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남양(南陽). 자는 구언(九言), 호는 호은(壺隱)·호곡(壺谷). 관찰사 홍처윤(洪處尹)의 아들이다.
1682년(숙종 8) 문과에 급제하였고, 벼슬은 승지·충청도관찰사·대사간·예조참의·경기도관찰사·도승지 등을 역임하였다. 1695년 동지사행(冬至使行)의 부사로 중국에 다녀왔다.
매화·대나무·포도를 잘 그렸는데, 특히 포도가 뛰어났으며 글씨는 전서(篆書)를 잘 썼다. 그의 포도그림은 대개 나뭇가지가 위에서 아래로 둥그스름하게 휘어져내린 도수식 구도(倒垂式構圖)로 농담묵(濃淡墨)을 써 잎과 열매를 그리는 화법으로 그렸는데 입체감과 변화감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유작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묵매도(墨梅圖)」(1704)와 「묵포도도(墨葡萄圖)」, 간송미술관 소장의 「포도도」 등이 전한다. 그 중 「묵매도」는 횡관식(橫貫式)과 S자식 구도를 혼용하면서 다절노간(多節老幹)과 인준한지(鱗皴寒枝)를 비백법(飛白法)으로 힘차게 묘사하고 있다.
「묵포도도」는 도수식 구도에 포도알과 잎을 농담묵으로 무성하고 번잡하게 그렸다. 이러한 「묵포도도」의 전통은 조선 후기 최석환(崔奭煥) 등에게로 계승되었다. 문집으로 『호은집(壺隱集)』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