형태를 보이는데, 사면 곳곳에는 평평한 암반이 노출된 모습을 보이지만 토르 등은 거의 없다. 계곡의 사면과 달리 암괴가 노출된 계곡 주변부 능선에는 판상절리는 없고, 수평 · 수직절리가 나타나고 있어 계곡과 대조적인 특성을 이룬다. 이 밖에 동월계곡과 천황봉-용동저수지 구간에서는 새프롤라이트(Saplorite)가 소규모로 관찰되는데, 이는 암석 형상을 하고 있으나 실제로 내부에는 화학적 풍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푸석해진 상태를 띤다.
계룡산의 과거 지형을 복원하기 위해 현재의 계곡을 매립해 보면, 철형(凸形)의 사면을 이룬다. 즉 정상부에서 중사면의 상부 경계까지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고 그 이하는 경사가 급하며, 산지의 기저부에 이르러서는 다시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 사면의 경계선 근처에는 천이점(遷移點)이 발달하며, 천이점이 있는 계곡에는 급류 또는 폭포가 발달해있다. 폭포는 하천의 종단면에 있어 급격한 경사 변화, 즉 천이점에 해당하는 수직 경사를 갖는 부분을 의미한다. 이 지점의 유수는 대부분 수직으로 흐르기 때문에 폭포 밑에는 폭호나 포트홀(Pothole)이 형성된다. 계룡산 일대의 폭포는 폭포 상부지역 암석과 하부지역 암석이 동일한 암석이고 절리면에 따른 차별 풍화로 인해 발달되었으며, 대표적으로 은선폭포와 용문폭포가 있다.
은선폭포는 동학사계곡 상류에 형성된 폭포로, 경사가 큰 홍색장석화강암의 판상절리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외측 하단부부터 파괴가 진행되어 현재의 폭포로 발달하였다. 폭포 높이는 80m, 폭 100m이지만, 폭포 상층부에 유수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의 산지가 없어 비온 뒤를 제외하면 낙수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폭포 기저부에는 폭호가 형성되어 있지만, 낙석의 집적량이 많아 깊이가 30㎝ 내외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갑사계곡에 있는 용문폭포는 높이 10m, 폭 8m로 소규모 폭포이며 유량이 적은 편이다. 마찬가지로 폭포의 기저부에는 폭호가 나타나는데, 폭 10m, 길이 5m 내외로 직사각형 형태이며 10㎝ 크기의 역들이 쌓여있어 수심이 깊지 않다. 이 폭포는 편마상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절리와 상관없이 경사진 사면 계곡을 흐르는 하천 유로에 발달하였으며, 서북쪽에는 30m 높이의 요철이 심한 단애면이 나타난다.
계룡산지에는 남북 방향으로 대규모의 능선이 발달하였고 능선의 정상에는 급경사면이 나타난다. 이러한 급경사면에는 대규모의 암석들이 노출되어 마치 성곽을 이루는 것처럼 절경을 이루는데, 이를 자연 성릉(自然城稜)이라 한다. 자연 성릉은 관음봉에서 삼불봉에 이르는 2.1㎞ 구간으로, 기반암은 홍색장석화강암으로, 주변의 편마상화강암으로 구성된 지역보다 지표에 노출된 시간이 짧고 풍화와 침식에 강하다. 또한 능선을 따라 소규모의 그래노파이어 암맥이 관입하고 있어 암석 단애로 이루어진 능선 형성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관음봉은 동학사로부터 2.4㎞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으며, 남서쪽으로 문필봉, 연천봉, 남동쪽으로는 쌀개봉, 천황봉, 북동쪽으로는 삼불봉, 수정봉, 신성봉이 분기되는 지점에 위치한다. 이 봉우리는 홍색장석화강암이 파쇄절리 발달에 따라 풍화가 진행된 암봉으로 비교적 식생 피복이 우세하고 주변 암봉들과 같이 거친 단애면을 이루고 있다. 정상부는 차별 풍화와 침식으로 인해 소규모의 원추형 암봉을 형성하고 있으며, 풍화에 강한 경암부만이 노출되어 나타난다.
문필봉은 관음봉으로부터 남서측 0.3㎞ 거리에 있으며, 동서 방향 능선이 차별 풍화와 침식을 받아 3개의 소규모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홍색장석화강암과 편마상화강암이 접하는 부분으로서 홍색장석화강암이 편마상화강암에 비해 풍화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기 때문에 남북 방향의 양측 사면은 급경사면의 단애를 이루고 있어 식생 피복이 미약하고, 3개의 원추형 암봉을 이루고 있다.
쌀개봉은 관음봉으로부터 남동측 0.8㎞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최고봉인 천황봉을 중심으로 하는 남북 방향의 능선을 따라 4개의 계단형 암봉으로 구성되어 있다. 능선의 양측 사면은 급경사의 단애로 구성되어 있으며, V자형의 수직절리 사이에 소규모 파쇄절리들이 형성되어 차별 풍화와 침식으로 암설들이 제거된 암석 능선을 이루고 있다. 또한, 문필봉과 더불어 파쇄절리의 발달에 따라서 요철이 심한 거친 단애면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천황봉은 계룡산의 주봉으로 상봉(上峰)이라고도 불리며 쌀개봉으로부터 남동쪽 0.3㎞ 떨어진 지점에 있다. 기반암은 홍색장석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 정상의 주능선 상에 풍화 작용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백악기 그래노파이어가 암맥상으로 관입하여 암봉을 이루고 있다. 천황봉의 북측사면은 절리의 방향이 계곡과 일치하고 부분적인 암석 단애가 나타나고 있지만, 대부분 풍화의 진행에 따라 식생이 피복되어 있다. 쌀개봉,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차별 풍화와 침식 작용에 의해 전체적으로 요철의 산능을 형성한다.
