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승(禪僧).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출가하여 연허(緣虛)의 제자가 되었으며, 대덕(大德) 천숭(天崇)에게 불경을 배우고 동원경(東原京) 복천사(福泉寺)에서 윤법(潤法)으로부터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그뒤 명산을 찾아다니며 선을 닦는 여가에 『화엄경』을 공부하였고, 지리산 지실사(知實寺)에 가서 모든 장소(章疏)를 열람하였다. 지리산 실상산파(實相山派)의 개산조(開山祖)인 홍척(洪陟)의 법을 이었으며, 많은 제자들이 찾아와서 지도를 청하였다.
867년(경문왕 7)에 경문왕이 궁궐로 청하여 선(禪)과 교(敎)의 같고 다른 점을 물었으며, 헌강왕도 경신(敬信)하여 그를 심원사(深遠寺)에 머무르게 하였다. 그뒤 지리산 실상사에서 후학들을 지도하다가 제자들을 불러 “나는 가려 한다.”라는 말을 마치자 열반에 들었다.
나이는 76세, 법랍은 58세였다. 시호를 추증하여 수철(秀澈)이라 하였고, 탑호(塔號)는 능가보월(楞加寶月)이라 하였으며, 그뒤 재(齋)를 지내는 데 필요한 차(茶)와 향 등을 왕실에서 모두 보내주었다. 대표적인 제자로는 수인(粹忍) · 의광(義光) 등이 있다.
그의 실상사 수철화상탑과 실상사 수철화상탑비는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지리산 실상사에 있으며, 모두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