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국립공원의 총면적은 65.34㎢로, 1968년 12월 31일에 지리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경위도 상으로는 동경 127°10′40″∼127°17′58″, 북위 36°18′15″∼36°23′48′에 위치한다.
신라 5악(五嶽) 가운데 하나로 백제 때 이미 계룡 또는 계람산, 옹산, 중악 등의 이름으로 바다 건너 당나라까지 알려졌다. 풍수지리상으로도 한국의 4대 명산으로 꼽혀 조선 초에는 이 산 남쪽에 새로이 도읍지를 건설하려 하였다. 또한 도참사상으로 인해 신흥종교 및 유사종교가 성행했으나 종교정화운동으로 1984년 이후 모두 정리되었다.
예부터 영산(靈山)으로 알려진 계룡산은 계람산(鷄籃山) · 옹산(翁山) · 서악(西岳) · 중악(中岳) · 계악(鷄岳) · 계립(鷄立) · 마목현(麻木峴) · 마골산(麻骨山) · 마곡산(麻穀山) 등으로 불렸다. 산세와 관련하여 붙여진 이름으로는 구룡산 · 용산 · 화채산 · 화산 등이 있다.
계룡산이라는 이름은 ‘주봉인 천황봉에서 시작하여 연천봉 ·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치 닭벼슬을 쓴 용의 모양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학대사가 신도(新都)를 정하기 위해 태조이성계와 함께 이곳을 둘러보고 “이 산은 한편으로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요, 또 한편으로는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이니 두 주체를 따서 계룡(鷄龍)이라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한 데서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계룡산(鷄龍山)은 비교적 험난한 산세로 금강의 풍치와 함께 독특한 산악 경관을 이루고 있다. 노령산맥과 차령산맥 사이에 위치한 잔구성 산지로, 연천봉(743m) · 관음봉(766m) · 문필봉(756m) 등 3개 봉우리를 중심으로 남북 방향으로 천황봉(846.5m) · 쌀개봉(828m) · 삼불봉(777m) · 황적봉(660m) · 천왕봉(603m) · 도덕봉(535m) 등의 산봉들이 평행하게 연결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산세는 동측을 향하여 U자형으로 열려진 침식분지를 형성하고 있고 산봉들 사이로 15여 개의 깊은 계곡이 형성되어 있다. 천황봉과 관음봉을 중심으로 동쪽 방향으로 분지형 계곡을 이루는 내사면(內斜面)과 서쪽방향의 외사면(外斜面)으로 크게 구분된다. 서측보다 동측의 경사가 심하고 하곡의 말단부에는 비교적 평탄한 충적지가 발달하여 소규모 취락지가 형성되어 있다.
하천은 산정부를 중심으로 방사상으로 발달하여 갑사계곡 · 동학사계곡 · 신원사계곡의 하천들과 신도내로 흐르는 두계천 · 금곡천 · 세동천이 중요한 수계를 이루는데, 이들은 갑천으로 집수되며 이 갑천은 북류하여 금강의 지류가 된다. 절리면을 따른 차별침식과 고도차에 따라 은선폭포 · 용문폭포 · 숫용추폭포 등의 폭포가 발달하였는데, 소와 폭포가 어우러져 자연의 정취를 더해준다.
계룡산국립공원의 대표적인 식물군락은 신갈나무군락 · 졸참나무군락 · 서어나무군락 · 굴참나무군락 · 상수리나무군락 · 소나무군락 · 기타 식재림의 6개 군락이 있고, 산림식생은 신갈나무 · 굴참나무 · 졸참나무 · 서어나무 등을 중심으로 하는 냉온대 낙엽활엽수림대와 소나무 등의 상록침엽수림대 등으로 구분된다.
