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장산리유적은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장산리 산55-1번지 일대 표고 90m 구릉 및 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1994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시행하는 상록골프장 건설 부지에 포함되어 충남대학교백제연구소가 발굴 조사하여 원삼국시대 취락의 일부를 확인하였다. 2000년 골프장 확장 공사 과정에서 기존 조사된 취락의 잔여 부분과 함께 곡간의 경작유구 등이 추가 조사되었다.
원삼국시대 집터의 형태는 지역에 따라 일정한 차이가 있다. 한강 유역에는 6각형의 평면에 출입구가 달린 여(呂)자형 혹은 철(凸)자형 집터가 주종인 데 비해 경기 남부 및 충청 지역은 평면형이 사각형이고 각 모서리에 기둥이 하나씩 배치된 사주식(四柱式)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사주식 집터는 마한 집터의 특징인데, 천안장산리유적의 집터가 바로 사주식의 전형이다.
경작유구는 계곡 상단부에 둑을 막아 집수(集水)한 후 물길을 이용하여 흘러내려 적당한 곳에 보를 막아 물을 관개하는 방식인데, 양쪽 물길 사이의 평탄면을 계단식 논으로 경작하였다.
동서 방향의 산줄기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낮은 구릉은 주거 입지에 적합하고 구릉 사이 계곡은 수원(水源)이 비교적 풍부하여 논농사에 적합하다. 이러한 입지를 취락으로 선택한 시점은 대체로 논농사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던 청동기시대 후기 이후부터이다.
천안장산리유적 조사 내용으로 보면, 초기 철기시대 덧띠토기 문화 단계에 점유가 시작되었고, 이후 원삼국시대에 취락이 점차 확대되었던 것으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