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사회」는 현진건이 『개벽』에 발표한 단편소설이다. 소설에서 남편은 새벽이 되어서야 취해서 돌아온다. 아내의 누가 술을 권했느냐는 말에 남편은 사회가 그랬다고 주장한다. 「술 권하는 사회」는 마치 「빈처」의 남편이 사회로 나와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이려 하며 겪는 좌절을 다룬 것 같다. 현진건의 초기 소설로, 1인칭 소설일 뿐 아니라 주인공의 행적도 많은 부분 작가의 그것과 겹쳐진다. 하지만 소설이 작가의 체험 즉 현실로 환치될 경우 더 진전된 논의가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점 역시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소설은 밤 1시가 넘었는데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대목으로 시작된다. 부부는 결혼한 지 7∼8년이 되었지만 같이 있어본 날은 1년도 채 못 된다. 아내는 일본 동경에 유학을 간 남편이 그리웠지만 돌아오면 무엇이든 다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텨왔다. 그러나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남편은 날마다 한숨만 쉬고 몸은 자꾸 쇠약해진다. 요즘 들어서는 더욱 발전하여 밤늦게 고주망태가 되어 돌아오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남편은 새벽 2시가 넘어서야 몸도 가누지 못할 만큼 취해 돌아온다. 아내가 “누가 술을 이처럼 권하였노?”하고 혼잣말을 하자 남편은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했다오!”라고 강변한다.
아내는 사회가 술을 권하였다는 남편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남편을 원망하며 “술 아니 먹는다고 흉장이 막혀요?”라고 할 뿐이다. 남편은 “아아, 답답해!”를 연발하며 붙드는 아내마저 뿌리치고 또 다시 밖으로 나간다. 아내는 멀어져가는 발자국 소리에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하고 절망을 되씹는다.
「술 권하는 사회」는 1921년 1월 현진건이 『개벽』에 발표한 「빈처」에 이어지는 소설이다. 「빈처」에서 작가는 가난한 예술가 K와 그의 아내가 겪는 생활의 어려움을 그린 바 있다. 남편과 아내는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지만, 소설은 남편이 아내의 물질에 대한 본능적 욕구를 이해하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술 권하는 사회」는 마치 「빈처」의 남편이 사회로 나와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이려는 데서 겪는 좌절을 다루고 있는 듯하다. 왜 매일 술을 마시느냐는 아내의 원망에 남편은 자신이 술 마시는 이유를 되지 못한 명예 싸움, 쓸데없는 지위 다툼에 몰두하는 조선인이 조직한 사회 탓이라 설명한다. 이렇듯 「술 권하는 사회」는 「빈처」와 함께 1920년대 전반 작가가 처한 예술과 현실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술 권하는 사회」는 작중 인물이 작가와 신원이나 행적에서 많은 부분 겹쳐진다는 데서 작가의 체험을 그린 소설로 평가된다. 하지만 평가가 체험을 다루었다는 데로 귀결될 때 소설은 사실로 환치되며, 그럴 경우 논의가 더 이상 진전되기 힘들다는 점 역시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