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높이 2.7m. 신라 말, 고려 초에 활동하였던 대경대사 여엄(麗嚴, 862∼930)의 사리를 모신 승탑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승탑은 바닥돌은 없어졌지만, 단면 8각의 받침돌 위에 몸돌과 지붕돌을 올린 전형적인 8각원당형(圓堂形)의 모습이다. 아래받침돌은 마치 연꽃으로 안상(眼象)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윗면부터 옆면 윗부분까지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고, 옆면의 기둥에도 연꽃무늬가 조각되었으며, 안상 안에는 사자가 1마리씩 돋을새김되었다. 단면 8각의 가운데받침돌은 위아래 2단으로 이루어졌다. 옆면에는 두 날개를 활짝 펴고서 두 손을 합장한 상상의 새인 가릉빈가(迦陵頻伽)가 조각되었고, 윗단 가운데부분에는 앉은 채로 천의(天衣)를 날리며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주악천인상(奏樂天人像)이 돋을새김되었다. 윗받침돌은 밑면에 꽃잎이 위로 솟은 앙련(仰蓮)의 연꽃무늬 8개가 새겨져 있고, 옆면에도 연꽃무늬가 돋을새김되었는데, 8각의 모서리는 꽃다발 무늬의 기둥인 화속주(花束柱)로 장식되었다.
몸돌은 단면 8각인 하나의 돌로 조성되었다. 각 면마다 좌우에 모서리 기둥이 새겨져 있다. 앞면과 뒷면에는 문비(門扉)를 새겼으며, 나머지 면에는 신장상(神將像)을 돋을새김하였다. 지붕돌은 윗면인 낙수면에 기와를 덮은 기왓골과 추녀 마루가 표현되었고, 처마에는 쇠시리인 부연(副椽)이 달린 서까래와 기와가 조각되었다. 특히 추녀 밑면의 받침에는 꽃 무늬와 함께 주악비천상(奏樂飛天像)이 교대로 배치되었다. 지붕돌 꼭대기에는 별다른 조각이 없지만, 4장의 꽃잎을 가진 겹꽃[複瓣]의 연꽃무늬를 찰주(擦柱) 구멍 주변에 장식하고서 상륜부(相輪部)를 받도록 하였다. 현재 머리장식인 상륜부는 대부분 없어지고 보주(寶珠) 하나만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