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사람의 넋. 죽은 지 얼마 안 된 사람의 넋은 위험시되어왔다. 서울의 열두거리를 보면 부정거리에 상문에 관한 것이 나오는데, 그 종류를 보면 남상문(男喪門)·여상문(女喪門)·노인상문·소년상문·머리푼 발상상문(發喪喪門)·내상문(內喪門)·외상문(外喪門) 등 죽은 사람에 따라서 명칭을 붙이고 있다.
그러나 상문이 범하고 있는 장소에 따라서도 상문이라는 말을 붙여서 쓰고 있다. 즉, ‘지촉부의왕래상문(紙燭賻儀往來喪門)’, ‘통부서(通訃書)에 따라온 상문’ 등이 그 예인데, 죽은 사람의 집에서 부고나 촛불·부의금 등에 모두 이러한 넋이 따라온다고 여긴다.
상가에 모여드는 악귀를 ‘상문살귀(喪門殺鬼)’라고도 한다. 화성(華城)지역 부정굿거리 무가(巫歌)를 보면, “뜬 상문에 가든 수비·진 상문에 가든 수비, 거리객사허든 수비·네 많이 먹구 물려시구……”라는 대목에서 ‘뜬 상문’과 ‘진 상문’이라는 말을 발견할 수 있다. 상문을 단지 상사(喪事)로부터 생긴 나쁜 기운이나 상사부정(喪事不淨)이라고 정의하는 경우도 있다.
상문은 대접하고는 곧 내쫓아야 하는 위험한 귀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죽은 지 얼마 안 된 넋이 살아 있는 사람을 괴롭히며, 유달리 위험한 넋이라는 생각은 다른 무속사회에서도 흔히 있는 생각이고, 일본 민간에서는 이를 ‘아라미타마(新靈)’라고 부르고 있다. 사자(死者)란 의식에서 떨어져나간 콤플렉스로 이러한 상문의 관념은 죽음이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속에 일으키는 충격과 절망, 허탈감을 대변하고 있으며, 그와 같은 정신상태의 위험성을 암시하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