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1501년(연산군 7)에 조성된 관세음보살반가상인데, 새김이 정교하며 드물게 전하는 건칠불(乾漆佛: 진흙으로 속을 만들어 삼베를 감고 그 위에 진흙가루를 발라 묻힌 다음 속을 빼어버린, 속이 빈 소상)이다.
보살상의 머리에는 상투를 올리고 그 위에 따로 만들어진 2단 구조의 보관(寶冠)을 썼는데, 관의 표면에는 아름다운 당초문이 돋을새김되어 있다. 얼굴이 둥글고 꽃모양의 귀걸이를 달았으며, 양 어깨에는 천의(天衣)를 걸치고, 세 가닥의 장식이 달린 목걸이를 하고 있다.
군의(裙衣)는 가슴 부근까지 올려 입고 띠를 묶었는데, 독특한 형태로 띠를 처리하였다. 발목 위에 늘어진 옷자락은 자연스러운 의문(衣文)을 이루며 흐르고, 체구에 비해 작게 조각된 손과 발은 비례감을 떨어뜨리나 아담하다. 이 불상을 조선 전기 불상과 비교해보면, 얼굴모습이나 비만한 체구에서 이국적인 조형감이 느껴져 중국 명나라 조각의 영향이 다소 미친 것 같다.
건칠기법을 사용한 점과 반가좌(半跏坐) 자세를 취한 점이 주목되는 귀한 작품이다. 근래 따로 보관되어 있는 목조대좌(木造臺座)에 묵서명(墨書銘)이 있어, 이 보살상의 제작연대에 대한 결정적인 자료를 제시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