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4.28m, 1985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현,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일명 ‘대암석불(大岩石佛)’이라고도 한다. 머리에 삿갓형의 넓은 원형 보개(寶蓋)를 올려놓은 석불입상이다. 직사각형에 가까운 석주형의 신체와 평면적인 옷주름 등에서 토속적인 느낌이 강하다.
이처럼 머리 위에 따로 만든 원형 보개를 올려놓은 여래상은 경상남도 거창의 양평동 석불입상과 같이 통일신라 말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려시대에 이르러 크게 유행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조선시대 석불에서는 드물게 나타난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 둥근 얼굴은 두 눈을 지긋이 감고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머금었다. 머리는 민머리지만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의 윤곽이 불분명하여 마치 동자승(童子僧)의 얼굴을 연상시킨다. 목의 삼도(三道)는 생략되었다. 부드러운 표정의 얼굴 조각과는 달리 신체는 볼륨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평면화되어 인체 조각으로서의 면모를 상실하였다.
신체는 움츠린 듯 위축된 어깨 너비와 하단 너비가 거의 동일한 직사각형의 돌기둥 형태이다. 몸의 굴곡이 전혀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신체 모델링도 약화되었다. 통견(通肩 : 어깨에 걸침)의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는 사각형의 목깃을 도드라지게 조각하고 그 아래로 연속되는 옷주름을 층단식으로 표현하였다.
추상화된 도식적인 옷주름은 허리 밑에서 끝이 뾰족한 V자형을 그리다가 밋밋한 타원형으로 이어져 양다리의 윤곽을 의도하고 있을 뿐이다. 양 손목을 감싸고 드리워진 법의의 가장자리를 따라 한 줄의 테두리를 돌렸다. 법의 자락 밑으로는 부챗살 모양으로 주름 잡힌 군의(裙衣)가 노출되어 있다.
양손은 상하 수직을 이루는 시무외인(施無畏印 : 팔을 들고 다섯 손가락을 펴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여 물건을 주는 시늉의 손 모양) · 여원인(與願印 :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을 펴서 밖으로 향하여 드리운 모양)의 통인(通印)이다. 왼손은 곧게 폈지만 오른손은 둘째 손가락을 살짝 구부려 엄지와 맞대었다. 뒷면은 전혀 조각되지 않았다. 방형(方形 : 네모반듯한 모양)의 대좌는 이중으로 턱이 졌으며 윗면에 석불의 양발이 조각되었다. 하지만 불상과 위치가 어긋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