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페란토 (Esperanto)

언어·문자
개념
1887년 폴란드의 안과 의사 자멘호프가 창안해 발표한 국제공용어. 국제공용어.
내용 요약

에스페란토는 1887년 폴란드의 안과 의사 자멘호프가 창안해 발표한 국제 공용어이다. 만인 평등과 세계 평화를 추구하는 운동의 일환으로 고안된 인공어이다. 이 언어는 예외와 불규칙이 없는 문법과 알기 쉬운 어휘를 기초로 하였으며 4개의 모음과 24개의 자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멘호프는 1민족 2언어주의에 입각하여 같은 민족끼리는 모국어를, 다른 민족과는 에스페란토의 사용을 주창하였다. ‘Esperanto’는 자멘호프의 필명으로 ‘희망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 언어는 1920년 김억에 의해 YMCA 공개 강습회에서 최초로 우리나라에 보급되었다.

정의
1887년 폴란드의 안과 의사 자멘호프가 창안해 발표한 국제공용어. 국제공용어.
개설

1민족 2언어주의에 입각하여 같은 민족끼리는 모국어를, 다른 민족과는 에스페란토의 사용을 주창(主唱)하면서 이를 통하여 만인 평등과 세계 평화를 추구하는 운동의 일환으로 고안된 인공어이다.

자멘호프의 출생지인 폴란드의 비알리스토크는 당시 러시아 제국의 영토였으며, 독일과의 분쟁 중에 있었다. 유태인인 자멘호프는 유태인·폴란드인·독일인·러시아인들이 모여 사는 자신의 고향에서 싸움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보며 자랐다. 그는 민족간의 불화와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이 서로 다른 언어사용으로 인한 의사의 불소통 때문이라 생각하고, 모든 사람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국제 공통어를 고안하게 되었다.

유럽의 여러 언어에 능통하였던 그는, 그들 언어의 공통점과 장점만을 모아 예외와 불규칙이 없는 문법과 알기 쉬운 어휘를 기초로 한 『국제어(Internacia Lingvo)』를 1887년에 바르샤바에서 발표하였다. ‘Esperanto(에스페란토)’는 그때 사용하였던 자멘호프의 필명으로 ‘희망하는 사람’의 뜻이며 나중에 이 언어의 이름이 되었다.

자멘호프는 1905년 『에스페란토의 기초(Fundamento de Esperanto)』를 발간하여 언어의 기본 구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많은 예문과 문학 작품을 수록하여 사용자들의 모범이 되도록 하였다.

에스페란토 반포를 전후하여 주로 유럽에서 볼라퓌크(Volapuk) 등을 비롯한 수많은 인공(人工) 국제어가 발표되었으나 모두 실패하고, 현재 사용되는 것은 에스페란토뿐이다.

연원 및 변천

우리나라에 에스페란토가 보급된 것은 1920년 김억(金億)에 의해 YMCA에서 공개 강습회가 개최된 것이 시초로서, 이 강습회의 강습생들을 중심으로 같은 해 조선에스페란토협회가 창립되었고, 김억과 함께 신봉조(辛奉祚)·홍명희(洪命熹)·백남규(白南奎) 등이 초기에 많은 활약을 하였다.

김억은 1920년 발간된 『폐허(廢墟)』지의 창간호에 『La Ruino(폐허)』라는 에스페란토 창작 시를 발표하였고, 1922년 『개벽(開闢)』지에 『에쓰페란토 자습실』을 발표하는 등 자신의 문학 활동과 에스페란토 보급 활동을 연결하고자 노력하였다.

1923년 최초의 강습서인 『강습용 에쓰페란토 독본』이 신봉조에 의하여 발간되었으며, 1924년에는 조선 일보에 115회에 걸쳐 에스페란토 강습란이 연재되었고, 같은 해 동아일보에는 매주 1회씩 47회에 걸쳐 에스페란토 고정란이 게재되는 등 활발한 대중 보급 활동이 전개되었다.

특히, 김억은 1930년대 중반까지 김동인의 『감자』를 비롯한 단편소설을 번역하였고, 『동아일보』와 『삼천리(三千里)』지 등에 많은 논문을 게재하였다. 1937년 홍형의(洪亨義)에 의해 순(純)에스페란토 잡지인 『Korea Esperantisto(코리아 에스페란티스토)』가 창간되었으나, 일제의 탄압에 의해 곧 폐간되었다.

나비 학자인 석주명(石宙明)은 전공 논문의 내용 또는 요약을 에스페란토로 발표하여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1947년에 『국제어 에스페란토 교과서』를 출간하였다.

1950년 6·25전쟁 이후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부산의 이재현(李在賢), 대구의 최해청(崔海淸), 홍형의, 서병택(徐丙澤), 그리고 서울의 최봉렬(崔鳳烈) 등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여 오던 활동은 1975년 한국에스페란토협회(Korea Esperanto-Asocio)가 서울에서 창립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고, 이후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과 일반인을 위한 보급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1976년 한무협(韓武協)에 의해 창간된 홍보지 『La Espero el Koreio(한국의 희망)』는 1994년 폐간될 때까지 123호가 발행되었으며, 이를 통하여 『메밀꽃 필 무렵』, 『백치 아다다』, 『발가락이 닮았다』, 『제3 인간형』, 『타인의 방』 등이 에스페란토로 번역 발표되었다.

이재현에 의해 1969년에 『에스페란토-국어 사전』이, 1982년에는 『국어-에스페란토 사전』이 발간되었다. 장충식(張忠植)은 1985년에 에스페란토를 단국대학교의 정규교과목으로 채택하고, 1986년에는 부설에스페란토연구소를 설립하여 에스페란토의 학문적 연구 수준을 제고(提高)하였다.

