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신활자본. 본래의 서명은 『수록(隨錄)』인데 저자의 호를 앞에 덧붙여 『나암수록』이라 하였다.
원래 불분권(不分卷) 4책으로 저자의 수고본 그대로 현손 박정로(朴庭魯)가 소장해오던 것을 1980년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재정리, 『한국사료총서』 제27호로 간행하였다. 이 때 수고본 4책을 1책으로 합본하고, 난고를 신활자로 새로 조판하였다.
재정리한 요령은 다음과 같다. 먼저 본문 상단에 괘선을 넣고 두주(頭註)를 달았고, 본문에 제목이 없는 것은 새로 제목을 설정하고 일련번호를 넣었다. 원문에 탈자 또는 불분명한 곳은 □로 표시하고, 분명히 틀렸다고 인정되는 글자는 그 옆에 바른 글자를 ( )에 넣어 함께 적었다.
체재는 앞에서와 범례·목차가 있고, 다음에 본문·발문과 신지현(申芝鉉)이 쓴 해설, 박정로의 나암행략(羅巖行略)의 순으로 구성되었다. 본문은 1867년(고종 4)부터 1910년(순종 4)까지 약 40여 년간 조야의 중요한 사건을 연차 순으로 기록하고, 서장(書狀)·소(疏)·통문(通文)·조약·자문(咨文)·시구(詩句) 등을 전재(轉載)하였다.
재정리할 때에 중요한 사건마다 제목을 설정하여 총 281항목이 된다. 중요한 내용으로는 고종의 영립(迎立)으로부터 흥선대원군의 집정, 서원철폐령으로 인한 유림의 반발, 당백전의 사용, 병인양요(1866)·신미양요(1871)의 실상과 대응책, 경복궁 중건을 위해 시행된 원납전·도문출입세(都門出入稅)의 징수, 영남유림의 고질이었던 병호시비(屛虎是非)의 사실, 최익현(崔益鉉) 등의 흥선대원군 탄핵과 흥선대원군의 퇴진 등이 실려 있다.
또, 운양호사건과 강화도조약, 수신사 김홍집(金弘集)이 가지고 온 황준헌(黃遵憲)의 『조선책략(朝鮮策略)』으로 인해 빚어진 문제, 임오군란·갑신정변·동학란·갑오개혁·을미사변과 의병의 봉기, 단발령 고시, 독립협회의 조직, 고종의 독살사건, 을사조약, 경술국치 및 항일운동의 전개 상황, 파리장서(巴里長書) 등에 이르기까지 한말의 중요사건도 기록되어 있다.
그 밖에 조관(朝官)의 임면·상벌, 대소 정치의 득실, 천재지변, 경향의 특기 사항, 영남유림들 사이에 일어난 중요한 일 등도 광범위하게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황현(黃玹)의 『매천야록(梅泉野錄)』과 송상도(宋相燾)의 『기려수필(騎驢隨筆)』 등에 비견되는 한말의 야사로서 한말 역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