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는 이른바 조선토지조사사업을 통해 식민지 지주제를 확립하여 식민수탈체제를 갖추었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식민지 농업수탈을 위한 산미증식계획을 2차에 걸쳐 시행하였다. 산미증식계획은 한국을 일본의 선진공업화를 위한 식량공급지로 삼기 위해 계획 · 실시된 식민농업정책이었다. 그 목적은 농사개량과 토지개량으로써 미곡의 증산을 도모하여 증식미의 일본 수출이라는 이름 아래 한국인의 식량을 약탈하는 것이었다.
이때 일제가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이 수리조합의 설치를 통한 토지개량사업이었다. 수리조합을 설치하여 농경지에 관개, 배수함으로써 토지생산성을 높이려고 하였다.
또 그것을 한국농민의 지배와 수탈에 이용하는 수리사업은 산미증식계획의 요체였다. 따라서 일제는 조선총독부와 조선토지개량주식회사 · 동양척식주식회사 등을 통해 수리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자금보조 등 각종의 지원으로 식민성 대지주의 수리조합 설치를 후원하였다. 식민성 대지주를 위주로 한 일제의 수리사업은 중 · 소자작농과 자소작농에게는 과다한 공사비와 수세(水稅)의 부담을 초래하였다. 또 소작농에게는 수리조합구역내의 소작료 인상과 지주의 수세 및 공사비의 전가로 말미암아 부담을 가중시켰다.
수리조합반대운동은 산미증식계획의 시행 초기부터 일어나 그것이 끝난 1934년까지도 계속되었다. 첫 수리조합반대운동은 1921년 9월전라북도 익산에서 있었던 익옥수리조합과 강원도 철원군 어운면에서 있었던 어운수리조합의 반대운동이었다.
그 뒤 수리조합반대운동은 1922년 중앙(中央) · 연해(延海) · 영광수리조합, 1923년 평안(平安) · 박천(博川) · 함안 · 서천 · 단천 · 부평 · 연해수리조합, 1924년 영일 · 연해 · 익옥 · 단천 · 영광수리조합, 1925년 양덕(良德) · 안강(安康) · 장연(長淵) · 영광 · 연해수리조합, 1926년 동진(東津) · 적성(積城) · 연해 · 부평수리조합, 1927년 대정(大正) · 양산 · 고성 · 송정(松汀) · 우두(牛頭) · 정연(亭淵) · 황룡(黃龍) · 서면(西面) · 익옥 · 동진 · 부평수리조합, 1928년 경산 · 양동(陽東) · 임천(林川) · 미림(美林) · 주익(州翼) · 함흥 · 안녕(安寧) · 부북(府北) · 용인 · 송정 · 연해 · 평안 · 부평 · 대정수리조합, 1929년 안변(安邊) · 언양(彦陽) · 홍산(鴻山) · 평안 · 동진 · 부북 · 함흥수리조합, 1930년 가양(嘉陽) · 사천(泗川) · 고원(高原) · 부평 · 함흥 · 안변 · 대정수리조합, 1931년 송악(松岳) · 황주(黃州) · 황해(黃海) · 신천(信川) · 보성(寶城) · 어지둔(於之屯) · 김천 · 해평(海平) · 봉산(鳳山) · 학일(鶴一) · 김포 · 언양 · 양산 · 안녕수리조합, 1932년 부평 · 학일 · 김포수리조합, 1933년 이천 · 소화(昭和) · 어지둔 · 김포 · 학일 · 함안수리조합, 1934년 소화 · 대정 · 함흥수리조합 등에서 계속적으로 일어났다.
전국에서 지속적으로 전개된 수리조합반대운동은, 초기에는 수리조합의 설치 자체에 대한 반대투쟁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침수 토지의 정당한 보상의 요구 등이었다. 그러나 후기에는 조합구역 내의 소작료 인상과 과다한 수세에 대한 투쟁이 많아졌다. 또 조합구역의 확장에 반대하는 투쟁도 나타났다.
투쟁 양상을 보면, 초기에는 중 · 소자작농과 자소작농이 지주회를 조직하여 관계 당국에 진정하고 시위를 전개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일제가 식민성 대지주를 비호해 수리조합을 설치하여 그로 말미암아 중 · 소자작농과 자소작농 · 소작농이 피해를 당하게 되면서 투쟁양상은 격화되었다.
따라서 후기에는 중 · 소자작농과 자소작농 · 소작농이 연합하여 농민조합을 조직하거나 또는 기존의 소작조합을 농민조합으로 확대, 개편하여 수리조합을 습격하고, 일본경찰과 충돌하며 피검자 탈환을 위해 식민통치기관을 공격하는 등 격화된 양상을 보였다.
수리조합반대운동은 식민체제에 대항하는 독립운동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전개되었다. 이와 같이 수리조합반대운동은 항일농민운동의 영역을 소작농 · 자소작농은 물론, 중 · 소자작농에까지 확대시켰다는 독립운동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