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어의 결성을 기워주는 것으로 보어와 목적어가 있을 수 있는데 넓은 의미로는 이 둘을 아울러 보어라 일컫기도 하지만, 좁은 의미로는 목적어를 제외한 것을 보어라 일컫고 있다.
국어의 문법 기술에서 보어 성분을 요구하는 것으로 주목되어온 용언들로는 ‘아니다, 같다, 다르다’ 등의 형용사, ‘되다’와 같은 자동사, ‘여기다, 삼다, 알다, 만들다’와 같은 타동사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이들은 주어 또는 주어·목적어 이외의 체언구를 하나 더 요구하고 이러한 요구가 충족되어야만 서술어의 결함이 채워진다는 점에서 각기 불완전형용사·불완전자동사·불완전타동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그간 보어 성분으로 주목되어온 체언구는 그것에 붙는 격조사의 형태에 있어 일치를 보이지 않는다. ‘철수가 학생이 아니다, 물이 얼음이 되다’에서 보듯이 ‘아니다, 되다’의 보어 성분 ‘얼음’에는 조사 ‘이·가’가 붙지만, ‘이것은 저것과 같다, 저것은 이것과 다르다’에서 보듯이 ‘같다, 다르다’의 경우는 조사 ‘과’가, 그리고 ‘철수는 영수를 바보로 여겼다, 철수는 영희를 아내로 삼았다, 철수는 미자를 바보로 알았다, 순자는 물을 얼음으로 만들었다’ 등에서 보듯이 서술어 ‘여기다, 삼다, 알다, 만들다’의 경우에는 조사 ‘로’가 보어 상당의 체언구에 붙는다.
이런 조사의 불일치를 주목하여 1985년의 학교문법에서는 ‘되다, 아니다’ 바로 앞에 반드시 와야 되는 ‘체언+이·가’의 경우만 보어로 인정하고, 이 이외의 용언들이 주어·목적어 외에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체언+과’, ‘체언+로’ 성분은 보어로 인정하지 않고 부사어로 처리하였다.
요컨대, 보어를 가지는 용언은 ‘되다, 아니다’의 두 용언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보어는 형태론적으로 보격조사 ‘이/가’를 취한다는 특징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같은 ‘되다’ 구성이라도 ‘물이 얼음으로 되다’에서의 ‘얼음으로’는 보어라고 할 수 없게 된다.
중세국어에서는 ‘ᄃᆞᄫᆡ다’(ᄃᆞ외다〉되다), ‘아니다’ 이외에도 ‘道ㅣ 큰 바ᄅᆞ리·ᄀᆞᆮᄒᆞ야’에서 보듯이 ‘ᄀᆞᆮᄒᆞ다’(〉같다) 등의 몇 용언들이 보격조사 ‘이’를 취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