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풍경 ()

현대문학
작품
1936년과 1937년, 두 차례에 걸쳐 『조광』에 연재한 뒤 1938년에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박태원(朴泰遠)의 장편소설.
작품/문학
발표 연도
1936년, 1937년
간행 연도
1938년
작가
박태원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천변풍경』은 박태원의 장편소설이다. 1936년 『조광』에 ‘중편소설 천변풍경’으로 처음 연재되었다, 1937년 제목이 ‘장편소설 속(續) 천변풍경’으로 바뀐 채로 연재되어 완결되었다. 주요 인물들의 긍정성을 강화하는 수정을 거쳐 1938년에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출간되었다. 청계천 인근 서민들의 일상적인 삶을 비역사적, 비사회적인 방식으로 재현한다. 주요 인물들의 경우 행복한 삶에 대한 그들의 지향에 초점을 맞춘다. 식민지하의 정치사를 넘어서 지속되는 ‘일상으로서의 역사’ 차원에서 미래를 긍정하는 의의를 갖는다.

정의
1936년과 1937년, 두 차례에 걸쳐 『조광』에 연재한 뒤 1938년에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박태원(朴泰遠)의 장편소설.
구성 및 형식

박태원장편소설 『천변풍경』에는 청계천 인근의 약 1년간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여 서민들이 중심이 되는 총 150여 명에 이르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전체 서사는 금순-하나꼬-기미꼬 인물군과 민 주사-안성집, 그리고 이쁜이, 만돌 어멈, 창수 등의 스토리라인을 근간으로 30명 정도의 중심인물들이 벌이는 일회적이고 개별적인 사건들에 의해 구축된다. 형식적으로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서로 번갈아가며 등장하는 ‘교차적 서사 구성 방식’이 특징적이다.

내용

『천변풍경』의 주요 스토리라인을 담당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내용을 개괄하면 다음과 같다.

금순-하나꼬-기미꼬 인물군의 경우 대단히 긍정적인 면모를 보인다. 카페 여급인 기미꼬가 ‘협기’를 발휘하여 금순을 구해주고 친언니와도 같이 하나꼬를 시종여일하게 위해 주는 것이나, 하나꼬가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느껴 혹독한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의연하게 감내하고자 하는 것, 시집살이의 고통으로 자살까지 생각했던 금순이가 동생을 챙겨주며 행복한 일상을 보내게 되는 것이 핵심이다.

민 주사-안성집 인물군의 이야기에서는, 첩을 두고 노름에 빠져 지내며 부회의원을 꿈꾸는 민 주사의 행태를 통해 중산층의 허영과 허세를 보이고, 그의 돈을 우려내어 전문학교 학생과 육욕을 나누고 미래를 도모하는 안성집의 행태를 통해서는 그악스러운 여인의 생존 전략을 드러낸다.

『천변풍경』은 이쁜이, 만돌 어멈의 스토리를 통해 봉건적인 가족 관계의 희생이 되는 여인들의 수난을 보여 준다.

창수는 『천변풍경』에서 예외적으로 입체적 인물이다. 이 작품음 시골 소년의 순진함을 잃고 서울의 유흥을 즐기면서 보다 쉽게 돈을 벌기를 바라는 창수의 변모를 통해 도시화가 주는 부정적인 측면을 주제 효과에 더한다.

여기에 더해 이 작품은 한약국 집 관련 인물들을 통해 경제적으로뿐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안정된 중산층의 삶과 행복을 보여 줌으로써 천변의 서민들이 겪는 삶의 고단함이나 그 외 중소 상인들이 보이는 향락적인 태도를 대조적으로 강조한다.

특징

『천변풍경』은 당대 서민들의 일상생활에 주목하되 역사성, 사회성을 탈각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방대한 인물군을 보이지만 주의자로서의 지식인도, 식민 지배 세력으로서의 일본인도, 민중을 수탈하는 유산 계급으로서의 부르주아도 없다. 공간 배경을 청계천변으로 한정했지만 공간에 대한 객관적인 서술도 사회 · 경제적인 파악도 거의 없다. 이러한 위에 세 명의 여성 중심인물을 긍정적으로 형상화하고, 서술자의 언어를 통해 주관적이고도 감정적인 판단을 빈번하게 내림으로써, 최재서 이래 이 작품의 특징으로 강조된바 ‘카메라 아이’를 통한 객관적인 세태 묘사와는 거리가 먼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의의 및 평가

『천변풍경』은 인물 구성과 서사 구성 모두 비역사적이고 비사회경제적으로 설정하여, 일상의 시공간 속에서 역사성, 사회성에 구애받지 않는 보통 사람들의 대체로 부정적인 일상 세태를 재현하는 한편 주요 인물들의 행복한 삶에의 지향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중일전쟁으로 치닫는 식민지 치하에서 비역사적, 보편적인 일상으로 채워지는 하나의 사회상(社會像)을 설정하고 그 주인공들에게 긍정적인 시선을 부여하는 것은, 엄혹한 사회 · 경제적 상황이 주는 환멸을 견뎌내고자 하는 하나의 자세에 해당한다.

면면히 이어지는 일상 세태에 주목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보자면, 『천변풍경』은 광풍과도 같은 사건과 사고로 점철되는 정치사를 넘어서 지속되는 ‘일상으로서의 역사’ 차원에서 미래를 긍정하는 것이어서, 부정적인 현실에 대한 문학적 저항으로서의 의미를 띠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서, 『천변풍경』은 정치 · 사회적이거나 역사적인 담론과 거리를 둔 채 일상에 주목하는 모더니즘 소설의 한 가지 특성을 구현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참고문헌

원전

최재서, 「리아리즘의 확대와 심화—『천변풍경』과 『날개』에 관하야—」 (『조선일보』, 1936.10.31.~11.7.)

단행본

박상준, 『한국 근대소설 텍스트의 시학—우연의 문제를 중심으로—』 (소명출판, 2015)

논문

권은, 「천변의 대안적 공동체와 순환적 인물-체계—박태원의 『천변풍경』론—」 (『어문연구』 42, 한국어문교육연구회, 2014)
김근호, 「박태원 소설 〈천변풍경〉의 서사적 재미」 (『현대소설연구』 56, 한국현대소설학회, 2014)
박상준, 「〈천변풍경〉의 개작에 따른 작품 효과의 변화」 (『현대문학의 연구』 45, 한국문학연구학회, 2011)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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