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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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전의 삼장(三藏, 經 · 律 · 論), 각 불전의 본문에 대하여 주(註)와 소(疏)가 붙어 있는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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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주소본(註疏本)은 불전의 각 경론의 본문에 대하여 주와 소가 붙어 있는 도서이다. 모든 장소본이 곧 주소본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장소는 불전의 경(經) · 율(律) · 논(論)의 삼장(三藏), 즉 대장경의 각 경론에 대하여 편 · 장을 나누어 그 교의를 논한 것을 ‘장(章)’이라 하고, 경론의 문구에 따라 해석한 것을 ‘소(疏)’라 한다. 즉 ‘교장(敎藏)’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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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불전의 삼장(三藏, 經 · 律 · 論), 각 불전의 본문에 대하여 주(註)와 소(疏)가 붙어 있는 도서.
내용

주소본(註疏本)은 불전(佛典)의 각 경론(經論)의 본문에 대하여 주(註)와 소(疏)가 붙어 있는 도서를 말한다. 주만 붙어 있으면 ‘주본(註本)’ 또는 ‘부주본(附註本)’이라 하고, 주석(註釋)이 병기되어 있는 책은 ‘주석본(註釋本)’ 또는 ‘주본(註本)’이라 지칭하며, 소만 붙어 있는 도서는 ‘단소본(單疏本)’이라 한다.

주소본의 서명이 생성되는 방식을 예를 들어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예컨대 ‘원효(元曉)가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 관한 소를 지은 글’이 곧 『대승기신론 소(大乘起信論疏)』라는 제목으로 제시되는 바와 같은 원리이다. 즉, 특정 경론명(經論名)과 ‘소, 과(科), 초(鈔), 별기(別記), 의소(義疏), 찬술(纘述), 필삭기(筆削記) 등’ 각 경론명 뒤에 ‘해당 장소의 성격을 부여한 명칭’을 붙임으로써 당해(當該) 장소(章疏)의 제목으로 제시된다.

고려의 대각국사(大覺國師) 의천(義天, 1055~1101)은 동아시아에서 찬술(撰述)된 고금(古今)의 모든 장소를 수집하여, 대장경 정장(正藏)을 보속(補續)할 수 있는 『교장(敎藏)』의 간행을 서원(誓願)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세계 최초의 장소 목록인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을 편찬하고, 이 목록에 입각하여 『교장』을 판각 · 간행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신편제종교장총록』에 기입된 모든 도서는 곧 주소본을 일컫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세 가지만 들면 다음과 같다.

  1. 7세기 남북국시대 신라의 고승인 원효(元曉, 617686)의 불교 논서 『대승기신론 소』(또는 『기신론소(起信論疏)』)는 전통적으로 마명 보살의 저술로 여기는 『대승기신론』에 대한 해설서이다. 『대승기신론』에 대한 주석서로 1,000여 권이 있으나, ‘원효의 이 책이 가장 잘 되었다’라고 하여, 중국에서는 『해동소(海東疏)』로 불리었다. 원효의 해동종 불교 사상의 기본 원리들이 저술되어 있다. 당시 동아시아 불교학계에 『해동소』라는 이름으로 널리 유통되었다. 『기신론소』의 내용은 크게 3문(門)으로 나뉘어 있는데, 1은 ‘종체(宗體)’를 밝히고, 2는 ‘제명(題名)을 해석’하고, 3은 ‘본문의 구절을 풀이’하였다. 해석에 있어 간명을 위주로 하되 조직적이고 종합적이어서 불교의 지침을 얻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의를 한마디로 말하면 부처의 광대무변한 설법을 총섭하여, ‘일심(一心)이 만물의 주추(主樞)가 된다’라고 하였다. 『기신론소』는 원효 사상의 근간을 이루며, 이 안에서 천명된 본각(本覺) · 시각(始覺)이라고 하는 이각(二覺)의 이론은 그의 모든 주장의 바탕이 되었으므로, 원효의 종교를 각승(覺乘)이라고도 불렀다. 7세기 화엄종을 창시한 중국의 법장(法藏, 643712)이 원효의 『대승기신론 소』를 크게 존중하였다.

  2. 남북국시대 신라의 승려 의상(義湘, 625~702)의 「대화엄경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는 80권의 『화엄경』 거질(巨帙)에 나타나는 거대한 화엄사상의 핵심 요지를 뽑아 ‘210자(字)’로 아주 간결하게 축약함으로써, 『화엄경』의 종지(宗旨)를 한 편의 시로 지어낸 ‘화엄사상 축약시’라 할 수 있다. 의상은 이러한 「법계도」를 그 제자들에 대한 인가(認可)의 표시로 주기를 좋아하였다. 이러한 도(圖) 자체가 극히 독창적이면서 한국적인 사고 방식의 특성을 이룬다고 볼 수 있는데, 상징을 통하여 깊은 뜻을 간추리고 짧게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전통을 보여 주고 있다. 「법계도」의 근본 정신은 『화엄경』의 근본 정신이며, 그 이상의 다른 것이 아니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의상이 방대한 『화엄경』의 정신을 간결하면서도 적절하게 요약함으로써 그의 위대한 학덕은 이 「법계도」에 의해서 증명되었다.

  3. 원효의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의 장소는 원래 원효가 『금강삼매경』에 대한 ‘약소(略疏)’로 찬술한 것이다. 원효는 『금강삼매경론』을 저술하면서 ‘능가경(楞伽經), 인왕경(仁王經), 법망경(法網經), 해심밀경(解深密經) 등’ 11개의 경을 28회나 인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신론(起信論), 법화론(法華論), 십지론(十地論)’ 등 논서의 수도 12종을 24회 인용하여 찬술함으로써 위대한 장소를 저술하였다. 이 약소의 위대함으로 인하여, 당(唐) 학승(學僧)들에 의하여 소가 아닌 삼장(三藏)의 논으로 추앙되기까지 하였다. 그 결과 이 약소의 제목이 ‘금강삼매경론’으로 승격되었다는 설(說)이 있다.

게다가 『금강삼매경론』은 ‘능가경(楞伽經) · 섭대승론(攝大乘論) · 대승기신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불교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는 『금강삼매경』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인데, 원효는 이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주석서를 압축하여 지은 것이다. 요컨대, 『금강삼매경론』의 사상적 성격은 중국 남북조시대에서 당나라까지 중국 불교에서 제기되었던 교리가 고루 포함되었고, 그러한 모든 교설을 회통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義天, 「新編諸宗敎藏總錄」, 『大正新修大藏經』 第55卷 目錄部全(大正新修大藏經刊行會, 1977)

단행본

이기영, 『한국의 불교사상』(삼성출판사, 1981)
제홍규, 『한국서지학사전』(경인문화사, 1982)
은정희·송진현 역주, 『원효의 금강삼매경론』(일지사, 2000)
최정태 외, 『기록관리학사전』(한울아카데미, 2005)
천혜봉, 『한국서지학』(민음사, 2006)
남권희 외, 『대승기신론소 교감본 연구』(경북대학교출판부, 2021)

논문

김성수, 『신편제종교장총록의 분류체계에 관한 연구』(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82)

인터넷 자료

https://ko.wikipedia.org/wiki/대승기신론소

기타 자료

이기영(1995), 「화엄일승법계도」(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집필자
김성수(청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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