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는 최치원(崔致遠, 857-908)이다. 전문은 전하여지지 않고 일부만이 『삼국사기』의 「신라본기」 진흥왕 37년(576)조 기사에 인용되어 있다. 「난랑비서」가 있었다는 사실도 『삼국사기』로 인하여 알려진 것이며, 『고운선생속집(孤雲先生續集)』에도 같은 부분만이 수록되어 있다.
「진감화상비서(眞鑑和尙碑序)」와 같은 최치원의 다른 비서의 예로 미루어본다면 「난랑비서」는 본래 화랑에 대한 긴 서설과 자세한 행적으로 엮어진 장편의 문장이었으리라고 여겨진다.
인용된 부분만으로도 화랑도의 정신사적 측면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 때문에 그 전문이 보존되었다면 신라의 화랑도와 9세기 말엽 화랑의 실태를 극명하게 알아볼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내용을 요약하면 풍류도라는 신라 고유의 가르침이 있어 화랑도는 그 가르침을 받들어 수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사(仙史)』가 전하지 않아 풍류도의 전모를 알 수는 없으나 유·불·도 3교가 기본정신에 있어 상호 모순되기보다는 오히려 일치한다는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치원이 제시한 6가지의 실천규범은 각각 3교의 장점을 취한 것으로, 그밖에도 고유의 독특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우리 고유의 신선사상에서 유래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눈앞의 사소한 세속적인 일들에 집착하지 않고 초탈하여 자유스러움과 호방함을 보여주는 선풍(仙風)의 성격이 3교의 장점을 포괄하여 풍류도라는 신라의 독특한 사상을 형성하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