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풀이

구비문학
개념
달 이름의 첫 글자를 따서 엮어 나가는 유희요.
내용 요약

달풀이는 달 이름의 첫 글자를 따서 엮어 나가는 유희요이다. 사설 구성에 따라 계절의 변화에 따른 부모에 대한 자식의 도리, 임을 그리워하는 청상과부의 마음, 각 달에 따른 여러 가지 액막이, 떡이나 범벅과 같은 음식, 그리고 각 달에 따른 화투 그림을 노래한 자료로 나눌 수 있다.

정의
달 이름의 첫 글자를 따서 엮어 나가는 유희요.
달풀이의 내용

달풀이는 12개월의 달[月]을 차례대로 풀이하며 진행된다. 각 달에 따른 내용은 계절의 변화에 따른 부모에 대한 자식의 도리, 임을 그리워하는 청상과부(靑孀寡婦)의 마음, 액막이, 떡이나 범벅과 같은 음식, 화투 그림 등이다.

달풀이의 개별적 특징

1번째로 명절이 돌아올 때마다 임을 그리워하는 청상과부의 마음을 노래한 형태는 아래와 같다.

정월(正月)이라 대보름날은 주4가자는 명절인데 / 청춘남녀 짝을 지어 양양삼삼이 다니건만 / 우런 님은 어디를 갔게 답교 가자는 말이 없노 / 이월이라 한식일은 주5에 넋이로다 / 주6을 찾어가서 무덤을 안고 통곡하니 무정하고도 야속한 님이 왔느냐 소리도 없고나야 / 삼월이라 삼짓날은 제비도 옛집으로 돌아오고 / 기홍덕에 창공 아래 기러기도 제 집으로 돌아오건만 / 우런 님은 어디를 갔게 집 찾아올 줄을 모르는고 …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가지리 강수애(1929년생), 『한국민요대전: 경남민요해설집』)

위 인용문에서는 달이 뜬 풍경과 청상과부의 자탄(自嘆)이 월령체(月令體) 형식으로 노래되었다. 화자(話者)의 독백, 각 달에 따른 소재는 작중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 매달에 드는 명절로써 액을 막아내는 형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액을 막자 액을 막자 / 정월에 드는 액은 이월로 막아내고 / 이월에 드는 액은 삼월 주11에 막아내고 / 삼월에 드는 액 사월 팔일 막아내고 / 사월에 드는 액은 오월 단오(端午)에 막아내고 / … 동짓달에 드는 액은 정월 섣달그믐날 / 주15로 막아내세 어찌 아니가 좋을소냐 / 섬겨드리자 고사로다 고설 고설(전라북도 순창군 팔덕면 월곡리 권상규, 『한국민요대전: 전북민요해설집』)

위 인용문의 중심 내용은 각 달에 든 액을 그 다음 달의 명절로 막는 것이다. 동지(冬至)에 든 액까지 모두 막아낸 결과, 태평한 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화자는 “어찌 아니가 좋을소냐”로 노래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3번째로 「화투뒤풀이」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정월이라 속속들이 사린 정을/ 이월메조에 맺어 놓고/ 삼월사구라 산란한 마음/ 사월흑파리 흩어진다/ 오월난초 모든 나비/ 유월목단에 춤을 추네/ 칠월홍돼지 걸어놓고/ 팔월팔공단 유람을 갈까/ 구시월 시단중에 낙엽만 날려도 님의 생각/ 동지섣달 긴긴밤에 님의생각이 절로나네/ 시들새들 봄배추는 찬 이슬 오기만 기다리고/ 옥에 갇힌 춘향이는 이 도령 오기만 기다린다(충청북도 진천군 광혜원면 실원리 현병욱, 『충북민요집』)

위 인용문은 각 달에 해당하는 화투 그림과 그에 따른 사설이 하나의 단위로 진행되었다. 정월부터 4월까지는 외롭고 어수선하며 뒤숭숭한 마음을, 5월부터 8월까지는 서경적 정취(情趣), 9월부터 동지까지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였다. 노래 후반부 사설을 통해 이 노래의 화자는 기약 없이 임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음식 관련 달풀이 자료이다.

… 이월이라 씨레기범벅/ 삼월이라 쑥범벅/ 사월이라 느티범벅/ 오월에는 보리범벅/ 유월에는 밀범벅/ 칠월에라 수수범벅/ 팔월에는 꿈범벅/ 구월에는 귀리범벅/ 시월에라 무시루범벅/ 동짓달에 동지범벅/ 섣달이라 흰떡범벅/ 정월이라 달떡범벅 …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비암리 한원교, 『양주군지』)

음식 관련 달풀이는 위 인용문처럼 주로 범벅을 노래하였다. 계절에 따라 범벅에 들어가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달풀이 형식으로 계절에 알맞은 범벅을 노래한다. 이 노래에는 정월부터 섣달까지 달마다 먹는 범벅을 열거하고 있어, 「범벅타령」으로도 불린다.

참고문헌

단행본

박경수, 『한국민요의 유형과 성격』(국학자료원, 1998)
김승찬 외, 『부산민요집성』(세종출판사, 2002)
국립문화재연구소, 『경기민요』(민속원, 2008)
주석
주1

젊어서 남편을 잃고 홀로된 여자. 우리말샘

주2

음력으로 한 해의 첫째 달. 우리말샘

주3

음력 정월 보름날을 명절로 이르는 말. 새벽에 귀밝이술을 마시고 부럼을 깨물며 약밥, 오곡밥 따위를 먹는다. 우리말샘

주4

정월 보름날 밤에 다리를 밟는 풍속. 이날 다리를 밟으면 일 년간 다릿병을 앓지 아니하며, 열두 다리를 건너면 일 년 열두 달 동안의 액을 면한다고 한다. 우리말샘

주5

중국 춘추 시대의 은인(隱人)(?~?). 진(晉)나라 문공(文公)이 공자(公子)일 때 19년 동안 함께 망명 생활을 하며 고생하였으나, 문공이 귀국하여 왕이 된 후 자신을 멀리하자 면산(緜山)에 들어가 숨어 살았다. 문공이 잘못을 뉘우치고 자추가 나오도록 하기 위하여 그 산에 불을 질렀으나, 나오지 않고 타 죽었다고 한다. 우리말샘

주6

무덤이 많은 곳이나 사람이 죽어서 묻히는 곳을 이르는 말. 중국의 베이망산에 무덤이 많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우리말샘

주10

모질고 사나운 운수. 우리말샘

주11

음력 삼월 초사흗날. 우리말샘

주12

음력으로 열한 번째 달. 우리말샘

주15

‘떡시루’의 방언 우리말샘

주16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 우리말샘

주17

동짓달과 섣달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21

보릿가루로 쑨 범벅. 우리말샘

주22

밀가루에 소금을 치고 청둥호박이나 청대콩을 섞어 찐 범벅. 우리말샘

주23

음력으로 한 해의 맨 끝 달.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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