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붕이 편찬한 『죽계지(竹溪誌)』 권1 행후록(行後錄)에 실려 있다.
작가가 안향(安珦)의 옛 집터인 순흥(順興)의 죽계(竹溪)에 문성공사(文成公祠 : 안향을 모신 사당)를 세우고, 영정을 봉안하고 나서 이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그 뒤 작가가 이 작품 등을 『죽계지』에 수록하려 하였을 때, 황준량(黃俊良)이 타당하지 못하다고 하여 논쟁이 있었다. 작가는 그의 시가가 스스로 지은 것이 아니고 옛 성현의 격언을 옮긴 것이므로, 수양과 풍속교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들어 뺄 수 없다고 하였다.
전체 9장으로 되어 있다. 그 내용은 도(道)의 연원(淵源)과 그 실천, 그리고 공자(孔子)·주희(朱熹) 등의 도학(道學)을 칭송하고, 이 도학이 안향에 의하여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된 것을 찬양하는 것이다.
본래 경기체가는 그 형태의 단형성(短型性)으로 인하여 내용의 서술이 크게 제약되어 사건의 서술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 연장구조(聯章構造)를 통하여 사상(事象)을 시간적 순서로 배열함으로써 어느 정도까지는 서사(敍事)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형태상으로 볼 때, 이 작품은 경기체가 본래의 정형인 전대절(前大節)과 후소절(後小節)의 결합형태에서 전대절을 탈락시키고 후소절만으로 구성되는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제1장은 ‘4·4·4·4·偉……景幾何如’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 그러하다.
그러나 변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제8·9장에서 보는 바와 같이, 후절만으로 된 작품 안에서 다시 둘로 나누어지는 기미가 보이기도 한다. 이는 권호문(權好文)의 「독락팔곡(獨樂八曲)」에서와 같은 파격적인 장형화의 조짐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