연천봉은 문필봉으로부터 0.4㎞ 떨어진 거리에 있고, 기반암은 편마상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암봉은 관음봉, 문필봉과 같이 파쇄절리가 발달되어 동일한 특색을 지니며, 양측 사면에는 배후산지로부터 중력에 의해 낙하한 암설인 애추가 넓게 분포하고 급경사를 이룬다.
수정봉은 갑사로부터 북동쪽으로 2.6㎞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암봉으로, 능선은 사면에 위치하는 애추를 제외하면 단애면들이 사면의 중앙부에서 정상부까지 잘 나타난다. 기반암은 편마상화강암이며, 부분적으로 식생이 피복되어 있으며 암석 단애가 노출된 사면에는 길이 200m, 폭 30m 내외의 두 개의 원추형 애추가 복합애추로 길게 발달되어 있다.
삼불봉은 자연 성릉에서 1.2㎞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며, 관음봉으로부터 자연 성릉이 끝나는 부분인 금잔디고개와 남매탑 사이에 위치한다. 이 암봉은 차별 풍화와 침식으로 3개의 부처를 닮은 형상을 하고 있다 하여 삼불봉이라 불리며, 주변 암봉들과 동일하게 파쇄절리로 이루어진 암석지형의 특색을 보인다. 기반암은 홍색장석화강암으로, 남쪽 및 북쪽 사면에는 경사 70˚로 이루어진 타원형의 암석 단애가 높이 70m에 이르는 원추형 산지로 나타난다.
계룡산지 서록(西麓)에는 형태상으로 볼 때 산록 완사면과 유사한 완경사의 평탄한 지형이 넓게 발달하였다. 그러나 이들 지형면은 산록 완사면에서 일반적으로 경사 변환점을 갖는 완경사의 산록사면과는 형태와 지형면 배열이 다른 산록의 곡구를 정점으로 발달되어 있다.
선상지는 곡구를 중심으로 평지 쪽으로 부채꼴 모양인 지형을 의미한다. 선상지 상의 하천 흐름은 선정에서 유속과 유량이 최대이지만 선앙에서 복류하여 유량이 감소한다. 선상지가 형성되기 위한 조건은 상류산지에 침식되기 쉬운 암석 또는 지층이 있어야 할 것, 지형적으로는 급사면을 이루어야 할 것, 하류의 퇴적지역은 하천이 자유롭게 유로를 확장하거나 이동하기 쉬울 정도로 넓을 것, 사력이 배제되거나 수면 아래로 매몰되는 지형이 아닐 것 등이 있다. 계룡산의 기반암은 풍화에 약한 화강암과 이를 관입한 각종 화성암이 대부분이며, 급사면이 있고 금강이 넓은 유로를 따라 흐르고 있어 선상지 형성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계룡산지의 충적선상지(沖積扇狀地)는 천황봉의 동쪽과 서쪽 사면에 모식적으로 분포하는데, 행정구역상으로는 공주시 계룡면 양화리, 논산시 상월면 대명분지, 양촌면 거사리 분지, 양촌면 일대에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논산시 상원면의 충적선상지는 크게 상도리면과 신원사면으로 구분된다. 상도리면은 상월면 상도리 귀심골 좌측의 해발 95110m에 걸쳐 분포하는 지형면이며, 신원사면은 상도리에서 석종리에 걸쳐 해발 4095m에 분포하는 지형면이다. 이 일대가 충적선상지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상월면의 퇴적물(堆積物)들은 신원사곡과 그 주변의 소곡지로부터 공급되었으며, 유량이 현재와 거의 비슷하였던 시기와 유량이 부족하였던 시기 모두에 걸쳐서 역이 공급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곡구에서 운반된 퇴적물이 그 이전에 존재하였던 기반암면의 굴곡지를 매립하여 형성된 매곡성 퇴적지형이기 때문이다. 셋째, 이들 지형면의 퇴적물이 대부분 분급이 양호한 원력(圓礫)~아원력으로 구성되며, 역층의 상부에 수직 퇴적층에 해당하는 세립 퇴적물층이 퇴적되어 있고, 퇴적층 내의 층리와 역의 방향성이 보이며, 곡구로부터 지형면의 말단부로 가면서 역경은 작아지나 원형도는 커지는 점 등으로 보아 이들 퇴적물이 산지 하천의 유수에 의해 운반되었기 때문이다.
2021년 기준, 계룡산 국립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전체 생물 종 수는 2,242종이 확인되었으며, 멸종 위기 야생 생물은 총 7종, 천연기념물은 총 5종으로 나타났다. 분류군별로 살펴보면, 관속 식물(管束植物) 551종, 중 · 대형 포유류 25종, 조류 62종, 곤충류(주간: 644종, 야간: 540종), 양서류 8종, 파충류 7종, 어류 26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76종, 담수 조류(淡水藻類) 107종, 고등균류 194종 등이다.
