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꾼이라는 이름은 땅을 파서 땅속의 뱀을 잡기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전한다. 뱀의 맛과 약효는 봄·여름이 가을·겨울보다 떨어진다. 겨울잠을 자기 위하여 영양분을 잔뜩 저장한 뱀들은 늦가을부터 땅속에 들어간다.
뱀은 무리 지어 살기 때문에 뱀구멍 하나를 찾으면 한꺼번에 수십 마리를 잡는다. 땅꾼이 뱀을 잡을 때는 백반을 옷에 뿌리는데, 뱀이 백반 냄새를 몹시 싫어하기 때문이다. 뱀이 발견되면 회초리로 목 부분을 때리거나 갈고리 모양의 쇠로 목을 눌러 잡고, 집게 모양의 기다란 쇠로 뱀을 집어서 망태기나 긴 자루 속에 넣는다.
요즘에는 뱀이 살고 있음 직한 곳의 바위를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잡는 등 잡는 방법도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약효가 좋다는 뱀은 설악산·지리산·무주구천동 등의 명산에서 잡힌다. 6·25사변 전까지 땅꾼들은 다리 밑에서 살았다. 서울에서는 광교나 수표교 밑에 살면서 뱀을 잡아다 팔았다.
뱀을 사는 사람이 없을 때에는 상여꾼이나 각설이패와 어울려 다녔다. 지방에 따라서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마을 밖 들판이나 외진 곳에서 자기들끼리 살았다.
요즈음에는 자연 보호라는 이유로 뱀을 잡는 일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땅꾼이 줄어든 탓인지 농촌에는 뱀이 부쩍 많아져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 한때 서울시내 번화가에까지 번성하였던 뱀탕집도 혐오식품이라는 이유로 문을 닫게 하자 변두리로 옮겨가고 점차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