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16m. 1974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본래 경주에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 총독이 서울 총독관저로 옮겼다. 1927년 총독관저를 현 청와대 자리로 이전하며 불상도 함께 옮겨졌다. 현재 청와대 경내에 있다.
전형적인 신라 하대인 9세기 비로자나불상 계열을 따르고 있는 이 단독불상은 섬려한 무늬가 새겨진 대좌(臺座)와 광배(光背)를 갖춘 완전한 것으로 당시의 주류적인 양식을 잘 나타내고 있다.
즉, 안상(眼象)무늬가 새겨진 8각과 복련(覆蓮)의 하대(下臺), 8각간석의 중대(中臺), 앙련(仰蓮)의 상대(上臺) 등 3단대좌와 그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한 등신대(等身大)의 불상, 주형거신광배(舟形擧身光背)가 한 조(組)를 이루며 조화된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얼굴은 둥근 편으로 박력 있는 부피감이나 긴장감이 배제된 단아하고 조용한 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체구 또한 평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형태를 나타내었는데, 어깨는 좁아지고 가슴은 박력이 없지만 팔 등은 부피감을 표현해서 사실미를 느끼게 한다.
가슴에 모아 지권인(智拳印)을 짓고 있는 손은 작으나 발은 큼직한 편이다. 통견(通肩)의 불의(佛衣)는 평행계단식의 규칙적인 옷주름이 표현되었는데, 기하학적인 형태미를 나타내는 당시 석조비로자나불상의 경향을 잘 보여준다.
대좌나 광배의 다양한 무늬에서 나타나는 섬세한 선묘라든가 기하학적인 선이 사용된 옷주름선 등 전체적으로 활기찬 이상미가 사라진 현실적인 형식미는 물론, 비로자나불이라는 명칭에 이르기까지 9세기 불상의 전형적인 예를 대표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