관속 식물은 119과 340속 503종 8아종 31변종 9품종 등 총 551분류군 확인되며, 이 중 양치식물 11과 30분류군, 나자식물 4과 8분류군, 피자식물 중 단자엽식물 14과 113분류군, 쌍자엽식물 90과 400분류군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식물종으로는 한국 적색 목록종에 해당하는 구상나무, 깽깽이풀, 사철란, 어리병풍, 뻐꾹나리, 큰쐐기풀 등이며, 식물구계학적 특정종은 구상나무, 너도바람꽃, 단풍나무, 당귀, 무환자나무, 꿩고비, 나래회나무, 노랑제비꽃, 돌양지꽃, 마가목, 감태나무, 개미탑, 개비자나무, 계요등, 금붓꽃 등이다. 한반도 특산 식물은 구상나무, 개나미, 금오족도리풀, 무늬족도리풀, 기후 변화 지표종으로는 개비자나무, 계요등, 꾸지뽕나무, 외래종은 가중나무, 개망초, 끈끈이대나물, 아까시나무, 생태계 교란종은 돼지풀, 환삼덩굴 등이다.
식생의 경우, 물푸레나무- 느티나무 군락, 물푸레나무- 신갈나무 군락, 신갈나무 군락, 굴참나무-느티나무 군락 등 총 9개의 식생군락이 나타난다. 주요 우점 군락으로는 굴참나무 군락, 물푸레나무 군락, 소나무 군락, 신갈나무 군락 등이다.
중 · 대형 포유류는 3목 6과 9종, 소형 포유류 3목 7과 16종이 나타나며, 주요 포유류로 멸종 위기 야생 생물 4종(수달, 담비, 삵, 하늘다람쥐), 천연기념물 2종(수달, 하늘다람쥐), 한반도 고유종 1종(멧토끼), 외래종 2종(개, 고양이) 등이 서식한다.
조류는 총 10목 32과 62종 1,221개체이며, 조류 현황조사 결과 법정 보호종(法定保護種)은 멸종 위기 야생 생물 Ⅱ급 3종, 적색 목록종 5종, 천연기념물 3종이 확인되었다. 우점종으로는 박새, 직박구리, 참새, 붉은머리오목눈이, 오목눈이, 쇠박새 등이며, 주요 조류로는 멸종 위기 야생 생물 Ⅱ급인 팔색조, 흰목물떼새, 붉은배새매, 적색 목록종 원앙, 붉은배새매, 흰목물떼새, 팔색조, 흰눈썹황금새, 천연기념물 원앙, 황조롱이, 팔색조 등이다.
곤충류는 주간 곤충류 15목 141과 644종, 야간 곤충류 15목 105과 540종으로, 주간 곤충류는 나비목(28.26%)과 딱정벌레목(23.97%), 야간 곤충류는 나비목(60.744%)과 노린재목(15.19%)에서 가장 많은 종이 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 곤충류로는 등줄어리쌕쌔기, 팔공산밑들이메뚜기, 고려줄딱정벌레, 큰거저리, 꼬리명주나비, 외뿔장수풍뎅이, 각시메뚜기, 말매미, 남방노랑나비, 검은물잠자리, 물잠자리, 방울실잠자리, 어리장수잠자리, 미국선녀벌레, 주홍날개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등검은말/**/ 등이 확인되었다. 야간곤충류는 서울벙대벌레, 긴꼬리바늘뿔나방, 날개알락파리, 외뿔장수풍뎅이, 둥근날개날도래, 진강도래, 서울병대벌레, 참검정풍뎅이, 주홍날개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벼물바구미, 미국선녀벌레 등으로 나타났다.
양서류는 2목 6과 8종 255개체가 발견되었으며, 법정 보호종(멸종위기야생생물, 천연기념물) 및 생태계 교란종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파충류는 총 1목 4과 7종 21개체가 발견되었으며, 법정 보호종(멸종위기야생생물, 천연기념물) 및 생태계 교란종 또한 나타나지 않았다. 우점종 확인 결과, 양서류는 전체 255개체 중 옴개구리가 82개체, 파충류는 전체 21개체 중 쇠살모사가 9개체로 가장 많이 확인되었다.
