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상의 진리를 구체적으로 현실화한 생명적 본질관계의 네 가지 존재분류로서 세상과 나와의 관계를 은혜로 파악한 긍정적 세계관이다. 이를 생성의 원리, 신앙의 근원, 윤리의 측면으로 살펴 볼 수 있다.
먼저 사은은 우주를 생성, 발전시키고 천지만물을 형성하는 원리이며, 모든 생명을 상생상화하게 하는 통합의 기운이며, 우주에 편만(遍滿)한 생명력이라는 점에서 생성의 원리이다.
‘사은’은 소태산이 "일원의 내역을 말하자면 곧 사은이요"라고 말한 바와 같이, 원불교 신앙의 대상인 법신불 일원의 진리 자체이다. 또한 인과보응의 이치에 입각하여 지극히 밝고 공정한 위력으로써 죄와 복의 근원처라는 의미에서 신앙의 근원이다.
윤리의 원천이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를 ‘은’으로 규정한 점에서 ‘나’와 ‘만유(萬有)’와의 생존관계를 규정하는 윤리규범이 이에 근거한다. 그러므로 피은(被恩)됨을 깨달아 보은하는 것이 곧 윤리의 당위규범이다.
사은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보면 ‘천지은’이란, 우주만유 전체의 진리성을 말한다. 천지 자체의 존재와 그 진리의 작용으로 인한 무한한 은혜가 아니면 우리는 생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일원의 진리가 천지를 통하여 무한 상생대도(相生大道)를 발휘함으로써 나타내주는 은혜이며, ‘응용무념도(應用無念道)’가 강령이 된다.
‘부모은’이란, 만사만리(萬事萬理)의 근본인 ‘나’를 낳아서 자력이 없을 때 무한한 자비로써 길러주고 인도대의(人道大義)를 가르쳐준 은혜를 말한다. 그러므로 ‘무자력자보호의 도’가 피은(被恩)된 강령이다. 이 도를 실행하는 것이 부모보은이 된다.
‘동포은’이란 모든 존재가 서로 자리이타(自利利他)로 맺어진 관계를 말한다. 자리이타는 동포가 서로 상부상조하는 공존공영의 원리이다. 그러므로 공정한 입장에서 자리이타의 원리를 행하는 것이 피은에 대한 보은이 된다.
‘법률은’이란 종교도덕법이나 국가 사회법이 인도정의의 공정한 법칙을 제시하여, 개인 · 가정 · 사회 · 국가 · 세계에 안녕질서를 유지하고 살게 해 준 은혜를 말한다. 법률은에서는 ‘불의를 제거하고 정의를 세우는 도’가 강령이므로 이 도를 실천하는 것이 보은의 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