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판(駒板)이라고도 한다. 두개의 장방형 나무판을 옆으로 잇대고 머리쪽에 각각 구멍을 뚫어 앞에서 끌 수 있는 끈을 연결한 것으로, 나무판 아래에 산륜(散輪), 즉 둥근 통나무를 가지런히 깔아놓아 이것이 구르면서 나무판 위에 실은 물건을 이동시키도록 되어 있다.
밧줄을 끄는 사람, 뒤에 있는 산륜을 앞에 깔아놓는 사람 등 여러 사람을 필요로 한다. 조선시대에는 석재나 목재 등 크고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데 동차(童車)·발차(發車) 등의 바퀴가 달린 수레나 설마(雪馬)라고 하여 힘으로 끌어당기는 기구가 흔히 사용되었는데, 구판은 수레와 설마의 기능을 절충한 기구라 하겠다.
1796년(정조 20)의 화성(華城) 공사에서는 성벽을 쌓는 석재를 운반하는 기구로 발차 2대, 동차 192대, 설마 9틀 외에 구판 8틀을 이용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