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말명방아놀이」는 황해도 지역의 「철물이굿」과 「만수대탁굿」에서 연행하는 굿 놀이이다. 무당 1인이 다역을 맡아 장구재비와 재담을 주고받으며 진행한다. 자진만세받이장단으로 시작하여 도산 말명, 지신집의 큰애기, 살랑집의 며느리, 봉산네 오라바이가 차례로 등장하여 방아를 찧는다. 「도산말명방아찧기」에서 방아를 찧는 행위는 수확한 곡식을 사람들이 먹을 수 있게 하는 행위로, 사람들의 식복과 재수를 풀어준다는 의미가 있다. 지신집 큰애기와 살랑 집 며느리를 통해 여성의 성적 일탈을 긍정적으로 표출하여 잠재된 욕망을 드러낸다.
「도산말명방아놀이」는 자진만세받이장단에 맞춰 청배를 하면서 시작한다. 황해도 굿에서 자진만세받이장단은 격이 낮은 신을 모실 때 치는 장단으로, 인간과 친밀한 신을 모신다는 의미이다. 이후 도산 말명, 지신집의 큰애기, 살랑집의 며느리, 봉산네 오라바이가 차례로 등장하여 방아를 찧는다.
가장 먼저 나오는 도산 말명은 젊어서 죽은 여자 신으로 성격이 요사스럽고 악덕하다. 아흔 아홉 서방을 둔 도산 말명이 시집가는 장면을 해학적으로 보여 주며, 도산 말명이 서방을 얻어 한을 풀면 여러 무당을 도와 준다는 식으로 마무리한다. 다음에 나오는 지신집 큰애기는 행실이 부정하고 과도한 성적 집착을 보여 방아를 찧지 못한다. 큰애기를 대신해서 방아를 찧으러 살랑집 며느리가 등장하는데 역시 살림을 못하고 시집 식구들 욕을 하며 다른 남자를 탐내 역시 방아를 찧지 못한다. 뒤이어 봉산네 오라바이가 등장한다. 봉산네 오라바이는 방아를 찧으러 오는 과정에 길을 건너다 똥통에 빠지는 장님을 만나는 등 재미있는 여정을 보여 준다.
굿판에 나온 봉산네 오라바이는 장구재비를 '누이'라고 부르면서 술상을 앞에 두고 진한 성적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앞의 두 사람이 방아를 찧지 못하였기 때문에 봉산네 오라바이는 반드시 방아를 찧어야 한다. 봉산네 오라바이는 여러 노래를 부르면서 방아를 찧어 온갖 업을 불러들여 굿하는 집에 복을 준다. 이리하여 봉산네 오라바이가 방아를 찧어 쌀을 불린 후에 이를 굿판에 온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복을 준다고 하면서 마무리한다.
「도산말명방아놀이」는 방아 찧기의 상징성을 온전하게 활용했다. 방아 찧기는 실제 곡식을 찧는 의미, 남녀의 성적 결합, 곡식 수확을 완성하는 풍농 의례의 모습, 업을 불러들이고 한을 풀어주는 의미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도산말명방아놀이」에서 방아를 찧는 것은 수확한 곡식을 사람들이 먹을 수 있게 하는 행위로, 사람들의 식복과 재수를 풀어준다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남녀의 성행위를 암시한다는 측면에서, 지신집 큰애기와 살랑집 며느리를 통해 여성의 성적 일탈을 긍정적으로 표출하여 잠재된 욕망을 드러 낸다. 그러나 결국 「도산말명방아놀이」에서 방아를 찧는 것은 봉산네 오라바이인데, 이를 통해 여성성을 완전하게 인정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연구자에 따라서는 지신집 큰애기를 지신, 살랑집 며느리를 터주, 봉산네 오라바이를 성주로 해석하여 집안에 모신 가정신을 위한 의례로 보기도 한다. 방아 찧기라는 생업 노동에 주술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오락적으로 노는 굿 놀이라는 점에서 「도산말명방아놀이」는 황해도 굿의 대표적인 굿 놀이라고 할 만하다.
무엇보다 「도산말명방아놀이」는 무당의 연행 능력이 뛰어나고 장구재비와의 호흡이 맞아야 한다. 무당 한 사람이 네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여러 노래도 불러야 하기 때문에 대개 그 날 굿을 맡은 무당 중에서 경력이 많은 무당이 연행한다. 장구재비는 오랫동안 무당과 합을 맞춰 여러 굿판에서 장구 연주를 감당했기 때문에 물 흐르듯이 놀이를 해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