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온양(溫陽). 자는 군경(君敬), 호는 고옥(古玉). 아버지는 좌의정 정순붕(鄭順朋)이다.
아버지가 이기(李芑)·윤원형(尹元衡) 등에게 아부하여 세인으로부터 원흉의 한 사람으로 지목받았는데,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윤임(尹任)·유관(柳灌)·유인숙(柳仁淑) 등을 죽인 뒤 유관의 재산을 몰수하고 그 가족을 노비로 삼았다.
평소 학문에 정진하던 그는 선조 때 벼슬이 이조좌랑에 이르렀으나 아버지의 과거 전력이 세인의 지탄을 받게 되자 술로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평소 시를 즐겨 주선(酒仙)의 칭을 얻기도 하였고, 특히 서예에 뛰어나 초서와 예서를 잘 썼다.
포천현감을 지낸 형 정렴(鄭𥖝)과 함께 의술에 뛰어나서 1596년(선조 28)에는 『동의보감』 편찬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벼슬은 사평(司平)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