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최상류 전북특별자치도 장수군 장수분지에 장수 동촌리 고분군이 자리하고 있다. 장수군 장수읍 동남쪽 마봉산에서 한 갈래의 산줄기가 서북쪽으로 장수읍 중심부까지 쭉 뻗어 내렸다. 이 산줄기에서 여러 갈래의 산자락이 다시 북쪽으로 갈라졌는데, 현재 산줄기 정상부에는 90여 기의 가야 중대형 고총이 무리지어 있다.
가야 고총은 봉토의 평면형태가 장타원형으로 직경 10~20m 내외로 그 크기가 다양하다. 가야 고총은 봉토의 중앙부에 주석곽(主石槨)이 자리하고 그 주변에 크고 작은 순장곽(殉葬槨)이 배치된 다곽식(多槨式)이다.
봉토는 서로 인접된 고총과 거리를 두고 그 사이에서 눈썹모양 주구가 확인된 경우도 있다. 매장 시설은 얼마간 봉토를 성토한 뒤 다시 파내어 마련하였고, 봉토 가장자리에는 호석(護石) 시설을 두르지 않았다. 유물은 대가야와 소가야, 재지계가 서로 섞인 다양한 양식의 토기류와 철기류, 장신구류, 토제품 등이 있다.
장수 동촌리 19호분에서 말발굽과 말뼈가 함께 나왔는데, 가야 고총에서 처음 나온 말발굽은 최고의 철기 제작 기술의 집합체이다. 그리고 동촌리 28호분 주석곽에서 금동제 화살통 장식 · 내만타원형 판비와 부곽에서 은제귀걸이, 30호분에서 위신재로 알려진 f자형 판비가 나왔다.
장수군 장계면 장계리 8호분 주석곽에서 단야구가 출토되어, 진안고원 내 장수군에 기반을 둔 가야 세력이 철의 생산부터 주조 기술까지 갖춘 가야 소국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