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언제 누가 지었는지 모르는 채 필사본 또는 목판본으로 전해져 내려왔었다. 그러다가 1939년에 발견된 『빙허각전서(憑虛閣全書)』의 제1부작으로 밝혀졌다. 현재 목판본 1책, 총 29장으로 된 가람문고본과 필사본 2권 1책으로 된 부인필지 1권 1책, 총 68장으로 된 국립중앙도서관본, 필사본 6권으로 된 정양완(鄭良婉) 소장본 등이 전해진다.
『규합총서』는 1809년 기사(己巳) 동짓날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는 저자의 서문에 “이 모두가 양생하는 선무(先務: 먼저 힘써야 할 것)요, 치가(治家: 집안을 다스리는 것)하는 요법이라 진실로 일용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요, 부녀가 마땅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듯이, 일상생활에서 요긴한 생활의 슬기를 적어 모은 것이다.
『규합총서』의 내용은 「주사의(酒食議)」 · 「봉임측(縫紝則)」 · 「산가락(山家樂)」 · 「청낭결(靑囊訣)」 · 「술수략(術數略)」 등으로 나뉘어 기록되어 있다. 「주사의」에는 장담그기, 술빚기, 밥 · 떡 · 과줄 · 반찬만들기가 수록되어 있다. 「봉임측」에는 옷 만드는 법, 물들이는 법, 길쌈, 수놓기, 누에치기 등과 그릇 때우는 법, 불 켜는 등의 모든 잡방이 수록되어 있다. 「산가락」에는 밭을 갈고 가꾸는 법에서부터 말 · 소 · 닭을 기르는 법 등의 농가 생활에 필요한 모든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청낭결」에는 태교 및 아기 기르는 요령과 구급방 · 약물금기 등이 적혀 있다. 「술수략」에는 진택 · 정거(淨居: 거처를 깨끗이 함)하는 법과 부적과 주술로 마귀를 쫓는 일체의 속방이 적혀 있다.
『규합총서』는 내용을 자세하고 분명하게 서술하였을 뿐 아니라, 인용한 책 이름을 각 사항에 작은 글씨로 표기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부가하며 신증이라 하여, 각 항목 끝에는 자신이 직접 실행해본 결과 등을 작은 글씨로 밝혀놓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읽어보고 실행할 수 있게 하였다. 이 책은 필사본으로 전해져오는 조리 종류의 책 중에서 가장 많이 읽혀지는 것이다. 우리의 가정생활에 미친 영향이 자못 컸다.
『규합총서』를 전질의 제1부로 포괄하고 있는 『빙허각전서』는 1939년에 서정만 · 민영규 등에 의해 발견되어 광복 전후에 새롭게 발간할 예정이었다가 6·25전쟁 등의 혼란기를 거치면서 낙질되었다. 1975년에 정양완은 가전되어 온 『규합총서』를 모아 주역본(註譯本)을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