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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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주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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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대지나 토지 또는 그 힘을 관장한다는 신(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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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지신은 대지나 토지 또는 그 힘을 관장한다는 신(神)이다. 대지 및 특정 지역 토지가 지닌 것으로 믿어지고 있는 초자연적 힘을 인격화해서 신앙함으로써 형성된 개념이다. 천신과 짝을 이루어 '천지신명', '천부지모'라고 한다. 국가 단위로 지신인 태사(太社)에게 바치는 사직단제가 있었다. 지방 단위에서는 사직신 및 성황신 신앙이 있었다. 집터, 집안의 대지 신을 의미하는 ‘터주’가 있다. 터주의 신체는 항아리에 쌀을 비롯한 곡식 낟알을 넣고 짚으로 덮인 것으로 표상된다. 터주는 지신, 철륭, 뒤꼍각시라 하고, 관련된 민속 행사로는 지신밟기가 있다.

목차
정의
대지나 토지 또는 그 힘을 관장한다는 신(神).
내용

대지 및 특정지역 토지가 지닌 것으로 믿어지고 있는 초자연적 힘을 인격화해서 신앙함으로써 형성된 개념이다. 추상적인 이론체계상 천신과 짝을 이룬, 대지신인 지신의 존재는 민속신앙 현장에서 흔히 듣게 되는 “천지신명이시여”라는 말에서 쉽사리 확인될 수 있다.

대지가 지닌 위대한 생산력에 바치는 경외감이 대지를 곧 영원한 생명의 힘 또는 근원이라고 간주하게 되면서 대지신이라는 개념은 민속신앙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게 된 것이지만, 천신과 짝을 이루게 됨으로써 ‘천부지모(天父地母)’, 곧 아버지인 하늘과 어머니인 땅이라는 가부장제적인 발상을 바탕에 깐 관념이 형성된다.

우리들의 상고대 신화에서 왕조의 창건주는 모두 하늘에서 하강한 남성신이고, 이와는 달리 창건주의 배우자인 여성은 우물이나 강수를 포함해서 지상에 그 출생근거지를 두고 있는 것을 지적함으로써 우리 상고대 신앙체계 속에 존립하고 있었을 ‘천부지모’의 관념을 유추해볼 수 있다.

비슷한 관념은 천지왕인 천신과 지상의 여신, 총명부인(총멩부인)의 결연을 묘사하고 있는 제주신화 「천지왕본풀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지명전설에서도 그와 같은 천부지모 관념의 자국을 찾아낼 수도 있으니, 경상북도 자인지방의 산 위에 있는 교구바위[交媾巖]가 그 본보기의 하나이다.

지역전설은 그 바위에 하늘에서 내린 남신과 지상의 여신이 어울려서 낸 흔적이 새겨져 있는 것이라고 말하여주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 삼성혈(三姓穴)의 신화는 훨씬 더 원초적인 대지모 관념에 대해서 말하여주고 있으니, 그것은 천부와 별도로 존재할 수 있는, 말하자면 천부와 짝지어짐이 없는 대지의 모성에 대해서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혈(穴) 내지 굴혈(窟穴)이 최초의 인간탄생의 자리구실을 하고 있다는 뜻에서 서안굴신앙 및 굴혈신앙과 함께 ‘대지모태(大地母胎)’의 관념을 추상화할 수 있는 근거를 얻게 된다. 대지모신앙은 대지의 농산력(農産力) 신앙과 쉽게 맺어지게 되는 것이니, 그 흔적을 대전광역시의 괴정동 유적 중 ‘방패형 동기’로 일컬어져 있는 유물에서 찾을 수가 있다.

알몸의 사내가 남성상징을 노출한 채, 따비로 밭갈이하고 있는 모양이 그려 넣어져 있는 이 청동기의 ‘나경(裸耕)’ 곧 ‘알몸갈이’를 한반도 북부에서 조선조에 이르도록 시행된 ‘나경’과 함께 고려하게 될 때, 거기에서는 농산력에 좁혀서 그 구실이 부각된 대지모라는 관념을 추출하게 되는 것이다. 제주신화인 「세경본풀이」에 등장하고 있는 ‘세경신’은 그 성격상 농사신이거니와 이 신 또한 여성신이라는 데에 유념하고 싶다.

