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경상도방언’ 또는 ‘영남방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과 황금면 및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 무풍면과 남원시 동면 · 산내면 등도 동남방언에 속할 가능성이 짙다. 강원도와는 대체로 현재의 도 경계에서 나뉘며, 전라남도와도 대체로 행정구획상의 도 경계에서 나뉘나 섬진강유역의 전이지역(轉移地域)을 이룬다.
동남방언의 모음체계는 6모음체계(/i, ㅌ, ∃, a, u, o/)가 일반적이며, 지역이나 세대에 따라 8모음체계(/i, e, ○, ○, ə, a, u, o/)나 7모음체계(/i, ㅌ, ○, ə, a, u, o/)를 가지기도 한다. 6모음체계에서 ㅌ와 ∃는 각각 e, ○와 ○, ə가 음운론적으로 구별되지 않음을 나타낸다. 자음체계는 공시적인 방언차를 가지지 않는 것이지만, 대체로 낙동강 동쪽 지역어에서는 s(ㅆ)가 음소의 기능을 가지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 지역어에서는 ‘쌀[米]’과 ‘살[肉]’이 모두 [sal](살)로 발음된다.
이중모음은 경남지역어와 경북지역어에서 차이를 보인다. 경남지역어는 일반적으로 7개의 이중모음(ja, j∃, ju, jo, je, wa, w∃)을 가지며, 경북지역어는 일반적으로 9개의 이중모음(ja, j∃, ju, jo, je, wi, we, wə, wa)을 가진다. 대체로 이들 이중모음은 그 앞에 자음이 없을 때 분명히 드러난다. 동남방언의 특징 중의 하나는 성조방언이라는 것이다.
성조는 어두음절에서 단어의 뜻을 분화시키며 대조적인 대립의 기능을 가진다. 특히, 기능부담량에 입각할 때, 동남방언의 성조는 워드피치(word pitch)로서의 자격을 가진다. 성조체계는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경남방언은 ‘고조(高調, H) · 중조(中調, M) · 저조(低調, L)’의 3단체계를 가지며 경북방언은 ‘고조 · 저조’의 2단체계를 가지는데, ‘저조’는 다시 음장(音長)에 의하여 ‘저(低) · 장(長)’과 ‘저(低) · 단(短)’으로 나누어진다.
동남방언이 경험한 통합적 음운변화 가운데 비교적 그 세력이 강하였던 것으로 구개음화 · 전설모음화 · i모음역행동화 · 어두경음화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구개음화는 서북방언을 제외한 대부분의 방언이 경험한 ‘ㄷ’구개음화 외에 ‘ㄱ’구개음화와 ‘ㅎ’구개음화도 경험하였다.
‘ㄱ’과 ‘ㅎ’구개음화는 어두위치에서만 일어났으며, i나 j 앞에 ‘ㄱ’이나 ‘ㅎ’을 가진 고유어(때로는 한자어)는 거의 예외 없이 이 변화를 겪었다. 예 : 질(길) · 찌다(끼다) · 치(키[舵]) · 정기(경기, 驚氣) · 심(힘) · 숭(흉) · 숭년(흉년, 凶年) 등.
또, 명사의 어간말에서 파찰음 ‘ㅊ’의 치조폐쇄음화가 일어남으로써 ‘꽃 · 낯 · 빛 · 윷 · 옻’ 등의 명사들은 ‘○ · 낱 · ○ · ○ · ○’ 등으로 변하였다. 그 결과 동남방언에는 대체로 어간말에 ‘ㅊ’을 가진 명사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곡용에서 발견되는 음운현상의 특징은 명사의 어간말 자음 ‘ㅂ · ㄷ · ㄱ’과 어미의 첫음 ‘ㅎ’이 결합될 때 유기음화(有氣音化)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 : 밥+하고→바바고, ○[花]+하고→꼬다고, 떡[餠]+하고→떠가고 등.
동남방언의 상대경어법은 ‘해라체 · 하게체 · 하소체 · 하이소체’로 4등분되거나 ‘하소체’와 ‘하이소체’가 통합되어 3등분되거나 한다. 경어법의 등분에 따라 동남방언의 대표적인 종결어미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서술법어미
① 해라체 : ㉠ -다, ㉡ -ㄴ(는)다, ㉢ -라 · -래. ㉠은 계사나 형용사에 연결되고, ㉡은 동사에 연결되며, ㉢은 계사에 연결된다. 예 : “이게 우리 집이다.”, “그게 좋다.”, “집에 간다.”, “잘 웃는다.”, “그 말이 거짓말이라 · 래.”. ② 하게체 : -네. 예 : “일이 잘 될 것으로 보네.”. ③ 하소체 : ㉠ (자음)-소 · (모음) -요(이상 경상남도), ㉡ -읍니다 · -심더(이상 경상북도 중남동 내륙), ㉢ -니(ː)더 · -시더(이상 경상북도 중동북 및 중남동 해안), ㉣ -아여(경상북도 중서부). 예 : “아무도{없소 · 없심더 · 없니(ː)더 · 없어여}.”, “집에{가요 · 감니다 · 가니(ː)더 · 가여}.”, “이게{책이요 · 책임니다 · 책이시더 · 책이라여}.”. ④ 하이소체 : ㉠ -음니다 · 더(경상남도 서남 및 중부와 동북 내륙, 경상북도 중남동 내륙), ㉡ -니(ː)더-시더 (이상 경상북도 중동북과 중남동 해안, 경상남도 동북 해안), ㉢ -아며(경상북도 중서북). 예 : ‘하소체’ 참조.
