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김씨. 호는 침명(枕溟). 전라남도 고흥 출신. 아버지는 이혁(以爀)이며, 어머니는 맹씨(孟氏)이다. 어려서부터 천성이 영특하여 출가하기를 원하였다.
16세에 부처가 성을 넘어 출가한 고사를 기억하고, 곧 인근의 팔영산(八影山) 선계암(仙界庵)으로 가서 권민(權敏)을 은사로 하여 삭발하였다. 춘파(春坡)에게 구족계(具足戒)를 받았고, 긍선(亘璇)에게 선과 참법(懺法)을 배운 다음 혁원(奕謜)의 법을 이었다.
그 뒤 여러 강원을 다니면서 내외의 전적을 배워 이에 박통하였으며, 강석을 열어 배우러 오는 사람은 누구든 거절하지 않고 가르쳤다. 때로는 동리산(桐裏山) 태안사(泰安寺)에 머무르기도 하고, 때로는 조계산 송광사로 내왕하면서 20년 동안 학인을 지도하였다.
만년에는 선암사(仙庵寺) 대승암(大乘庵)에 머무르면서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하였다. 법을 이은 제자로는 보운(普運), 기준(箕準), 화산(華山), 오선(晤善), 영암(影巖), 상흔(尙欣), 만암(萬巖), 대순(大淳) 등이며, 세수 75세, 법랍 61세로 입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