어류는 총 9과 26종 5,120개체로, 출현 종수는 잉어과가 15종으로 가장 많이 확인되었으며, 우점종은 피라미이다. 주요 어류로는 법정 보호종과 적색 목록종 및 기후 변화 생물 지표종, 국외 반출 승인 대상종은 확인되지 않았고, 한국 고유종 12종(각시붕어, 칼납자루, 긴몰개, 돌마자, 참갈겨니, 참종개 등), 외래종 및 생태계 교란종 1종으로 배스가 확인되었다.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은 총 5문 6강 17목 50과 76종이 확인되었으며, 비곤충류 14종, 수서 곤충류 62종이 출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곤충류에서는 연체동물문(軟體動物門)과 환형동물문(環形動物門)이 각 4종으로 많이 출현하였고, 곤충류에서는 날도래목이 19종으로 종수가 가장 많았고, 개체수는 하루살이목이 가장 많이 출현하였다. 청정 수환경 상태를 대표하는 지표 생물군인 하루살이목, 강도래목, 날도래목이 확인되었으며, 법정 보호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밖에 국외 반출 승인 대상종 31종, 한반도 고유종 5종 국가 기후 변화 지표종 1종이 나타났다. 국외 반출 승인 대상종은 주름다슬기, 다슬기, 조개넙적거머리, 참거머리, 두드럭징거미새우, 줄새우, 가재, 동양하루살이, 가는무늬하루살이, 무늬하루살이 등이며, 한국 고유종은 주름다슬기, 강하루살이, 가는무늬하루살이, 뿔하루살이, 한국강도래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수 조류는 3강 15목 27과 38속 97종 10변종 1품종으로 총 107분류군이 나타났으며, 1차와 2차의 출현이 확인된 담수 조류의 출현 분류군 수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균류의 경우, 2문 5강 17목 46과 97속 194분류군이 확인되었으며, 담자균 중 주름버섯강의 버섯이 전체의 86.1%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고등균류로 법정 보호종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기후 변화 지표종 3종, 국외 반출 승인 대상종 71종이 확인되었다.
계룡산은 예로부터 계람산(鷄藍山) · 옹산(翁山) · 서악(西嶽) · 중악(中嶽) · 계악(鷄嶽) 등 여러 가지 이칭으로 불렸다. 중국의 문헌에도 당나라 장초회(張楚會)의 『한원(翰苑)』 백제조에 ‘계룡동치(鷄龍東峙)’니 ‘국동유계람산(國東有鷄藍山)’이니 한 것은 모두 이 산을 가리킨 것이다. 통일신라 이후에는 이른바 ‘신라 5악’ 중의 서악으로서 제를 올려 왔다. 조선시대에는 묘향산의 상악단(上嶽壇), 지리산의 하악단과 함께 이 산에 중악단을 설치하고 봄 · 가을에 산신제를 올렸다. 계람산이라는 이름은 계곡의 물이 쪽빛같이 푸른 데서 나온 것이다.
계룡산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4대 명산 또는 4대 진산이라고 일컬어 왔으므로 역사가 얽힌 유적과 유물이 많다. 그 중 갑사와 동학사가 유명하다. 갑사는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에 있는 절로 화엄종 10대 사찰의 하나이다. 420년(구이신왕 1) 고구려의 승려 아도(阿道)가 창건하였으며, 정유재란 때 전소되었다가 1604년 인호(印浩)가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절에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공주 갑사 철당간과 공주 갑사 승탑, 1978년 보물로 지정된 갑사 동종, 갑사 석조 약사여래 입상 · 갑사 석조 보살 입상 · 갑사 사적비 · 표충원 · 공우탑 · 대적전 · 천불전 등을 비롯하여 31개의 『월인석보』 판목 등이 있다. 갑사에서 용문폭포를 따라 1.3㎞쯤 오르면 왼쪽에 신흥암(新興庵)이 있고, 그 뒤쪽에 천진보탑(天眞寶塔)이 있다. 이 천진보탑은 천연 석탑으로서 석가모니(釋迦牟尼)의 진신 사리(眞身舍利)가 봉안되어 있다고 전한다.
갑사와 등지고 있는 동학사는 비구니의 강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절은 신라 성덕왕 때 회의(懷義)가 그의 스승 상원(上願)의 사리탑(舍利塔)을 세우고 창건하였으며, 절 동쪽에 학바위[鶴巖]가 있어서 ‘동학사’라 하였다. 이 절에는 김시습(金時習) 사육신의 초혼제(招魂祭)를 지냈던 숙모전과 길재(吉再)가 공민왕과 정몽주(鄭夢周)를 제사 지냈던 삼은각이 있다. 갑사 대웅전으로 가는 다리 밑 계곡에는 군자대(君子臺)가 있는데 이곳은 지금으로부터 약 160년 전 오경감(吳景鑑)이 퇴관한 뒤 이곳에 와서 울창한 수목과 기묘한 암석 사이를 굽이치는 맑은 물을 보고 가히 군자가 수양할 만한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신원사(新元寺)는 계룡면 양화리에 있는 고찰이다. 652년(의자왕 12) 보덕(普德)이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절 이름은 본디 신정사(神定寺)라 하던 것을 뒤에 신원사(神元寺)라 하였다가 1885년(고종 22)에 지금 이름으로 고쳤다. 경내에는 동쪽에 중악단(中嶽壇), 동남쪽에 5층 석탑이 있다. 중악단은 신라 시대 이래의 산신 제단으로 조선 초에는 무학(無學)의 현몽(現夢)으로 태조가 이곳에서 계룡산 산신제를 올렸다고 한다. 이 단은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산신 제단으로서 1879년에 중수하였다.
그리고 이 절의 부속 암자인 고왕암(古王庵)은 660년에 창건하고 1419년에 중건한 암자로, 백제 말에 의자왕이 이곳에 숨었다가 소정방(蘇定方)에게 붙잡혔다는 전설이 있다. 동학사에서 갑사로 가는 도중의 청량사(淸凉寺) 터에는 남매탑(男妹塔)이라는 두 개의 탑이 있는데, 7층탑을 오라비탑이라 하고 5층탑을 오누이탑이라 하여 합해서 오누이탑으로 불린다. 이 탑들은 고려시대에 세워졌다고 전하나, 백제 석탑 양식으로 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얽혀 있다.
