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목활자본. 서문은 없고 권말에 이황(李滉)의 발문이 있다. 감사 오겸(吳謙)이 저자의 외손으로부터 유고를 얻어 간행한 것이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시 272수, 상량문 1편, 그리고 이황의 발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은 15, 16세기 우리나라 한시계(漢詩界)를 대표하는 명작이 상당수 실려 있는데, 그 가운데 「쌍계팔영(雙溪八詠)」은 쌍계사(雙溪寺)의 경치를 두고 지은 시로, 속세에서 벗어나 선유(仙遊)하는듯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그 서(序)에서 최치원이 지내던 곳이라는 말과 함께 당시 연산군의 황음무도가 전국 사찰에 끼친 영향 등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를 더해준다.
오언절구의 「독녀심선(獨女尋仙)」·「용암탁족(龍巖濯足)」 등도 그의 풍부한 시상과 문사(文辭)가 운율에 잘 조화되고 있다.
이황은 그의 시에 대해 평하기를 “절구와 율시가 모두 격에 조화되고 운율에 맞아, 더러는 두보와 같은 절주(節奏)로 기고(奇古)하기도 하고 호건(豪健)하기도 하여, 비린내 나는 속세의 먼지가 하나도 묻어 있지 않다.”고 하였다.
유일한 산문인 「명홍정상량문(冥鴻亭上樑文)」도 그 문체가 유려하고 고사의 인용이 조창(條暢)하여 명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