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두(明斗)·명도(明圖)’라고도 한다. 명두라는 낱말의 어원은 확실하지 않다. 명두는 놋쇠제품으로 크기는 일정하지 않고 지름은 20㎝ 내외이다. 앞면은 밥그릇 뚜껑처럼 배가 약간 불룩하고 매끈하게 반들거린다.
뒷면은 대개 우툴두툴한데, 여기에 해와 달, 칠성(七星)·범자(梵字)들이 양각되어 있다. 가운데에 고리가 붙어서 여기에 무명끈이 매어진다. 이와는 달리 제주도에서는 ‘삼멩두(3명두)’라 하여 신칼·요령·산판을 지칭하기도 해서 지역 차를 느끼게 한다.
중부지방의 명두는 큰무당이고 스승격인 신어머니가 많은 제자인 신딸 가운데 한 사람을 선정하여 자기의 대를 물려줄 경우 그 상징물로서 명두를 물려준다. 큰무당의 경우에는 명두를 여러 개 갖는데, 이러한 명두들은 선대 무녀들의 무령(巫靈)으로 간주된다.
또한 굿할 날짜가 동시에 두 집에 잡히면, 한 집에 가서는 굿을 하되 가지 못하는 다른 집에는 대청에 명두만 걸어놓았다가 다시 날을 택해서 굿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명두를 명두바릿대라고도 하는데, 찹쌀을 가득 담은 작은 함지에 꽂아놓고 축원을 하고, 명두를 뽑아서 뒷면에 쌀알이 붙어 있는 수를 보고 점괘를 푸는 경우도 있다.
쌀알의 수가 짝수로 떨어지면 불길하고, 홀수로 끝나면 길한 괘라고 믿는다. 결국 중·북부의 명두는 사제계승제(師弟繼承制)의 무계를 상징하는 것이면서 무령의 상징물이라 하겠다. 때로 명두는 무점구(巫占具)의 구실도 한다. 이러한 명두는 청동기시대의 청동의기(靑銅儀器) 등과 연결될 수 있는 실마리여서 민속문화탐구에 중요한 기구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