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가·서호사(西湖詞)라고도 한다. 작자의 손자인 허목(許穆)이 편찬한 『선조영언(先祖永言)』과 양사언의 자필첩책(自筆牒冊)에 수록되어 전한다. 「서호가」(家傳本)와 「서호별곡」(楊氏所傳舊本)과는 사장(詞章)에 있어서 앞뒤가 서로 바뀐 것과 첨삭(添削)이 상반되는 부분이 많다.
『선조영언』에 있는 것은 신명균(申明均)이 연천 고가(故家) 장본에서 베끼고, 다시 이를 최익한(崔益翰)이 베껴 『동아일보』(1939.9.6.∼9.)에 소개하였고, 첩책에 있는 것은 김동욱(金東旭)이 구득하여 소개하였다. 이 작품은 서울 근처의 한강에서 보는 풍경을 노래한 서경가사이다.
삼월 만춘(晩春)에 6,7인이 배를 띄워, 제천정(濟川亭)·동작진(銅雀津)·용산(龍山)·마포(麻浦)·덜머리·서호(西湖 : 지금의 서강)로 내려오면서 보는 종남산(終南山)·김화산(金華山)·관악산(冠岳山)·청계산(淸溪山)을 바라보고, 중국의 명승지에 비의(比擬)하기도 하고, 또 『시경』·『논어』·「어부사(漁夫辭)」·「적벽부(赤壁賦)」 등의 시문을 인용하여 서술하였다.
이 「서호사」 6결(闋)을 그의 친우인 양사언(楊士彦)에게 보내어, 3강(腔)·8엽(葉)에 맞추어 33절(節)의 악부(樂府)에 올려 「서호별곡」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전강(前腔)·중강(中腔)·대엽(大葉)·중엽(中葉) 등의 악조명이 붙어 있는 것이 특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