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는 서은(瑞隱)이다.
전라남도 화순에서 출생하였다. 김현승의 추천으로 『현대문학』 1959년 10월호에 「가로수」, 1962년 7월호에 「밤의 호흡」, 1963년 11월호에 「꽃밭」이 게재되어 총 3회 추천 완료되어 등단하였다.
1971년 발간한 첫 시집 『문병란 시집』에는 시인의 시론이 잘 드러난다. 시인에게 시는 신앙과 같은 존재이며 시창작의 고통은 새로운 생명을 낳는 일이 되기에 시인은 시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문학관을 견지하였다. 시 창작을 통해 현실 부조리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시인으로서의 정체성으로 연결된다. 실존적인 고독이나 부당한 해직과 복직으로 맞닥뜨린 삶의 현실은 역사의식에 바탕을 둔 시세계를 열어가는 근간이 되었다. 시인으로서의 신념은 「오늘, 문학을 생각한다」에 드러나며, 문학인으로서의 진정성을 매우 강조하였고, 문학세계도 이 기본 신념을 펼치는 것으로 드러난다. 반인간적인 모든 모순을 극복하고 진실과 역사 앞에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학은 처음에도 인간, 최후에도 인간이 주제임을 잊지 말자’고 강조한다.
전라도 지역의 장수 동인 ‘원탁문학’을 이끌며 『원탁시』에 참여하였다. 「광주지역 문학의 과제와 전망」을 통해 지역문학의 활성화에 대한 남다른 헌신과 전망도 발표하였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행사보다는 문학적 결실을 이루는 문학제로 거듭나기를 강조한 바 있다.
1970년대 이후 시집 『죽순 밭에서』을 시작으로 『벼들의 속삭임』(1978), 『땅의 연가』(1981), 『뻘밭』(1983), 『무등산』(1986), 『5월의 연가』(1986), 『견우와 직녀』(1991), 『새벽의 차이코프스키』(1997), 『인연서설』(1999),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2001), 『동소산의 머슴새』(2004) 등의 시집을 발표하였다. 마지막으로 발간한 시선집 『장난감이 없는 아이들』(2015)에서 시의 아름다움이란 진실함 속에서 발현되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1975년부터 자유실천문인협회에 가입하여 반독재 항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였다. 일생 동안 시창작과 시교육을 함께 하다가 2015년 9월 25일 향년 80세를 일기로 타계하였다.
1979년 전남문학상을 시작으로 하여 요산문학상, 금호예술상, 광주문화예술상, 한림문학상, 박인환 시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