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이정직의 손자 이유면(李愈勉)의 편집을 거쳐, 문인 송기면(宋基勉) 등이 간행하였다. 권두에 김영한(金寗漢)·이건방(李建芳)·황현(黃玹) 등의 서문, 권말에 최보열(崔輔烈)의 발문이 있다.
7권 3책. 연활자본.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있다.
권1∼3에 부(賦)·시, 권4에 서(書)·서(序)·기(記)·발(跋)·명(銘)·잠(箴)·제문, 권5에 논(論), 권6에 설(說), 권7에 잡저, 부록으로 행장·전(傳)·묘갈명 등이 실려 있다.
시는 두보(杜甫)의 문장체를 본떠 서사시에 뛰어나고 조격(調格)이 엄정하며 구법(句法)에 변화가 많아 외화(外華)와 내실(內實)이 겸비되었다. 주로 제화시(題畫詩)가 많으며, 황현·최병심(崔秉心) 등과 수창한 것이 군데군데 보인다.
「상하절구십일수(賞荷絶句十一首)」는 연꽃을 읊은 것으로, 초개(初開)·반개(半開)·함로(含露)·임풍(臨風)·우후(雨後)·월하(月下)·영수(映水)·의엽(倚葉)·하향(荷香)·하병(荷柄)·하자(荷子) 등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밖에 「제화노천수병십폭(題畫盧天壽屛十幅)」과 「제화이십이절구(題畫二十二絶句)」 등은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서(書)에는 황현에게 답한 서한 2편이 들어 있는데 모두 문장학에 관한 내용이다. 기의 「황매천서실기(黃梅泉書室記)」는 황현의 서실에 대해 쓴 것으로, 문사가 우아하고 서로의 우의가 두터웠음을 나타내고 있다.
논 중 「논왕양명(論王陽明)」은 양명학의 치양지설(致良知說)·지행합일설(知行合一說)·격물치지설(格物致知說) 등 13개 절목을 열거하며 낱낱이 변론한 장편의 논설이다. 설에는 궁리(窮理)·이상(理象)·태극동정(太極動靜)·이유동정(理有動靜)·체용(體用)·이일분수(理一分殊) 등에 관한 글 33편이 있는데, 특히 「이기설(理氣說)」은 4편으로 주리(主理)의 요지를 상세히 천명하고 있다.
잡저는 「방망계문(方望溪文)」·「구양육일문(歐陽六一文)」·「소동파문(蘇東坡文)」·「한창려문(韓昌黎文)」 등 방도(方苞)·구양수(歐陽修)·소식(蘇軾)·한유(韓愈)의 글을 읽고 그 문장의 수(首)·미(尾)·체간(體幹)·근골(筋骨)·정신(精神)·기력(氣力)·혈맥(血脈) 등을 평론한 글들과 그밖에 「고문해(古文解)」·「문변(文辨)」 등이 있다. 「제화(題畫)」는 매(梅)·죽(竹)·난(蘭)·석(石)·국(菊)·오동(梧桐)·목단(牧丹)·파초(芭蕉)·연(蓮)·송(松)의 그림을 그리고 낱낱이 화제(畫題)를 붙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