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옆에서 ( 옆에서)

현대문학
작품
1947년 11월 9일, 서정주(徐廷柱)가 『경향신문』에 발표한 시.
작품/문학
발표 연도
1947
작가
서정주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국화(菊花) 옆에서」는 서정주가 1947년 11월 9일자 『경향신문』에 발표한 시이다. ‘국화꽃’이 활짝 피어나기까지 그것이 겪게 되는 뼈저린 고통과 시련, 힘겨운 인고와 성숙의 문제를 봄·여름·가을의 계절적 환경과 사건에 기대어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시는 ‘국화꽃’과 ‘내 누님’을 동일시함으로써 동양적 서정과 보편적 생명, 존재의 영원함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음영 짙게 자아냄으로써 고도의 인간미를 향한 ‘국화’의 상징성 확장에 성공하고 있다.

정의
1947년 11월 9일, 서정주(徐廷柱)가 『경향신문』에 발표한 시.
구성 및 형식

「국화(菊花) 옆에서」는 4연 13행의 자유시로 서정주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1947년 11월 9일자 『경향신문』에 처음 발표되었으며, 1956년 11월 정음사에서 발행된 제3시집 『서정주시선(徐廷柱詩選)』에 실렸다. ‘국화꽃’이 활짝 피어나기까지 겪게 되는 뼈저린 고통과 시련, 힘겨운 인고와 성숙의 문제를 봄 · 여름 · 가을의 계절적 환경과 사건에 기대어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내용

서정주는 ‘국화꽃’이 지닌 아름다움이나 ‘오상고절(傲霜孤節)’에 담긴 선비의 절개만을 주목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화꽃’이 피어날 때까지 겪을 수밖에 없는 여러 수난과 고통, 인고의 면면에 초점을 맞췄다. 봄의 ‘솥작새’, 여름의 ‘천둥’과 ‘먹구름’, 가을의 ‘무서리’는 ‘국화꽃’의 피어남을 방해하는 자연 사물로, 이것들은 인간 존재가 일상 현실 속에서 마주치는 숱한 장애와 상처를 초래하는 부정적 사태를 뜻한다.

그러나 시인은 이 부정적 사건과 경험을 긍정적이며 성숙한 존재가 탄생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역전시킨다. 이 반전을 통해 그것들은 오히려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연적 요소로 새로이 가치화된다. 시인은 완성된 존재의 한 모습을 젊은 날 세상의 풍파에 시달리다 이제는 돌아와 스스로를 돌아보는 ‘내 누님’의 모습 속에서 발견한다. ‘내 누님’과 ‘국화꽃’의 동일화는 존재의 미(美)나 완성이 어떤 진리나 가치를 찾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부정적 요소들을 넘어설 때 더욱 단단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로부터 ‘누님’만이 ‘국화꽃’의 비유적 형상이 아니며, 존재의 완성을 향해, 또 강인한 생명력을 확보하기 위해 나아가는 모든 인간과 생명체도 거기 해당된다는 해석이 도출된다.

서정주는 「자화상(自畵像)」(1939)에서 몇 방울의 피가 섞여 있는 “시의 이슬”을 향해 “병든 숫개”처럼 헐떡거리며 걸어왔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이를 떠올리면, 거울 앞에 선 ‘내 누님’은 떠돌이의 삶을 자처하다가 “시의 이슬”을 드디어 만나게 된 시인 자신의 또 다른 모습임을 확인하게 된다. 여기서 간밤의 ‘무서리’를 견디고 “노오란 꽃잎”을 피워낸 ‘국화꽃’이 붉은 피가 섞인 “시의 이슬”에 대한 미학적 변신물인 까닭이 드러난다. 이 때문에 「국화 옆에서」는 젊은 날 추구하던 “시의 이슬”을 성숙한 ‘내 누님’, 곧 ‘국화꽃’으로 다시 그려냄으로써 삶의 안정성과 생명의 신비감, 존재의 영원함을 동시에 각성하게 된 희열을 담담하게 표출한 상징적 작품으로 충분히 읽히게 된다.

의의 및 평가

이 시는 자연 상태의 ‘국화’의 꽃핌을 넘어 존재의 완성을 추구하는 모든 인간과 생명체의 인고와 희열을 집중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그것의 상징적 모습을 거울 앞에 선 “내 누님”에 비유함으로써 단순히 동양적 서정의 표출에 그치지 않았다. 「국화(菊花) 옆에서」는 보편적 생명과 그것의 영원함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음영 짙게 자아냄으로써 고도의 인간미를 향한 ‘국화’의 상징성 확장에 성공했다는 문학사적 의의를 갖게 되었다.

참고문헌

원전

미당 서정주 전집 간행 위원회 편, 『미당 서정주 전집-시』 1 (은행나무, 2015)
서정주, 『서정주 전집-미당 시전집 1』 1 (민음사, 1994)

단행본

동국문학회 편, 『서정주연구』 (동화출판공사, 1975)
윤재웅, 『미당 서정주』 (태학사, 1998)
조연현 외 편, 『미당연구』 (민음사, 1994)
최현식, 『서정주 시의 근대와 반근대』 (소명출판, 2003)

논문

김우창, 「한국시와 형이상」 (『궁핍한 시대의 시인』, 민음사, 1977)
김익균, 「서정주의 신라정신과 남한 문학장」 (동국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3)
김흥년, 「국화꽃의 이미지 연구-미당의 「국화(菊花) 옆에서」를 중심으로」 (『인문논총』 30, 경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012)
이선영, 「서정주 국화 옆에서」 (『월간문학』, 1970.6.)
최원범, 「김소월과 서정주 시에 나타난 꽃의 의미-「진달래 꽃」과 「菊花옆에서」를 중심으로」 (『한어문교육』 18, 한국언문학교육학회, 2007)
관련 미디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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