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아리랑은 1971년 강원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 1호로 지정된 강원도 정선 지역에서 전래하는 향토민요 「아라리」의 고유 명사이다. 정선군은 1968년에 『정선아리랑가사집』을 냈고, 1970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정선아리랑이 민요(民謠)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1971년 정선에서 전래한 아라리가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고, 이와 관련한 3명의 기능 보유자(技能保有者)도 지정되었다. 이와 함께 ‘정선아리랑’이라는 명칭이 공식화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아라리는 강원도를 비롯한 우리나라 동부 지역 산간 지대에서 불린다. 노래판에서 혼자 또는 여럿이 어울려 부르기도 하고, 밭을 매거나, 나무하고, 나물을 뜯으며 노래하기도 하였다. 남녀의 사랑, 이별, 신세 한탄, 세태 풍자(諷刺) 등이 주로 노래된다.
아라리의 종류는 가장 늘어지게 부르는 긴 아라리, 이보다 경쾌하게 부르는 자진 아라리, 앞부분을 긴 사설(辭說)로 엮어 나가다가 나중에 늘어지게 부르는 엮음 아라리 등 세 가지이다. 긴 아라리는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후렴구(後斂句)는 일정하게 매번 불리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가끔 한 번씩 노래되거나 전혀 노래가 되지 않는 때도 있다. 박자 구조는 3소박 3박자이며, 여덟 마디가 하나의 단위가 된다. 긴 아라리 자료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가 : 멀구 다래를 딸라거든 청서듥으루 들구 임자 당신 만낼라거든 후연별단으루 들어요 나 : 못하는 정선아라리 날 하라구 하니 여러분들 대우쩍으로 한 마대만 합니다 가 : 백수야 한산에 심불럭하니 몸으는 다 늙었는데 모발으는 왜 시나 나 : 백발이 오지 마라고 가시성을 쌓더니 가시성은 어두루 가구야 백발만 왔네 가 : 정선으는 덕보가 있어도 구호미는 왜 타나 동면으는 약수가 있는데 사람으는 왜 죽나 나 : 오느네 백발은 손으루도 못 막고 저게 가는 저 청년으는 돈 주구두 못 사네 가 : 오늘 갈런지 내일에 갈런지 정수정망이 없는데 맨두라미 줄봉숭애는 왜 심어 놨나 나 : 여수나 믿었드라믄 천당이나 갈걸 이웃 김서방 믿다가 보니는 임시 낭패났구나 가 : 동지야 슫달에 쌓였던 맘은 오늘날 저녁에 톡 털어 놨구나 나 : 삼베질쌈을 못 한다고 날 가라믄 가지요 아사 양궐련 막걸리 안 먹구 나는 못 살겠구나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고양리 하신들 한광선(1928년생) · 박옥녀(1933년생), 『한국민요대전: 강원도민요해설집』)
자진 아라리의 가창 방식은 메기고 받는 선후창 방식이며, 주로 모를 심거나 밭을 맬 때 부르기 때문에 한 옥타브 이내에서 노래가 불린다. 관련 자료는 아래와 같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넝겨주게 / 한치 뒷산에 곤두레 딱주기 나지메맛만 같더면 / 고곳만 뜯어먹어도 봄 한철은 살겠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우리가 살면은 한오야백년 살겠소 남듣기야 싫은 소리를 하지 말고 삽시다……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장열1리 남봉옥, 『강원의 민요Ⅰ』)
엮음 아라리는 앞부분에서 긴 가사를 촘촘히 엮어 부르고, 후반부의 선율은 긴 아라리와 동일하다. 관련 자료는 아래와 같다.
우리집에 서방님은 잘났던지 못났던지 얽어매고 찍어매고 장치다리 곰배팔에 네가지나무 지게에다 엽전석냥 걸머지고 강릉삼척에 소금사러 가셨는데 백복령 굽이굽이 부디 잘 다녀오세요 사글치기 강냉이쌀에 삼모잽이 메물쌀은 이골치기 적두팥은 주먹겉은 통로구에 오골박작 끓는데 임자야 당신은 어디를 가실라구 버선신발 하셔요 (강원도 정선군 남면 유평2리 박봉옥, 『강원의 민요Ⅰ』)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전문 소리꾼들이 정선의 엮음 아라리를 세련되게 가다듬어 통속민요 정선아리랑을 만들었다. 그러므로 정선아리랑에는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부르는 통속민요와 향토민요가 있는 셈이다. 기존 노래와 구분하기 위해 통속민요 정선아리랑을 경기제 정선 엮음아리랑 또는 서울제 정선아리랑으로 부르기도 한다.
강원도 금강산 일만 이천봉 팔만구암자 유점사 법당 뒤에 칠성단 도도뫃고 팔자에 없는 아들딸 낳아 달라고 석 달 열흘 노구에 정성을 말고 타관객리 외로이 난 사람 괄세를 마라 아리랑 아리랑 아리리요, 아리랑 고갤 나를 넘겨주오
정선 읍내 물 나들이 허풍선이 궁글대는 주야장천 물거품을 안고 비빙글 배뱅글 도는데, 이 임은 어딜 가고서 날 안고 돌 줄 왜 몰라 아리랑 아리랑 아리리요, 아리랑 고갤 나를 넘겨주오
임자 당신 나 싫다고 울치고 담치고 배추김치 소금 치고 열무김치 초 치고 칼로 물 벤듯이 그냥 싹 돌아서더니, 이천 팔십 리 다 못가서 왜 또 날 찾아왔나 아리랑 아리랑 아리리요, 아리랑 고갤 나를 넘겨주오.
네 칠자나 내 팔자나 고대광실 높은 집에 화문 등요 보료 원앙금침 잣배게 훨훨 벗고 잠자기는 오초에도 영글었으니 오다가다 석침단금할까 아리랑 아리랑 아리리요, 아리랑 고갤 나를 넘겨주오
산적적 월황혼에 임 생각에 사무치어 전전반측 잠못일제 창 밖에 저 두견은 피나게 슬피 울고 무심한 저 구름은 달빛조차 가렸으니 산란한 이내 심사 어이 풀어 볼까 아리랑 아리랑 아리리요, 아리랑 고갤 나를 넘겨주오 (『한국가창대계』)
강원도 정선 지역에서 불리는 향토민요 정선아리랑은 긴 아라리 · 자진 아라리 · 엮음 아라리가 모두 불리지만, 경기 명창들이 부르는 통속민요 정선아리랑은 엮음 아라리만 부른다. 또한 향토민요에서는 엮음 아라리 후반부를 3소박 3박자의 규칙적인 박자로 부르지만, 경기 명창들이 부르는 정선아리랑은 부분적으로 특정한 음을 길게 늘이기도 하고, 박자의 들고나는 것이 자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