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체언이 지시하는 대상의 수효가 하나일 때 단수라 하고, 둘 이상일 때 복수라 한다. 단수와 복수의 개념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가산성 명사(可算性名詞) 또는 계량의 단위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단수를 기본으로 보고 복수를 단수의 겹으로 보고 있으나 ‘나-우리’의 관계에서 볼 때 몇 개의 ‘나’가 겹쳐 ‘우리’를 형성하고 있지는 않다.
복수에는 총칭복수(總稱複數)와 집합복수(集合複數)가 있는데, 총칭복수는 복수형태소를 취하는 것으로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아들딸’에서 ‘우리’처럼 쓰이는 경우이다. 그러나 ‘우리 조국, 우리 아버지’에 있어서는 집합명사와 같은 성격을 띤 것으로 집합복수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복수적인 성격보다는 단일성을 강하게 나타낸다.
영어의 ‘we’는 총칭복수로만 쓰이지만 국어의 ‘우리’는 어느 쪽으로도 쓰인 것이다. 문법에서의 수에 대하여 최현배(崔鉉培)는 문법 범주로 세울 필요가 없다고 하였으나, 논리적인 범주에서 볼 때 국어에 수의 개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복수 접미사로는 ‘-들, -희, -네’ 등이 지적되지만, ‘-네’는 무리 또는 집의 뜻을 가질 뿐 복수접미사로 보기는 어렵다. ‘-희’는 일인칭겸칭대명사 ‘저’, 이인칭대명사 ‘너’에 붙어서 복수를 표시한다(저희·너희). ‘-들’은 고유명사와 같은 유일물(唯一物)에는 붙을 수가 없다. ‘-들’은 한자의 ‘등(等)’으로 대응시켰던 것으로, 같은 종류의 여러 가지가 있을 때만이 그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나’는 유일한 존재이므로 ‘나들’은 불가하다. 또한 복수접미사 ‘-들’은 수사에는 나타나지 못하며, 명사라 하더라도 ‘물’과 같은 비가산성(非可算性) 명사나 ‘말·그루·켤레’ 등과 같은 단위성 의존명사에는 나타나지 못한다.
이숭녕(李崇寧)은 ‘-들’의 기능에 대하여 일차적으로 복수성 부여(複數性賦與), 이차적으로 그 그룹의 대변을 들었다. 그러나 “꽃들이 많이 피었다. 공책·연필·지우개들은 학용품이다.”에서 ‘-들’은 ‘같은 유의 그것’을 가리키고 있다. ‘-들’은 ‘같은 유의 그것’을 가리키기도 하고, 열거하지 아니한 ‘그 나머지’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개념상으로 볼 때 복수성을 띠고 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들’의 기능은 첫째로 같은 유의 여러가지, 곧 그 사물의 그룹의 표시로 쓰이고 부차적으로 수적 개념을 표시한다 할 것이다. ‘스승과 제자들’, ‘아들과 딸들’은 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으나 전자의 ‘-들’은 ‘제자’에만 관계되나 후자의 경우에는 해석에 따라 ‘아들과 딸’이란 명사구에 붙을 수도 있고 ‘딸’에만 붙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 ‘곳곳·사람사람·집집’ 등과 같은 배가법(倍加法)에 의한 경우를 복수 표시로 보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잘못이다. 이들은 ‘곳곳=곳마다, 사람사람=사람마다, 집집=집마다’로 파악되는데, 표현의 핵심은 ‘모든 곳’이나 ‘모든 사람’ 또는 ‘모든 집’에 있는 것이지 수적 관념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