백제의 왕족 하나가 이곳에 와서 수도하고 있을 때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호랑이를 구해 주었더니, 호랑이는 며칠 뒤 예쁜 처녀 하나를 업어 왔다. 왕족은 그 처녀를 고이 돌려보냈으나, 그 부모가 딸을 다른 데로 시집 보낼 수 없다 하고 다시 왕족에게로 보냈다. 왕족은 하는 수 없이 누이로 맞이하여 남매가 함께 수도하여 마침내 성도하였다. 그들이 죽은 뒤 몸에서 많은 사리가 나와 사람들이 이 탑을 세워 오누이를 공양하였다고 한다.
조선 태조는 이곳으로 천도하기 위해서 궁궐 영조 공사를 시작하였으나, 조운(漕運)의 불편 등 왕도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에 따라 중단하였으며, 지금도 부남리에는 초석으로 다듬어진 암석이 94개나 있어 1976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그곳에는 동문거리 · 서문거리 등의 지명과 함께 신도 역사의 인부들이 일을 마치고 짚신을 털어 봉우리가 되었다는 신터리봉도 있다.
사적지와 명승지로서 널리 알려진 계룡산에 신비감까지 보태준 것이 곧 『정감록』이다. 이 책은 여러 이본이 있어 종잡을 수 없는 대목도 많은 것 같으나, 일반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것은, 완산백(完山伯)의 두 아들 이심(李沁)과 이연(李淵)의 형제가 정공(鄭公)이라고 일컬어진 사람과의 문답을 중심으로 한 「감결(鑑訣)」이 있다. 그 밖에는 세전(世傳)하는 예언적 문서들을 한데 묶어놓은 것인 만큼 통일성이나 일관성이 없는데 있는 그대로 계룡산에 관한 기록을 더듬어 보기로 한다.
『정감록』에 적힌 계룡산은 크게 미래의 도읍지라는 것과 피란지라는 두 가지로 집약된다. 먼저 도읍지로서는 「감결」에서 이심이 “……산천의 뭉친 정기가 계룡산에 들어가니 정씨 800년의 땅이다”라고 하여 한양에 도읍한 이조 500년이 지나면 계룡산에 도읍한 정조(鄭朝) 800년의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이어서 정공은 “계룡 개국에 변(卞)씨 재상에 배(裵)씨 장수가 개국원훈이고, 방(房)씨와 우(牛)가가 수족과 같으리라”라고 하여 개국의 상황까지를 구체적으로 내다본 것으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구체적 예언은 「감결」의 부록인 「삼한산림비기(三韓山林祕記)」에도 “계룡산에 도읍지가 있으니 정씨가 이곳에 나라를 세운다. 그러나 복덕(福德)은 이씨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밝고 의로운 임금이 많이 나와 불교가 크게 일어날 것이다”라고 하였다. 다음 피란지로서는 장차 ‘12년 병화’ 등으로 표현되고 있는 큰 변란이 일어나는데, 그 시기를 암시하는 말들 가운데 ‘계룡의 돌이 희어질 때’라 하였다. 이런 큰 난리를 피하여 살아남을 곳으로 이른바 ‘십승지’라는 것을 열거하였는데, 그 중 계룡산 또는 계룡산 인근 지역을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십승지는 「감결」에 두 군데 외에 「남격암산수십승보길지지(南格蓭山水十勝保吉之地)」 등에 보여 지명도 들쭉날쭉 일정하지 않다. 처음 나온 십승지에서는 계룡산이 아예 빠져 있으나, 이어서 여러 문답 끝에 “계룡산의 남쪽 바깥의 네 고을 또한 인민이 보신할 만한 곳이다”라고 하였다. 두번째 나온 십승지에는 “공주 계룡산 유구(維鳩) 마곡(麻谷) 양수지간의 둘레 200리 안은 가히 난리를 피할 만하다.”고 명기하고, 다시 “동북 정선현(東北旌善縣) 상원산(上元山) 계룡봉(鷄龍峯) 또한 가(可)하다”라고 하였다.
남격암은 십승지에는 넣지 않았으나 그 밖의 ‘장신지소(藏身之所)’라 하여 17개의 명산을 적었는데 그 열 번째에 계룡산을 들었다. 이와 같이, 계룡산은 문서에 따라 십승지에 들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였으나 빠진 경우에도 그냥 빠뜨리기가 아쉬워 꼭 언급하고 넘어간 것을 보면, 역시 피란지로서 공인을 받았던 것만은 확실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말부터 세태에 불안을 느낀 사람들이 『정감록』 등의 도참설(圖讖說)에 매혹되어 계룡산에 관심을 점차 가지기 시작하더니, 민족 항일기 말기에 들어서는 무속 등 전래의 토속 신앙을 비롯하여 각종 신흥 종교 및 유사 종교가 계룡산 신도안을 중심으로 크게 일어나게 되었다. 이 중 주류를 이룬 것은 동학(東學)과 정역사상(正易思想)이었다. 이들 신봉자들은 처음에는 단순한 수도장으로서 피란처를 겸하여 들어왔으나 차차 종교적 형태를 갖추어 가면서 분파에 분파를 거듭하여 수없는 유사 종교의 집단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처음 동학 계통의 시천교(侍天敎) 교주 김연국(金演局)이 1912년 신도안을 답사하고 이듬해 많은 토지를 사들였다. 그러다가 1920년 교당을 신축하여 이듬해 시천교의 본부를 그곳으로 옮긴 뒤 각종 신흥 종교가 따라 들어오거나, 이곳에서 새로 일어나고 분열되고 하면서 마침내 계룡산은 사교(邪敎)의 요람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이름을 얻기도 하였다.
