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재(上梓)는 가래나무[梓]에 문자를 올려 새겼다는 뜻으로 출판을 뜻하는 단어이다. 가래나무는 목판본 간행에 좋은 재료이기에 예로부터 목판본의 판목으로 사용되었다. 상재는 판목 위에 글자를 올려 판각한다는 의미로 결국 출판을 가리킨다. 좁은 의미로는 목판본의 간행을 의미하며, 더 좁게는 서책 간행 과정에서 목판에 글자를 새기는 판각 과정을 의미한다. 반면, 넓은 의미로는 목판본부터 활자본 및 현대 출판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서적을 출판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상재(上梓)의 ‘재(梓)’는 가래나무를 의미한다. 그러나 『강희자전(康熙字典)』에서는 ‘속위침문서어판왈재(俗謂鋟文書於板曰梓)’라 하여 나무판과 같은 판목에 글씨나 문양을 새기는 것을 ‘재(梓)’라 하였다. 가래나무는 목판본 간행에 적합한 재료이기에 예로부터 목판본의 판목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상재는 판목 위에 글자를 올려 판각한다는 뜻으로 출판을 의미한다.
넓은 의미로는 책판으로 인쇄하는 목판본뿐만 아니라 금속활자를 포함한 활자본 등 다양한 형태의 서적을 출판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반면 좁은 의미로는 목판본 간행을 의미하며, 이보다 더 협의적 의미로는 서책의 간행 과정에서 완성된 원고의 내용을 목판에 판각하는 마지막 과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정조의 명으로 편찬된 『어정규장전운(御定奎章全韻)』의 간행 과정은 다음과 같다. 윤행임(尹行任) 등 각신들에게 이덕무(李德懋)가 편집한 원고의 오류를 교정하게 하고, 교정된 원고를 규장각에 보내 다시 대조하고 교정하게 하였다. 교정이 끝난 원고는 선사(繕寫) 후 상재(上梓)하였다. 이는 깨끗하게 필사한 원고를 판목에 붙여 판각하였다는 의미이다. 이 기록으로 볼 때, 판각용 원고(등재본)를 목판에 붙여 글자를 새기는 과정을 상재로 본 것이다.
상재와 유사한 용어로는 등재(登梓), 침재(鋟梓), 기궐(剞劂) 등이 있다. 침재의 ‘침(鋟)’자는 조각칼로 무엇인가를 새기는 행위를 뜻하며, 가래나무 등의 판목에 문자를 새긴다는 의미에서 상재와 동일한 용어로 사용되었다. 고려 말의 이색(李穡)이 민사평(閔思平)의 『급암시집(及菴詩集)』에 발문[跋]을 써준 일이 있었다. 당시 민사평의 문인인 이이(李頤)가 경상도 안찰사로 가면서 1370년에 스승의 시집을 간행할 수 있었는데, 이색이 시문집을 간행하는 일을 ‘침재지공(鋟梓之功)’이라 표현한 것을 보면 이른 시기부터 ‘침재’가 서적을 간행하는 뜻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 ‘기궐’의 ‘기(剞)’와 ‘궐(剞)’은 나무 또는 돌 등에 글자를 새기는 조각칼을 의미하는 것으로 두 글자가 합쳐져 출판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더불어 기궐씨(剞劂氏)는 글자를 새기는 사람, 즉 판각 기술자를 의미하는 말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