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재담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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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를 이용하여 재치 있는 문답을 주고받음으로써 흥미를 유발하는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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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문자를 이용하여 재치 있는 문답을 주고받음으로써 흥미를 유발하는 설화.
내용

소화(笑話) 중 풍월담(風月譚)으로 분류된다. 재담하는 인물은 다양하게 설정되는데 임금과 신하, 장인과 사위, 시아버지와 며느리, 기녀와 선비, 훈장과 학동 등이 많이 나타난다. 재담의 종류도 다양하여 한글과 한문의 의미와 음을 이용한 어희재담(語戱才談), 대구(對句)를 맞추는 것, 기타 재미있는 한시를 짓는 재담 등이 있다.

첫째, 어희(語戱)에 관한 한문재담은 주로 한자의 음만으로 구성되는 우리말과 그 한자의 뜻이 각각의 의미를 형성할 때 나타나는 흥미를 본위로 한 것이다. 문답으로 전개되는 방식과, 한 사람은 우리말로 다른 사람은 그 말에 해당하는 한자음으로 의미가 통하는 한시 구를 만드는 방식 등이 있다. 문답으로 전개되는 경우는 임금과 신하의 재담으로 알려진 다음과 같은 예가 있다.

임금 : 오동열매 동실동실(桐實桐實)

신하 : 아침까지 조작조작(朝鵲朝鵲)

임금 : 보리뿌리 맥근맥근(麥根麥根)

신하 : 송아지 다섯이 오독오독(五犢五犢)

여기서 오동열매는 한문으로 ‘동실’이면서 또한 물 위에 떠 있을 때의 의태어인 우리말 ‘동실동실’과 연결되어 재담의 효과를 나타낸다.

다음은 글 모르는 신랑을 글 잘하는 웃손[上客 : 혼인 때에 신랑이나 신부를 데리고 가는 사람. 주로 손윗사람이 이 일을 맡는다.]이 비호해서 글 잘하는 신랑처럼 행세하도록 해 준 이야기이다. 시구의 음은 신랑이 한 말이고 괄호 안의 한문은 웃손이 이 말에 맞추어 지은 한문 시구이다.

천장거미출(天長去未出) 하늘은 길어 가도 벗어날 수 없고

화로접불래(花老蝶不來) 꽃이 늙으니 나비도 오지 않는다.

국수한사발(菊樹寒沙發) 국화나무는 찬 모래 위에 피었고

지영반정지(地影半停止) 땅 그림자는 정자의 반에 멈추었다. (이하 생략)

이러한 예는 김삿갓일화로도 이야기된다.

둘째, 대구를 맞추는 재담은 작시문답(作詩問答)으로, 대구를 채워 한시의 묘미를 살리는 이야기이다. 중국 사신과 뱃사공의 문답 등이 여기에 속한다. 중국 사신이 온다고 하여 글 잘하는 사람을 뽑아 압록강에서 뱃사공 노릇을 하도록 하였는데, 뱃사공은 눈이 한쪽 멀었고 사신은 코가 삐뚤어져 있었다.

사신 : 오탁정장목(烏琢停長目) 까마귀가 사공의 눈을 쪼았도다.

사공 : 풍취상사비(風吹上使鼻) 바람이 상사의 코를 불었도다.

사신 : 취적고죽가(吹笛枯竹歌) 피리를 부니 마른 대나무가 노래를 한다.

사공 : 격고우피명(擊鼓牛皮鳴) 북을 치니 소의 가죽이 울음을 운다. (이하 생략)

이러한 이야기는 중국 사신을 혼내 주는 우리 민족의 슬기를 자랑한 이야기이나, 흥미의 초점은 대구 자체에 있는 것이다.

임금과 신하의 대구문답으로는 다음과 같은 예가 있다.

임금 : 비파금슬 팔대왕(琵琶琴瑟八大王)

신하 : 이매망량 사소귀(魑魅魍魎四小鬼)

임금 : 주선왕 제선왕 문선왕(周宣王齊宣王文宣王)은 일즉군 일즉신 일즉비군비신(一卽君一卽臣一卽非君非臣)이요,

신하 : 추맹자 노맹자 사인맹자(鄒孟子魯孟子舍人孟子)는 일즉남 일즉녀 일즉비남비녀(一卽男一卽女一卽非男非女)이니다.

이와 같은 한문 재담은 한문에 능숙한 사대부층에서 형성되어 전파된 이야기이며, 우리 민족의 지식과 슬기가 담겨진 설화로서 지식층의 흥미의 대상이 되었다. 한문을 구사하는 능력의 과시와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의 지혜가 함께 담겨 있어 한문 지식층의 재담으로 널리 향유된 자료이다.

참고문헌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6)
집필자
서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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