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박해 ()

천주교
사건
1797년(정조 21) 충청도 남부 지역의 천주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행해진 박해.
정의
1797년(정조 21) 충청도 남부 지역의 천주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행해진 박해.
역사적 배경

조정에서는 1795년(정조 19) 5월 중국인 주문모(周文謨, 야고보) 신부를 체포하려다 실패한 뒤, 그의 종적을 찾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러나 정조 임금이나 남인의 영수 채제공(蔡濟恭)이 천주교로 인해 정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박해를 단행하지 않은 채 은밀하게 주문모 신부를 추적하고 있었다. 그런데 1797년 윤6월 충청도 관찰사로 부임한 한용화(韓用和)가 어느 날 도내의 모든 수령들에게 천주교 신자들을 체포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천주교를 없애 버리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조치로 각처에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체포된 사건이 정사박해이다.

경과

이후 박해는 다음해 7월 한용화의 후임으로 부임한 이태영(李泰永)의 재임기까지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문모 신부의 종적을 알아내지 못하자, 정조는 마침내 1799년(정조 23) 11월 이태영의 후임으로 부임한 김이영(金履永)과 1798년(정조 22) 12월 충청 병사로 부임한 정충달(鄭忠達)에게 천주교 신자들을 형벌로 다스리도록 비밀리에 지시하였다. 그리고 정충달에게 조화진(趙和鎭)이라는 사람을 소개한 다음, 조화진으로 하여금 왕의 밀지를 지니고 천주교 신자라고 거짓으로 일컬으며 충청도 일대의 교우를 수색하여 밀고하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김여삼(金汝三)과 함께 초기 박해의 밀고자로 유명한 조화진은 지필묵을 파는 필공이나 행상을 칭하고는 신자들이 사는 집을 염탐하고 다녔으며, 신자들이 체포될 때는 함께 체포되어 들어갔다가 석방되어 나오기도 하였다. 교우들은 그 밀고자가 찾아와서 십자 성호를 그으며 천주교 교리를 설명하였으므로 의심 없이 교회 사정을 말해 주었고, 또 다른 교우들을 일러주기까지 하였다.

결과

교회 측 기록에 따르면, 정사박해 과정에서 100명이 넘는 신자들이 희생되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현존하는 기록을 통해 그 이름과 순교 행적을 찾아볼 수 있는 순교자들은 다음과 같다. 청양 고을 출신으로 1797년에 정산에서 1798년 6월 매 맞아 순교한 이도기(李道起), 면천 출신으로 1797년 홍주에서 체포되어 1799년 2월 해미에서 교수형으로 순교한 박취득(朴取得), 홍주 응정리 양인 출신으로 1798년 덕산에서 체포되어 1799년 3월 청주에서 매 맞아 순교한 원(元)시보, 덕산 양인 출신으로 1798~1799년 덕산에서 체포되어 1799년 참수형으로 순교한 내포 회장 정산필(鄭山弼), 면천 고을 출신으로 1798년 홍주에서 체포되어 홍주 읍내에서 매를 맞거나 목 졸려 순교한 방(方) 프란치스코, 당진 진목 출신으로 1798년 면천에서 체포되어 1789년 청주에서 매 맞아 순교한 배(裵)관겸, 덕산 주래의 양반 출신으로 1797년 공주에서 체포되어 1799년 해미에서 매 맞아 순교한 인언민(印彦敏), 덕산 황모실 출신으로 1798~1799년에 연산에서 체포되어 1799년 해미 장터에서 매 맞아 순교한 이보현(李步玄) 등이다.

이와 같이 정사박해 때 붙잡혀 순교한 이도기 등 8명은 이후 2014년 시복되어 복자품에 올랐다.

참고문헌

『조선 주요 순교자 약전』(다블뤼 주교 저·유소연 역, 내포교회사연구소, 2014)
『천주교전교박해사: 벽위편』(이만채 편·김시준 역, 국제고전교육협회, 1984)
『한국천주교회사』상(달레 저·안응렬·최석우 역주, 한국교회사연구소, 1979)
집필자
서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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