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보물로 지정된 것 중 일부. 목판본. 우리나라 최초의 유교 경전 주석서인 『오경천견록』의 하나이다.
‘서천견록’이라는 제목 아래에 ‘서설(書說)’이라는 작은 제목이 붙어 있어서 이 책의 성격을 보여준다. 25장밖에 안 되는 유일본으로서 『시천견록』과 합본되어 전한다. 권근은 『입학도설』에서 『서경』의 기본 정신을 도(道)에 따라 상과 벌의 두 도구를 사용해 정치를 하는 것이라 파악한다. 또한, 체용론적 구조로 분석하면서 『서경』의 본체는 성인(聖人)이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인 ‘공경[欽]’이며, 응용은 성인이 세상을 경륜하는 방법인 ‘중용[中]’이라 제시하였다.
그는 28조목에 걸쳐서 논의하면서 먼저 『서경』의 편차를 검토해, 우서(虞書)·하서(夏書) 등으로 구별하는 것은 역사의 편찬이 앞선 시대의 사건을 다루는 것이라는 인식 위에서 하왕조의 시조 우(禹)임금도 우서에 수록하고 있는 것으로 해명한다.
우임금의 사적을 대우모(大禹謨)라 하여 요(堯)와 순(舜)임금에게도 붙이지 않은 대(大)자를 붙인 것은, 요·순은 하늘과 비교되어 크고 작음을 말할 수 없는데 비해 우임금은 고요(皐陶)와 익직(益稷)의 신하에 비교되었기 때문이라 밝히는 등의 치밀한 분석을 수행한다.
전(典)과 모(謨)의 편들은 ‘삼재(三才)의 도(道)’로 구성되었다고 파악하고, 인도(人道)를 바르게 하는 것은 규문(閨門)에서 시작한다고 보아, 사회적 기초로서 가정과 특히 여성의 역할을 주목한다. 동시에 전을 시작으로, 모를 마침으로 파악하고, 시작과 마침을 일관하는 경(敬)의 정신, 곧 공경의 원리로서 인도를 발휘함으로써 천도(天道)와 지도(地道)에 합치하기를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