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긴 잡가인 12잡가 중 한 곡. 사설의 내용은 판소리 <춘향가>에서 이도령과 춘향이 처음으로 만나는 대목이며, 남도의 판소리를 경서도창으로 옮겨 부른 것이다.
음악의 짜임새는 도드리장단에 <유산가>와 비슷한 선율로 이루어져 있으며, 음계는 서도소리의 5도 위에 단3도를 쌓아올린 것이다. 즉, D·E·G·A·C·D·E의 출현음 중 D·A·C(re-la-do)의 3음이 현저하다. 또, 이 노래의 후반부에서는 속목으로 내는 아루성 대목이 있어 아주 들을 만하다. <소춘향가>의 사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춘향의 거동 봐라. 왼손으로 일광을 가리고 오른손 높이 들어 저 건너 죽림(竹林) 보인다. 대 심어 울하고 솔 심어 정자라. 동편에 연정(漣亭)이요, 서편에 우물이라. 노방(路傍)에 시매고후과(時賣故侯瓜)요, 문전에 학종선생류(學種先生柳) 긴 버들 휘늘어진 늙은 장송 광풍에 흥을 겨워 우쭐 활활 춤을 춘다.
사립문 안에 삽사리 앉아 먼 산을 바라보며 꼬리치는 저 집이오니 황혼에 정녕히 돌아를 오소. 떨치고 가는 형상 사람의 간장을 다 녹이느냐. 너는 어떤 계집아희관대 나를 종종 속이느냐.
아하 너는 어떤 계집아희관대 장부 간장을 다 녹이느냐.
녹음방초승화시에 해는 어이 아니 가노. 오동야월 달 밝은데 밤은 어이 수이 가노.
일월무정 덧없도다
옥빈흥안 공로(空老)로다.
우는 눈물 받아 내면 배도 타고 가련마는 지척동방천리로다.
바라를 보니 눈에 암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