대지모신은 범지역적인 신격이지만 이와는 달리 특정지역만을 관장한 지신의 존재를 민속신앙 현장에서 적잖이 지적할 수가 있다. 가령, 방위의 신인 오방신(五方神)이 제주에서는 ‘오방토신’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지역수호신이라고 간주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방위와 무관하게 한 촌락 전체의 지역신도 존재하고 있다. 제주민속신앙에서는 촌락공동체 수호신, 곧 마을신인 본향당신을 ‘토지관(土地官)’ 또는 ‘토주관(土主官)’이라고 부름으로써 지역내의 지신임을 분명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에서 본토의 서낭신도 부분적으로 지역토지신의 성격을 갖추고 있음을 유추하여도 좋을 것이다.

국가에서 주관하는 관제신앙(官制信仰)에서 지신인 태사(太社)에게 바치는 사직단제(社稷壇祭)가 있었음을 지적하고 아울러 지방관에서 주관하는 사직신 및 성황신 신앙이 있었음을 지적한다면, 우리 나라의 전통 지역 토지신 신앙에 관민 이원제가 존립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지역이 국가 · 마을에서 더욱 더 좁혀져서 집안에 이르러서도 역시 지신의 존재를 지적할 수가 있다. 민속신앙상, 우리 나라의 만신전격인 가옥 및 집 안팎에서 서로 다른 다양한 구실을 다하고 있는, 넓은 의미의 가신(家神) 가운데에 집안 토지신이 포함되어 있다. 흔히, ‘터주’라고 불리고 있는 신격이 이에 속한다.

터주란 장소, 곧 터의 주인 혹은 터의 신주를 의미한다고 보이거니와, 이 경우 터란 말할 것도 없이 집터, 즉 집안의 대지를 의미하고 있다. 터주는 지역에 따라 지신 · 철륭 · 뒤꼍각시 등으로도 일컬어지고 있거니와, 그 신체는 항아리에 쌀을 비롯한 곡식 낟알을 넣고 짚으로 덮인 것으로 표상되나, 더러 항아리 대신에 병이 쓰이기도 한다.

이들은 ‘터주단지’ 또는 ‘터주병’이라고 이름지어져 있다. 터주단지에 짚을 씌우는 경우에 ‘터주까리’라는 말이 쓰이기도 한다. 이때 ‘가리’란 ‘벼낟가리’라고 할 적의 그 가리 혹은 까리와 같은 것이라 생각된다. 이와 같은 집안토지신의 신주는 대체로 집 뒤꼍 장독대를 비롯해서 부엌 안 등에 가장 많이 모셔져 있음을 보게 된다.

이들에게 올리는 고사나 제사는 대보름날 · 삼짇날 · 칠석 · 유두 · 추석 · 시월상달 등의 세시명절 이외에도 집안에 일이 있을 적마다 때때로 필요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집안의 편안함에서부터 병구완 · 재수 · 복덕을 비는 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축이 이들에게 바쳐지고 있다. 업주나 성주 등과 함께 가장 두텁게 신앙이 바쳐지는 가신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집안토지신인 터주와 관련된 민속행사로는 이른바 ‘지신밟기’가 널리 알려져 있다. 설날행사의 일환으로서 시행되는 이 지신밟기는 연초에 지신을 즐겁게 함으로써 한 해 동안 집안의 무사와 안녕함을 비는 제의적인 연희행사로 보인다. 가신인 터주에게 바치는 민속적인 굿놀이라고 표현하여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영남지방의 「지신밟기노래」의 내용을 두고 헤아리면 지신에 대한 송도(頌禱), 지신의 힘을 빌려서 이룩될 잡귀쫓기 · 도둑몰기 등이 이 굿놀이의 주목적임을 유추하게 된다. 이밖에 충청남도 공주백제 무령왕릉 지석(誌石)에서 볼 수 있듯이, 무덤의 땅을 관장하는 지신의 존재를 생각해볼 수 있다.

무덤과 관련된 지신으로는 평안남도 은산군 북창리에서 발견된 ‘천왕지신총(天王地神塚)’에 벽화로 그려진 지신을 지적할 수 있다. 하나의 뱀 몸에 네 개의 거북이 다리와 두 개의 사람 머리를 지닌 수신인면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거니와, 그것은 봉황을 타고 하늘을 날고 있는 모양으로 그려진 남성상인 천왕, 곧 천신과 짝을 이루고 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동국세시기』
『한국의 향토신앙』(장주근, 을유문화사, 1975)
『한국민속과 문학연구』(김열규, 일조각, 1982)
『한국민속대관』-종교·민간신앙-(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1982)
『한국민속학개론』(박계홍, 형설출판사,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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