(2) 의문법어미
① 해라체 : ㉠-가 · 고, ㉡ -나 · 노, ㉢ -라 · 로(경상북도 중동북), ㉣ -제, ㉤ -을래, ㉥ -을까 · 꼬. ㉠은 체언서술어에 연결되고, ㉡은 용언서술어에 연결된다. 그리고 ‘-가’와 ‘-나’는 의문사가 없는 문에 사용되며, ‘-고’와 ‘-노’는 의문사가 있는 문에 사용된다. 예 : “이게 책이가?”, “이게 누구 책이고?”, “집에 가나?”, “어데 가노?”. ㉢의 발생조건과 기능은 ㉠과 동일하다. 예 : “저게 책이라?”, “저게 누구 책이로?”. ㉣은 화자가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때 사용된다. 예 : “그 책이 니(네)책이제?”. ㉤은 청자가 행위의 수행 여부를 판정하기를 요구할 때 사용된다. 예 : “내일 등산 갈래?”. 어미 ‘-을래’는 반드시 동작동사에만 연결되며, 서술어의 주어는 반드시 이인칭(청자)이어야 한다. ㉥도 동작동사에만 연결되며 서술어의 행위를 화자(話者) 자신이 하여도 되는지를 청자가 판정해줄 것을 요구할 때에 사용된다. 예 : “내가 먼저 할까?”. 서술어의 주어는 반드시 일인칭(화자)이어야 한다. ② 하게체 : ㉠ -는가 · 고, ㉡-은가 · 고. ㉠ 은 동사에, ㉡은 계사나 형용사에 연결된다. 그리고 ‘-는가-은가’는 의문사가 없는 문에, ‘-는고-은고’는 의문사가 있는 문에 각각 사용된다. 예 : “자네 집에 가는가?”, “자네 누구 집에 가는고?”, “자네가 어제 온 사람인가?”, “누가 어제 온 사람인고?”.
③ 하소체 : ㉠ (자음)-소 · (모음)-요(경상남도 서남, 경상북도 중서부), ㉡ -은교-는교(경상남도 동북부, 경상북도 해안), ㉢ -니(ː)껴 · -이껴(경상북도 중동북). 예 : “어데{가요 · 가는교 · 가니(ː)껴}?”, “머ː(무엇){잡소 · 잡는교 · 잠니(ː)껴}?”, “그게{좋소 · 좋은교 · 좋으이껴}?”, “그게{책이요 · 책인교 · 책이껴}?”.
④ 하이소체 : ㉠ -음 · 심니까(경상남도 서남)-음 · 심니꺼(경상남도 서남 및 중부, 경상북도 중남동 내륙), ㉡ -는교 · -은교(경상남도 동북부, 경상북도 해안), ㉢ -니(ː)껴-이껴(경상북도 중동부), ㉣ -{는가 · 아 · 지 · 이라}요. 예 : “집에{감니까 · 감니꺼 · 가는가요 · 가요 · 가지요}?”, “저게 누구{집임니까 · 집임니꺼 · 집이라요}?”. ㉡과 ㉢의 예는 ‘하소체’ 참조.
(3) 명령법어미
① 해라체 : -아라 · -거라. 예 : “잡아라.”, “가거라.”. ② 하게체 : -게. 예 : “자네는 내 말만 믿게.”. ③ 하소체 : -으소. 예 : “이리 오소, 날 믿으소.”. ④ 하이소체 : -으이소-으시이소. 예 : “이리{오이소 · 오시이소}.”, “이쪽을 {막으이소 · 막으시이소}.”. 접속어미는 대개 형태만 다르며 문법기능은 방언차를 가지지 않는다.
형태상 동남방언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특별한 것을 들면 다음과 같다. ㉠ 조건표시형태 (-으면) : -으모 · -으몬(경상남도 서남), -으마 · -으만 · -으머 · -으면. ㉡ 진행표시형태(-으면서) : -음서(경상남도 서남), -으먼서-으민서. ㉢ 이유표시형태(-으니까) : -응께(경상남도 서남, 경북 중서부), -으이까네 · -으이께 · -으이끼네. →방언(方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