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주(平州: 지금의 황해도 평산) 사람이다. 아버지는 삼한공신(三韓功臣)에 책봉되고 삼중대광(三重大匡)의 관위에 오른 박지윤(朴智胤)이다. 박지윤은 아들 박수문(朴守文)·박수경(朴守卿)형제와 더불어 태조를 도와 삼한공신에 책봉되었으며, 3인이 모두 태조의 장인이 되었다.
평주지방은 신라의 패강진(浿江鎭)이 설치되었던 곳으로서 군사력이 특히 강한 곳이었다. 그러므로 태조는 자신의 지원세력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많은 후비(后妃)를 이곳에서 맞아 들였는데, 특히 박씨가문에서만 3명의 후비를 들였다. 그만큼 평주 박씨 가문의 지원이 태조에게는 필요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성무부인(聖戊夫人)은 효제태자(孝悌太子)·효명태자(孝明太子)·법등군(法登君)·자리군(資利君)의 네 아들과 1명의 공주를 출산하였는데 4명의 아들은 모두 일찍 죽어 후손이 없다. 공주는 신라의 마지막왕인 경순왕(敬順王)에게 출가하였다. 출생자녀가 많은 것으로 보아 태조와의 혼인생활이 장기간 계속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데도 후비의 순차가 제25비에 지나지 않는 것은 이들 가문이 신분상 한미한 처지였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