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25m. 1976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이 상은 본래 대웅전 뒤편 수정봉 중턱의 하사자암(下獅子庵)에 있었던 것을 1920년대에 갑사 경내 진해당(振海堂)으로 옮겨온 것이라 한다. 화강암으로 제작된 보살상은 현재 목 부분이 절단된 것을 복원한 상태이다.
얼굴은 갸름한 달걀형으로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감돌고 머리 뒤에는 원형 두광(頭光 :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이 있다. 좁은 이마 위로 상투를 올렸으며 어깨로는 머리카락의 일부가 흘러내린다.
안면은 마멸이 상당히 심하여 세부 확인이 다소 어려운 상태이다. 시멘트로 보수된 것으로 보이는 세모꼴의 코가 날카로우며 작은 입술의 윤곽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좌우로는 귀가 어깨까지 늘어졌고 균열이 간 목에는 굵은 목걸이를 걸었는데 군데군데 보수한 흔적이 눈에 띈다. 보살상은 아래로 가면서 완만하게 퍼지는 직사각형의 체구를 갖추고 있다. 다소 빈약해 보이는 처진 어깨와 몸통의 긴 실루엣이 온화하고도 늘씬한 자태를 보여 준다.
얇은 천의(天衣 : 천인(天人)이나 선녀의 옷) 속으로 느껴지는 잘록한 허리의 표현은 사실적이면서도 유려한 인체의 굴곡을 보여 준다.
복부 아래로는 양쪽으로 갈라진 U자형의 옷주름이 발끝까지 길게 늘어지고 있다. 하반신에 걸친 치마는 대퇴부를 지나 양다리 위에서 정돈되는 몇 줄의 수직선으로 주름진 옷주름 선을 간략하게 나타내었다.
오른손은 몸 앞에서 들어 올리고 있으며, 확실치 않으나 무언가 지물(持物)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리를 따라 내려뜨리고 있는 왼손에는 목이 긴 보병(寶甁)을 잡고 있다. 보이지 않는 발은 별도의 대좌에 조각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보살상은 세련되고 정제된 조각 기법과 우아한 착의 형식 등에서 백제 불상 양식으로부터 영향받은 신라 말 고려 초의 조각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