계룡산은 비록 웅장한 산은 아니지만 산세가 수려하고 골물이 쪽빛처럼 맑아서 멀리 보면 전체적 인상이 푸르게 보이고, 가까이 보면 그윽하여 신비감을 자아낸다. 그래서 예로부터 온갖 종교가 번성하여 수도장이 되었고, 명당이니 피란처니 하여 도참설이 성행하기도 하였으며, 또 시인 묵객(墨客)을 비롯한 탐승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계룡산은 수많은 문학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종교적 성지가 되기도 하며, 관광의 명소로서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중환(李重煥)은 『택리지』에서 경도진산(京都鎭山)으로 개성의 오관산(五冠山), 한양의 삼각산(三角山), 진잠(鎭岑)의 계룡산, 문화(文化)의 구월산(九月山)의 넷을 들고, 그것들을 서로 비교하는 가운데 계룡산을 다음과 같이 논평하였다.
“계룡산은 웅장하기가 오관산에 미치지 못한다. 골짜기가 깊숙하게 들어앉은 것이며, 국(局) 안 서북쪽에 용연(龍淵)이 있어 심히 깊고 넓게 흘러서 국 안에 큰 시내를 이룬 것은 개성이나 한양에는 없는 것이다”라고 하고 이어서 갑사 · 동학사 등 명승지를 소개하였다.
옛 사람들이 일러온 ‘공주십경’ 중에 ‘계악한운(鷄嶽閑雲)’을 꼽았거니와, 성종대의 문인 서거정(徐居正)은 이에 대하여 “계룡산 높이 솟아 층층이 푸름 꽂고 맑은 기운 굽이굽이 장백(長白)에서 뻗어왔네/산에는 물 웅덩이 용이 서리고 산에는 구름 있어 만물을 적시도다/내 일찍이 이 산에 노닐고자 하였음은 신령한 기운이 다른 산과 다름이라/때마침 장마비가 천하를 적시나니 용은 구름 부리고 구름은 용을 좇는도다”라고 읊었다.
또, 세종조의 학자 남수문(南秀文)은 「독락정기(獨樂亭記)」에서 “남쪽으로 계룡산을 바라보니 은하수 위로 솟아난 것 같다”라고 표현하였다. 숙종∼영조조의 학자 남하정(南夏正)의 「계룡기행」이 그의 문집 『동소유고(桐巢遺稿)』에 수록되어 있다. 지금 상황과 비교하기 위해서 부분적으로 발췌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아침에 동학사를 찾았다. 동학사는 계룡산 북쪽 기슭에 있는 옛 절인데, 양쪽 봉우리에 바위가 층층으로 빼어나고 산이 깊어 골짜기가 많으며, 소나무와 단풍나무와 칠절목(七絶木)이 많다. 지금은 절이 절반쯤 무너지고 중이 6, 7인 뿐인데, 그나마 몹시 용렬해서 옛일을 이야기할 만한 자가 없다. …… 물을 따라 동구를 나와서 남쪽으로 밀묵령(密默嶺)을 넘으니 이것이 신도(新都) 북문이다.
아래로 전목정(栴木亭)에 이르니 나무는 불에 타고 반쯤 남았는데도, 그 그늘이 소 열 마리는 가릴 만하니 그 크기를 알겠다. …… 봇도랑의 옛 제도를 찾아 보노라니 절터에 옛 주춧돌이 보인다. 패사(稗史)를 상고하건대 우리 태조 2년에 도읍 터를 이 신도에 잡고 성을 쌓고 대궐을 세울 계획을 세웠는데, 어느 날 밤 꿈에 상제가 불길하다고 현몽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대신 한양에 터를 정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곧 그때의 남은 터이고, 지금도 이곳을 ‘신도’라고 하는 것은 이 까닭이다.”
다음으로 현대의 한학자 김철희(金喆熙)는 계룡산 시에서 “한 번 계룡산에 오르니 만산의 꼭대기인데, 여기 서서 황도(皇道)가 크게 열리는 때를 보네/곤륜산(崑崙山)의 원기가 뻗어오기를 멀리하였고, 황해의 정신이 와서 모이기를 멀리하였네/안으로 불교요 밖으로 유교를 믿는 것이 까닭이 있고, 하늘을 높이고 땅을 낮추는 것이 이치가 모두 그렇겠도다/내가 온 것은 아름다운 경치 보려는 것뿐이 아니라, 산신령께 빌어 함께 신선이 되려는 것이었네/거꾸로 계룡산에 오르니 높다랗게 하늘에 닿았는데, 사방으로 둘러싸인 모든 산이 비단 병풍과도 같네.”라고 찬양하고, 이어서 계룡산에 대한 시편들을 다음과 같이 논평하였다.
