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8.8㎝. 남궁 련(南宮鍊) 소장. 출토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우리나라의 초기 불좌상 형식을 보여 주는 소형의 금동불이다. 두꺼운 도금이 대부분 남아 있는 이 금동불은 선정인(禪定印)을 하고 결가부좌한 자세로서 약간 고개 숙인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신체에 비하여 큼직한 얼굴에는 고졸한 미소가 가득하다.
얼굴은 두 뺨을 팽창시켜 넓적하게 만들었다. 눈은 명상에 잠긴 듯 반쯤 뜬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소발(素髮)의 머리 위에는 복발형(覆鉢形 : 주발을 업어 놓은 것 같은 모습)의 육계(肉髻)가 큼직하게 솟아 있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표현되지 않았다. 상체는 어깨 폭이 좁아져 위축되어 보인다. 그러나 널찍한 하체로 인하여 안정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법의는 통견(通肩)이며, 양어깨에는 겨드랑이 사이로 모여 쐐기형으로 주름 잡힌 옷주름을 좌우대칭으로 표현하였다. 옷깃은 굵직한 띠형으로 도드라지게 표현하였다. 넓게 트인 가슴 사이로 타원형의 승각기(僧脚岐)가 보인다.
결가부좌한 무릎 위에는 오른발이 법의 밖으로 노출되어 있다. 선정인의 두꺼운 손은 왼손을 안으로, 바른손을 바깥으로 하여 손등이 보이도록 마주잡았다. 손가락은 매우 굵고 길다. 대좌를 잃었으나 옷자락은 대좌 밑으로 길게 드리워져 상현좌(裳懸座 : 불상의 옷주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대좌)를 이루었다. 옷단은 장식적인 몇 가닥의 옷주름으로 주름 잡혀 있다.
이와 같이, 고개 숙인 선정인의 불좌상은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 같은 우리 나라 초기 불좌상에서 많이 나타나는 형식이다. 이 불상이 삼국 중 어느 나라 불상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중국의 북위(北魏) 및 동위(東魏)·서위(西魏) 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제작 시기는 6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