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5.16m. 석탑은 현재 자리한 곳이 원래의 위치이며, 오랫동안 무너져 있던 것을 1986년에 영암군에서 복원하여 오늘에 이른다.
쌓여 있던 석재를 해체하여 복원하였을 때, 1층 몸돌의 윗면에 있는 사리공(舍利孔)에서 탑지(塔誌)와 청자로 만든 사리 항아리가 발견되었다. 탑지에는 ‘통화27년기유(統和二十七年己酉)’라고 오목새긴 글자가 있어, 이 석탑이 1009년(목종 12)에 건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석탑은 2층 받침돌 위에 5층의 몸돌과 지붕돌을 올리고서 머리장식을 장식한 일반적인 모습이다. 받침 부분은 4장의 길고 큰 돌로 짠 바닥돌 위에 구성되었는데, 아래층 받침돌의 면석에는 모서리 기둥과 1개의 가운데 기둥이 새겨져 있고, 2장의 널돌로 이루어진 덮개돌은 윗면에 둥글고 각진 2단의 굄을 마련하였다. 윗층 받침돌의 면석은 4장의 널돌로 조립되었는데, 각 면에는 모서리 기둥과 함께 1개의 가운데 기둥이 조각되었으며, 덮개돌은 쇠시리인 부연(副椽)은 없지만 윗면에 3단의 굄대를 두었다.
탑신부(塔身部)는 몸돌과 지붕돌을 각각 하나의 돌로 올렸는데, 각 층의 몸돌에는 모서리 기둥이 가지런히 새겨져 있다. 지붕돌의 받침은 1층~3층이 4단이고, 4층∼5층은 3단이며, 윗면의 낙수면은 평박(平薄)한 편으로, 네 귀퉁이의 전각(轉角)에 반전이 있어 경쾌한 느낌을 준다. 상륜부(相輪部)에는 노반(露盤) 위에 둥근 공 모양의 복발(覆鉢)과 보륜(寶輪) 하나씩 놓여 있다.
이 석탑은 3층의 몸돌, 5층의 몸돌과 지붕돌을 새로 조성하여 복원한 것이다. 건립 시기가 정확히 알려진 석탑은 많지 않은데, 그 시기를 명확히 알 수 있어 고려시대 석탑의 양식을 살피는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