“우리나라 공주에 있는 산을 이름하여 계룡산이라 하는데, 그 산의 생김새가 엄연하고 따뜻해서 마치 군자가 예양(禮讓)하는 모양과 같으며, 아름답고도 곱고 덕이 맑은 가인(佳人)의 고요하고 한가로운 얼굴과 같으면서도, 높고도 커서 호걸스럽고 잘난 선비가 우뚝 서서 건드리지 못한 것만 같다. 이 태조가 도읍 터 공사를 시작하였다는 전설이 있고, 정여립(鄭汝立)의 불령스러운 옥사가 있었으니 그 신령스러운 기운이 평범하지 않은 것은 비록 아는 자를 보지는 못하였으나, 이장(李丈)이 이 산 속에 수년 동안 살면서 봉우리 이름과 물의 명칭의 연유와 대(臺) · 바위 · 절 · 민사(民社) 등의 토속 유래까지를 다 조사하고, 가는 곳마다 절구(絶句) 한 수씩 지어 이것을 합쳐서 『계룡시첩(鷄龍詩帖)』이라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한 걸음도 걷지 않고서 산의 안팎 모든 명승을 빼놓지 않고 볼 수 있게 하였으니, 그 마음씀이 가히 넓다고 하겠다.”
계룡산의 자원적 가치는 관광 자원이 으뜸이다. 계룡산은 봄철의 춘산백화(春山百花), 여름철의 녹음방초(綠陰芳草), 가을철의 만산홍엽(滿山紅葉), 겨울철의 심계백설(深溪白雪) 등 철마다 아름다운 경관을 이룬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은 물은 용문(龍門)과 은선(隱仙)의 두 폭포를 이루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계룡산에는 백제 문화의 유적과 대찰, 그리고 명승지가 많아 역사 관광 또는 자연 관광지로서 좋은 조건을 많이 갖추고 있다. 산의 모습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골짜기마다 푸른 늪이 있고, 시원한 폭포가 있어 절경을 이루고 있다. 또, 세 곳의 큰 절이 동학사는 동쪽에, 갑사는 서북쪽에, 그리고 신원사는 서남쪽에 알맞게 배치되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계룡산 안에는 지정 문화재가 15점, 비지정 문화재가 13점이 있고, 크고 작은 사찰이 22개소나 있다. 자연 경관으로는 산봉우리가 15개, 계곡이 7곳, 폭포가 3곳, 이름난 암굴도 5곳이나 된다.
그 중에서도 계룡팔경은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데 그 개요는 다음과 같다. 제1경은 천황봉의 일출로 계룡산의 최고봉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에 그림 같은 조망이 펼쳐진다. 특히, 아침에 보는 해돋이는 너무도 장엄하여 가히 첫 손가락을 꼽을 만한 장관이다. 제2경은 삼불봉의 설화(雪花)로, 삼불봉은 세 부처님의 모양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이곳 나무숲에 눈이 쌓이면 신비로운 경관을 이룬다.
제3경은 연천봉의 낙조(落照)로, 산 높이로는 계룡산 중 여섯 번째이지만 산 모양이 준수하기로는 으뜸이다. 갑사 계곡과 신원사 계곡을 좌우로 두고 우뚝 솟아 발 아래에 상원들과 계룡지 · 경천지 등의 절경을 안고 있다. 이곳의 지는 해는 천황봉의 일출과 쌍벽을 이루는 장관이다. 제4경은 관음봉의 한운(閑雲)으로 관음정에 누워 한가로이 떠다니는 흰 구름을 바라보면 세상사가 한낱 물거품과 같다 한다. 여기서 쌀개봉으로 이어진 철쭉 길은 관음봉의 자랑이다. 공주십경의 하나인 ‘계악한운’은 곧 관음봉의 한운을 가리킨 것이다.
제5경은 동학계곡의 신록(新綠)으로, 학바위 앞에서 관음봉 고개까지 3.5㎞에 이르는 계룡산의 대표적인 계곡이다. 흔히 ‘춘 동학, 추 갑사’라 하는데, 이 계곡의 울창한 숲에 신록이 돋아나면 온 산에 생기가 약동(躍動)한다. 제6경은 갑사계곡의 단풍으로 계룡산 단풍은 널리 알려진 가경이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갑사를 싸안고 오리숲에서 금잔디고개에 이르는 갑사구곡의 단풍은 마치 불타는 듯하여 가을 계룡의 으뜸 가는 경관이다.
갑사구곡은 남쪽으로 난 계곡에 있는데 ① 용유소(龍遊沼), ② 이일천(二一川), ③ 백룡강(白龍崗), ④ 달문택(達門澤), ⑤ 군자대(君子臺), ⑥ 명월담(明月潭), ⑦ 계룡명암, ⑧ 용문폭포, ⑨ 수정봉이 그것이다. 특히, 제6곡인 명월담에는 취사장이 마련되어 있고, 왼쪽 바위 밑에 석조 약사여래상이 있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용문폭포를 거쳐 금잔디고개 · 오누이탑 · 동학사로 가는 길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연천봉 · 관음봉 · 은선폭포를 지나 동학사로 가는 갈림길이 있다. 제8곡인 용문폭포는 등산객이 가장 많이 찾는 절경이며, 제9곡인 수정봉은 이름 그대로 수정같이 맑고 깨끗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피라미드 모양의 바위산이다.
