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03m. 8각원당형(八角圓堂型) 받침돌 위에 단면이 네모난 몸돌과 지붕돌을 3층으로 올린 특이한 모습의 석탑이다.
바닥돌은 높고 큼직한 원형으로, 입면(立面)을 경사지게 처리하여 원통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 바닥돌 위에는 각진 2단의 굄이 원형으로 다듬어져 있고, 그 위에는 아래층 받침돌의 면석(面石)이 단면 8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면석은 각 모서리에 기둥이 표시되었지만, 각 면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다. 면석 위에는 밑면에 부연(副椽)을 둔 2단의 둥근 널돌이 덮개돌로 꾸며져 있다. 윗층 받침돌은 아래층 받침돌에 비해 좀더 작은 편이지만, 전체적인 모습이나 꾸민 수법은 같다. 윗층 받침돌의 덮개돌 위에는 네모나고 각진 2단의 굄이 새겨져 있다.
1층 몸돌은 23층 몸돌에 비해 훨씬 크고 높직하다. 또한 1층 지붕돌은 평평하고 얇은 모습인데, 밑면의 받침도 3단이어서, 건립 당시의 시대적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23층의 지붕돌과 몸돌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이 석탑은 크고 높직한 1층 몸돌을 중심으로 얇고 평평한 2~3층의 몸돌과 지붕돌, 그리고 둥글면서 8각인 받침돌이 잘 대비되어 보인다. 특히 직선인 처마와 함께 반전(反轉)을 이룬 경쾌한 전각(轉角), 예리한 합각(合角), 얇고 산뜻한 낙수면 등에서 단아한 모습이 느껴진다. 곧 원형과 8각, 4각이 이루는 조화미, 상하가 이루는 균형미, 세부 수법의 경쾌미 등이 잘 조화된 아름다운 신라 석탑으로 일컬어진다. 이러한 특징은 대체로 9세기에 건립된 석탑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특징인데, 진전사 승탑에서 보이는 조화미도 나타나 있어, 가장 뛰어난 모습을 갖춘 9세기 전기의 이형 석탑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