포유류는 18종이 확인되었는데, 법정보호종으로는 수달(천연기념물, 1982년 지정) · 삵 · 담비 등 3종이 조사되었다. 고라니 · 멧토끼 · 너구리 · 다람쥐 등이 가장 폭넓게 분포하고 있고 야생화된 고양이와 개는 계룡산 전역에 분포하여 생태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조류는 77종이 조사되었는데, 법정보호종으로는 새매(천연기념물, 1982년 지정) · 황조롱이 · 붉은배새매 · 말똥가리가 있다. 환경부 지정 특정종인 붉은배새매 · 새매 · 황조롱이 · 들꿩 · 매사촌 등 19종이 관찰되었다. 서식 조류 중 텃새가 30종(39%), 여름철새 28종(37%), 나그네새와 겨울철새가 각각 9종(12%)을 차지한다.
곤충류는 21목 179과 1,546종, 양서류는 2목 5과 10종, 파충류는 2목 4과 8종, 어류는 총 7과 17종이 서식하고 있는데, 버들치가 약 56%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산간계류의 특징을 보인다.
지질은 가장 오래된 화성암체인 쥬라기초의 편상화강암과 이를 관입한 백악기의 각종 화성암류로 구성되어 있다. 백악기의 화성암류에는 흑운모화강암, 이와 점이적인 복운모화강암이 있고, 이들을 관입한 홍색장석화강암, 세립홍색장석화강암이 있다. 이 네 종류의 화강암류가 형성된 후 그래노피이어와 맥암류의 관입을 받았다.
암맥상으로 관입된 그래노파이어는 본 지역 암맥군을 형성하며 현재 주능선을 이루고 있다. 분포방향은 NS, N30°W, EW로 나눠지는데, 본 지역의 암맥과 절리 방향이 대략적으로 이 방향과 일치한다.
갑사에서 연천봉에 이르는 외사면은 편상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편상화강암에 장석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침식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여 경사가 완만하고 풍화산물의 공급이 원활하여 식물의 피복상태가 상대적으로 우세하다.
반면, 동학사 일대와 계룡산 정상에서 삼불봉에 이르는 능선(천왕봉, 황적봉, 치개봉)인 내사면은 홍색장석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좌우에 있는 쥬라기의 편마상화강암보다 풍화에 강하여 능선을 형성하고 있다. 내사면은 경사가 급하고 계곡 상부에 암괴류가 있으며 식생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백제문화권의 중심지로서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국보, 보물, 시도지정유산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으며, 동학사, 갑사, 신원사 등의 고찰이 자리하고 있다. 계룡산 서쪽 기슭에 있는 갑사는 화엄종 10대 거찰의 하나로 철당간(보물, 1963년 지정)과 승탑(보물, 1963년 지정), 그리고 구리가 800근이나 소요됐다는 동종(보물, 1968년 지정)을 비롯하여 많은 국가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동학사(東鶴寺)나 신원사(新元寺)의 것 등을 합치면 크고 작은 사찰이 22개소가 있다. 백제 문화 유적과 불교 유산, 아름다운 전설의 오뉘탑 등 지정유산 15점과 비지정유산 13점이 있다. 계룡산 동쪽 기슭에는 여승들의 불교 전문 강원인 동학사가 있다.
신라 때 창건된 이 절에는 고려 말 조선 초의 삼은인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 야은 길재(冶隱 吉再), 목은 이색(牧隱 李穡)의 위패를 모신 삼신각이 있고 이로 인해 일주문 대신 홍살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부지방에 자리한 계룡산 국립공원은 전국 어디서나 접근이 용이하고 특히 서울 · 대전 · 대구 등 대도시에서 3시간 내에 닿을 수 있으며, 주변에는 대전의 유성, 아산 · 도고 등의 이름난 온천 관광지와 공주 · 부여 문화 유적지와 연결되는 좋은 관광 조건을 갖고 있다.
계룡팔경으로 천왕봉의 일출, 삼불봉 설화(雪花), 연천봉 낙조, 관음봉 한운(閑雲), 동학계곡의 신록, 갑사계곡의 단풍, 은선폭포의 운무(雲霧), 오뉘탑의 명월 등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