제7경은 은선폭포의 운무(雲霧)로 동학사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가 약 20m 높이에서 내리 쏟아지는 물줄기는 동학 계곡의 유일한 폭포이기도 하다. 폭포 앞의 기암절벽은 자연경관의 극치이고, 그 너머로 멀리 보이는 쓸개봉의 위용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옛날에 신선이 숨어 살았대서 이 이름이 생겼다 한다. 제8경은 오뉘탑의 명월로 오뉘탑은 남매탑이라고도 하나 제대로의 이름은 계룡산 청량사지 쌍탑이다. 삼불봉의 기슭에 있는 이 탑은 둘이 한 쌍을 이루는데, 큰 탑은 화강석조의 7층탑으로 상륜부는 결실되었고, 작은 탑은 원래 5층탑이었으나 4층까지만 남아 있다. 이 작은탑은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충실히 모방한 걸작품이다. 이들 탑에 얽힌 의남매 전설을 생각하면 숲 사이로 쏟아지는 달빛은 신비감에 젖게 한다.
이들 팔경 외에도 용추폭포 등 명승지가 많다. 용추폭포는 신도안에서 신원사 쪽으로 2㎞ 지점에 용이 승천하였다는 숫용추가 있고, 동북쪽 용화사(龍華寺) 쪽으로 3.2㎞ 지점에 암용추가 있어 이 두 폭포를 아울러 이른다. 이곳은 영험한 곳이라 하여 기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계룡산에는 갑사 입구의 갑사저수지(계룡저수지)와 신원사 입구의 신원사저수지(경천양화저수지)가 있어 공해 없는 낚시터를 찾아 낚시꾼들의 사랑을 받는다.
계룡산에는 여러 개의 등산 코스가 있으나 대표적인 것은 다음의 두 길이다. 제1코스는 주차장 · 동학사 · 오누이탑 · 금잔디고개 · 신흥암 · 용문폭포 · 갑사 · 주차장으로 이 코스는 총 8㎞에,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 길은 거꾸로 갑사에서 시작하여 동학사로 나가도 좋다. 제2코스는 주차장 · 동학사 · 은선폭포 · 관음봉 · 연천봉 · 갑사 · 주차장으로 총 8.8㎞에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계룡산을 찾는 관광객은 유성온천에 온천욕을 겸해서 가기도 하고, 또는 국립 대전 현충원 참배를 겸해서 가기도 한다.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에서는 『자연공원법』 제36조 및 동법 시행령 제27조에 의거하여 5년마다 국립공원 보전 · 관리를 위해 자연 자원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생물종 신규 발굴보다는 서식지 기반 공원 관리를 목적으로 공원의 서식지 상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평가하여 국립공원의 과학적 · 체계적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중, 계룡산 국립공원은 1968년 국립공원 지정 이후에 2006년 계룡산 국립공원 수통골 분소가 개소되었다. 더불어 자연 생태계와 경관 자원 보호를 위해 국립공원 특별 보호 구역 총 4개 지역, 총 면적 79,463.31㎡를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끼도롱뇽 보호를 위해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와 대전 유성구 덕명동 일부 지역이 특별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계룡시 신도안면 용동리 일부 지역은 수달 보호를 위해 특별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었다.
계룡산 일대는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시, 논산시,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걸쳐 있고,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기후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2~2021년까지(10년간)의 평균 기온은 공주시 12.5℃, 계룡시 11.4℃, 논산시 12.8℃, 대전광역시 유성구 13.6℃로 나타났다. 합계 강수량은 공주시 1,148.3㎜, 계룡시 1,314.3㎜, 논산시 1,180.4㎜, 대전광역시 유성구 1,207.5㎜이며, 4개 지역 모두 강수량의 편차가 유동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2021년 기준 계룡산 국립공원 내 토지 소유 현황은 국 · 공유지가 51.4%, 사유지 33.1%, 사찰지 5.4%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난 5년간(20172021년) 국립공원 기본 통계에서는 계룡산 국립공원의 국유지(국유지, 공유지)는 2017년에 비해 0.628㎢ 증가하였으며, 사유지(사유지, 사찰지)는 0.628㎢ 감소하였다. 용도 지구별 현황은 공원 자연환경 지구가 37.275㎢(57.05%)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 공원 자연 보존 지구, 공원마을지구, 공원 문화유산 지구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밖에 계룡산 국립공원의 용도 지구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2020년까지의 5년간 계룡산 국립공원의 탐방객 수 변화 추이 결과, 탐방객수가 1,325명에서 2,239명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동학사 지구, 수통골 지구, 갑사 지구 중에서 수통골 지구에서 가장 많은 탐방객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20년, 공주시의 갑사 지구 체류 인프라 조성 사업이 선정됨에 따라 계룡산 관광 활성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이 사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민 여가 행태에 맞는 생태와 휴양, 치유, 비대면 탐방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으로 그린 뉴딜 SOC(Social Overhead Capital) 사업에 선정되면서 총 사업비 154억원이 확보되었다. 주요 사업으로는 갑사 캠핑카 전용 야영장과 자연 체험장 조성, 진입도로 개설 등이다. 이와 함께 충청권에만 유일하게 없는 생태 탐방원을 계룡산 일원에 유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생태 체험 센터와 미래 세대 교육 등 생태 관광객 수요에 맞춘 전문 체류형 생태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