1994년 제79차 세계대회가 1,7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에서 성공리에 개최되었으며 이로 인해 한국에스페란토 운동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높아졌다.

1995년에는 이종영(李種永)이 세계에스페란토협회의 회장에 취임하여 유엔과 유럽연합 등 국제기구에 의한 공식(公式) 언어로서의 채택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내용

에스페란토의 문자는 모두 28개로 a, e, i, o, u의 모음과 b, c, ĉ, d, f, g, ĝ, h, ĥ, j, ĵ, k, l, m, n, p, r, s, ŝ, t, ŭ, v, z의 자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자 1음(一字一音)의 원칙에 따라 모든 문자는 하나의 소리를 내고, 또한 소리 나지 않는 문자도 없으며, 강세(强勢)는 항상 뒤에서 두 번째 모음에 있기 때문에 뜻을 몰라도 사전 없이 문장을 읽을 수 있다.

단어는 주로 인도 유럽어 계통(系統)의 언어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형태를 어간(語幹)으로 하여 누구나 쉽게 그 뜻을 알 수 있게 하였다(예:suno 태양, bela 아름다운).

각 어간에 품사 고유의 어미를 붙여 명사는 -o, 형용사는 -a, 부사는 -e, 동사(원형)는 -i로 끝나고, 시제(時制) 또한 동사의 어간에 과거형은 -is, 현재형은 -as, 미래형은 -os를 붙여 나타낸다(예:amo 사랑, ama 사랑의, ame 사랑으로, ami 사랑하다, amis 사랑하였다, amas 사랑한다, amos 사랑할 것이다).

특정한 의미를 갖는 접두사와 접미어를 사용하여 많은 단어를 파생시켜 사용하므로 단어 암기의 노력이 매우 줄어드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예:patro 아버지, patrino 어머니, bopatro 장인, bopatrino 장모).

복수와 목적격은 명사와 형용사의 어미에 각각 -j와 -n을 붙여 나타낸다(예:Mi legis du interesajn librojn. 나는 두 권의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현황

발표 초기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단편적으로 보급되다가, 1905년 프랑스에서 제1차 세계에스페란토대회(Universala Kongreso de Esperanto)가 개최되었고, 1908년 세계에스페란토협회(Universala Esperanto-Asocio)가 결성되면서 보급 운동이 조직화되기 시작하였다.

세계에스페란토협회의 본부는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 있으며, 1996년에 이미 우리나라(1976년 가입)를 비롯한 58개국의 국가 지부가 가입되어 있다. 2002년에는 가맹국 수가 62개로 늘었고, 가맹국과 비가맹국을 비롯하여 약 120개국에 개인 회원들이 있다. 유엔 산하의 비정부단체의 하나로서 1954년부터 유네스코와 영사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과학·교육·경제·예술·스포츠 등 45개 전문 분과 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 약 2,000명의 대표자(delegito)를 두어 여러 전문 분야의 업무를 관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민박 제도(Pasporta Servo)를 통하여 여행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매년 한 번씩 개최되는 세계 대회에는 수 천명의 에스페란토 사용자가 참가하여 통역 없이 각종 회의를 통하여 의사를 교환하고, 연극·영화·인형극 등을 공연하며, 또한 자유로운 만남을 통하여 우의를 다진다. 중국·바티칸·폴란드·오스트리아·쿠바 등 11개국에서 단파 및 위성 방송을 통하여 매일 수차례씩 에스페란토 국제 방송을 하고 있다.

저작물의 발간도 활발하여 현재 월간잡지 『Monato(모나토)』와 격주간지 『Heroldo(헤롤도)』, 『Eventoj(에벤토이)』, UEA의 기관지인 『ESPERANTO(에스페란토)』 등 100종류 이상의 잡지와 신문이 정기적으로 발행되고 있으며, 인터넷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성경』, 『논어』, 『코란』을 비롯하여 『햄릿』 등 셰익스피어의 희곡, 『죄와 벌』, 『데카메론』, 『파우스트』, 『돈키호테』, 『설국』 등 동서고금의 작품들이 에스페란토로 번역되었을 뿐만 아니라, 원작 소설과 시의 창작 활동도 활발하다. 1999년에는 에스페란토로 되어 있는 시집 『La Liberpoeto』를 한국어로 번역한 『날개없는 새』(김우선, 김여초 역)가 출판되었고, 위에 언급한 작품들 외에 『노인과 바다』, 『반지의 제왕』, 『백년간의 고독』, 『한국 단편소설 전집』 등도 최근 에스페란토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1996년 에스페란토로 된 마이클 잭슨의 앨범 ‘Esperanto(에스페란토)’가 스페인에서 발매되기도 하였으며, 2001년에는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에스페란토로 공연되었다.

1994년 세계대회 이후 2002년에는 제3차 아시아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 바 있으며, 한국에스페란토협회에서는 매년 여름과 겨울에 합숙 강좌를 열어 에스페란토 보급에 힘쓰고 있다.

2017년 7월 제102차 세계에스페란토대회 유치되었고, 2020년 7월 31일 협회 설립 100주년 기념식이 개최되었다.

참고문헌

『한국에스페란토운동사』(김삼수, 숙명여자대학교출판부, 1976)
Jarlibro(세계에스페란토협회연감, Universala Esperanto-Asocio, 1997)
Historio de la Lingvo Esperanto(Privat, Internacia Esperanto-Instituto,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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