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질(散帙)은 한 세트가 완전한 형태의 완질본(完帙本) 또는 전질본(全帙本)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한 질의 일부분이 누락되어 완전하지 않은 상태이다. 유사한 표현으로는 난질(亂帙), 낙질(落帙), 결질(缺帙), 결본(缺本), 궐본(闕本) 등의 용어가 있다.
서책이 하나도 빠짐없이 완전하게 전래되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지만, 하나 이상의 책이 빠진 경우도 많다. 한 질이 완전하게 남아 있는 경우에는 완질본(完帙本) 또는 전질본(全帙本)이라고 표현하지만, 한 질의 서책 가운데 일부분이 흩어져 없어진 경우에는 산질(散秩, 散帙) 또는 난질(亂帙)이라고 한다. 한 질 가운데 일부가 결락되었다고 하여 낙질(落帙), 결질(缺帙), 결본(缺本)이라고도 한다. 한 질 가운데 약간의 권책만이 잔존(殘存)되어 있는 경우에는 잔본(殘本)이라 표현하며, 빠진 낙권(落卷)이 많고 남아 있는 권책이 아주 적을 때에는 영본(零本)이라고 표현한다.
산질 및 전질이란 용어는 『조선왕조실록』에 자주 등장한다. 산질이라는 용어는 『선조실록』(선조 34년 3월 22일 경신) 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홍문관(弘文館)에서 『사전춘추(四傳春秋)』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산질만 있자, 전질을 갖고 있는 이광준(李光俊)으로 하여금 올려 보내도록 한 선조의 전교 내용이 실려 있다. 이 때 전질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산질이란 용어가 쓰였고, 산란부질(散亂不帙)이라 하여 전질을 이루지 못한 형태의 책에 산질 혹은 난질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인조실록』(인조 10년 8월 21일 병술) 기사에도 예서(禮書)의 근본이 되는 경전 『의례(儀禮)』를 임진왜란 이후로 개간(開刊)한 곳이 없어 옥당에 산질 10여 권만 있자, 전질을 갖추고 있는 정경세(鄭經世)의 책을 가져다 개간하도록 한 전교 내용이 있다. 이 때 역시 난질이란 용어를 썼는데 결본을 뜻하는 용어로 썼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