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봉전환기 ()

십이봉전환기
십이봉전환기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이칭
이칭
십이봉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개설

국문필사본. 중국에서 유실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청나라 초기 소설 『십이봉(十二峯)』 20회를 번안한 작품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4권 4책이 유일본이다.

윤덕희(尹德熙)의 『자학세월(字學歲月)』과 「소설경람자(小說經覽者)」에 서목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조선에는 18세기 중엽 이전에 전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내용

옥황상제는 무산에 있는 십이 봉을 십이 선녀로 하여금 다스리게 한다.

천상의 영허진군과 문창성은 옥황상제에게 죄를 짓고는 인세(人世)에 내려와 초나라 양왕과 그의 신하 송욱이 된다. 초양왕은 무산 아래 양대에서 선녀들을 만나는 꿈을 꾸고는 선녀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해 송욱으로 하여금 시를 지어 칭송하게 하고, 화공에게는 열두 선녀의 영정을 그리게 한다.

초양왕은 선녀를 잊지 못하여 병이 들어 죽어 다시 천상으로 돌아온다. 세인들이 십이 선녀를 글로 지어 희롱하니 십이 선녀는 옥황상제에게 이를 영허의 죄라 고한다. 옥황상제는 영허를 다시 지상으로 내려 보내고 십이 선녀 또한 한 마음으로 영허를 섬기기를 원한 죄로 역시 지상으로 내려 보내, 이들을 부부로 살게 점지한다.

영허는 명나라 명신 임일준의 아들 정옥으로 태어난다. 금릉에 사는 호부상서 백공과 그의 벗 십일 인은 모두 한 날 한 시에 여자아이를 낳는다. 십이 공은 십이 소저를 취운루에 머무르게 하여 함께 생활하게 한다. 임 공자와 십이 소저는 우연히 각자 지은 시를 보게 되고, 서로 사모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임 상서가 갑자기 병이 들어 세상을 떠나고 가세가 기울자 임 공자는 당숙 임 시랑에게 어머니를 부탁하고 견문을 넓히려 길을 떠난다.

한편, 십이 소저는 의형제를 맺고 함께 한 사람을 섬기기로 맹세한다. 이 때 도적이 금릉에 이르니 백 상서만 남고 모두 흩어져 피난을 간다.

백 상서는 병부상서를 제수 받고 금릉을 방어하는데, 도적이 성 안에까지 이른다. 백 소저와 부인은 우물에 피신하여 목숨을 연명한다. 백 상서가 도적을 물리치고 이들을 구해낸다. 유공과 주공이 피신하여 계산 아래 살고 있는데, 도적이 침입하여 유 소저와 주 소저를 끌고 간다.

두 소저는 죽음을 무릅쓰고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지지만, 다행히 낙엽이 쌓여 있어 목숨을 부지한다. 마침 임 공자가 이곳을 지나다가 두 소저를 만나 구출하고 그들의 부모와 상면시킨다. 이들은 서로 혼인 의사가 있었으나 후일을 기약하고 헤어진다.

황제가 새로 미희를 간택하고자 태감을 보낸다. 태감은 세 소저의 아름다움을 보고 궁궐로 데리고 간다. 세 소저는 도중에 강물에 투신하나 용왕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냉 도사의 여아도 간택에 뽑혀 궁중으로 들어가지만 병을 핑계하고 거짓으로 죽은 체하여 집으로 돌아온다.

조 소저와 원 소저는 아버지가 벼슬을 제수 받고 상경한 사이에, 어머니가 강 어사의 두 아들과 정혼시키려 하자 집을 나온다. 이들은 우연히 온정암에 이르러 그곳에 머물던 냉 소저를 만난다. 임 공자가 산수를 구경하던 중 날이 저물어 온정암을 찾아든다. 임 공자가 갑자기 병이 들어 위중해지자 세 소저가 그를 간병하여 구해준다.

임 공자는 사례하고 다시 길을 떠나 금릉으로 간다. 한편 서 소저와 사 소저는 도적을 만나 끌려가다가 백 상서에게 구출된다. 황·안·방 세 소저가 백 상서를 찾아오니 일곱 사람이 상봉한다. 냉 도사가 백공을 찾아와 다섯 사람의 소식을 알려주니 열두 명이 모두 취운루에 다시 모인다.

임 공자가 백 상서를 찾아오니, 십이 공은 모두 그를 사위로 삼는 데 동의하고, 십이 소저 또한 임 공자를 섬기고자 한다. 그러나 임 공자가 아직 유생이라 과거에 급제한 뒤 성혼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임 공자는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급제하고 한림시주에 봉해진다.

도적 유삼오 등이 다시 기병하니, 임정옥은 대원수를 제수 받고 도적을 대패시킨다. 임 원수는 병부상서 겸 태학사를 제수 받고 금릉으로 가 십이 소저와 성혼한다. 천자는 십이 부인을 국부인으로 봉하고 다시 임정옥을 초왕으로 봉한다. 초왕과 십이 후(后)는 무산 열두 봉을 찾아가 노닌다.

이때 도적이 일어나 도성을 함몰하니 천자가 불에 몸을 던져 죽는다. 이 소식을 들은 초왕은 자신의 불충(不忠)을 탄식하고 십이 부인과 함께 자결하여 천상으로 돌아온다. 명나라가 망하고 호왕이 천자가 되니 임태사 자손들은 북호에 충성하지 않고 외국으로 가버린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구운몽(九雲夢)』과 유사한 점이 많다. 첫째, 남자주인공이 열 두 명의 여주인공과 가연을 맺는 과정이 이 작품의 주된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둘째, 공간적 배경이 천상에서 시작하여 지상을 거쳐 다시 천상으로 돌아오는 원형구조를 이루고 있다. 다른 적강소설에 비해 천상세계가 상당히 자세하게 그려지고 있으나, 역시 중심은 지상세계에 두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지상세계에서의 남녀 사이의 애정 실현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로, 남주인공은 다른 영웅소설의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국가를 위기에서 건지는 영웅으로 묘사되어 있고, 전투 장면도 비교적 상세히 그려져 있다.

그러나 남녀주인공의 가연과정이 『구운몽』만큼 극적으로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지 않다. 종교적 사상 또한 투영되어 있지 않다. 또 『구운몽』과 다른 점은 천상에서의 죄를 속죄하기 위한 보상으로 남주인공보다 여주인공들의 고난이 훨씬 더 심도 있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임정옥은 궁핍한 생활을 잠깐 겪지만, 열두 명의 소저는 생사를 오가는 고난을 겪는다. 이 때 위기 해소는 대체로 사실적·현실적인 방법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들이 자결로 생을 끝마치는 것은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비극적인 결말이다. 이러한 결말은 명의 멸망과 청의 등장에 따른 것으로, 당시 사람들의 배청의식을 적절히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십이봉뎐환긔』(박재연, 선문대학교 중한번역문헌연구소,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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